뽈롤롱 외1편
함기석
코코는 월요일에 뽈롤롱을 맛있게 먹는다
코코는 화요일에 뽈롤롱에서 낮잠을 잔다
코코는 수요일에 뽈롤롱까지 자전거를 탄다
코코는 목요일에 뽈롤롱과 수영을 한다
코코는 금요일에 뽈롤롱을 들으며 요가를 한다
코코는 토요일에 뽈롤롱을 만지며 수음 한다
코코는 일요일에 뽈롤롱이 나오는 만화영화를 본다
코코는 풍요일에 뽈롤롱 타고 나를 찾아온다
코코
뽈롤롱이 뭐야? 내가 물으면
뽈롤롱은 뽈롤롱!
코코의 이 말이 거울은 늑대라는 말인지
오렌지는 폭탄이라는 말인지 난 모른다
말은 안개라는 말인지
말은 가면이라는 말인지
말은 유령이라는 말인지 난 알 수 없다
코코 장난치지 말고 좀 진지할 수 없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다시 물으면
뽈롤롱은 뽈롤롱을 뽈롤롱할 수 없어!
코코의 이 말 또한
우리는 서로를 사랑할 수 없다는 말인지
만물은 죽음을 피해 갈 수 없다는 말인지
언어는 의미를 고정할 수 없다는 말인지
시간은 실체를 파헤칠 수 없다는 말인지
인간은 우주를 해독할 수 없다는 말인지
난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도
뽈롤롱이 뽈롤롱을 뽈롤롱할 때까지
뽈롤롱을 뽈롤롱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이 말 또한
사물이 사물을 독살할 때까지
세계가 세계를 사살할 때까지
언어가 언어를 암살할 때까지
사상이 사상을 총살할 때까지
내가 시를 쓴다는 말인지
내가 오토바이를 탄다는 말인지
내가 날마다 턱걸이를 500개씩 한다는 말인지
넌 알 수 없다 그러니 너도
오늘처럼 뽈롤롱한 날에는 뽈롤롱과 함께
뽈롤롱에 가서 뽈롤롱을 맛있게 먹으며
뽈롤롱한 시간을 보내면 그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