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갈 길 아득히
그늘 깊이 숨은 사람아
지금은 보름밤
눈을 뜨고 연애를 하자
마른 세월 땀으로 적시면
숨소리는 털끝까지 새롭고
손거울 꺼내들면
지난 세월이 나타나
우리의 갈 길 비추어 줄텐데
사무쳐 사무쳐서
가슴만 망가뜨린 사람아
벼랑끝에 설 때마다
하늘을 머금는 그대의 마지막 순정
땅끝에나 바치려느냐
부르면 부를수록
넉넉한 이름으로 다가오는 사람아
지금은 보름밤
그대의 청춘에
숨찬 기운이 퍼지거든
청산에 달려가 어서
보름달을 껴안거라.
- 홍관희 -
좋은 시군요..
열정에 확달아오를만큼.
황진희시였던가..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베어 내여
춘풍 이불 아레 서리서리 넣었다가
님오신 날 밤에 구비구뷔 펴리라
이런 시도 생각나고.
난정이도 생각나고..
요즘 SBS 드라마 (여인천하) 가 참 재밌어요.
이 시를 읽으니 문득 강수연이 생각나네요.
서출출신이지만 나중에 이덕화(윤원형)의 둘째부인이 되고,첫째부인을 독살하여 정경부인의 자리에 올라 전인화와 함께 중종,인종,명종에까지 그 세가 이어지죠.
거기서 전인화는 요승 보우와, 강수연(난뎡)이는 길상이라는 첫사랑과 나중에 바람을 핀다고 하더군요.
이 시를 보니..괜히 난정이의 열정이 이런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리..
하긴..다시읽어보니 그렇지도 않습니다만.
어쨋든 여성동지여러분, 여인천하 많이보세요~~~재밌어요.
다들 넘 카리스마가 강해서.. 그래도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