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8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홍천터미널
원터마을(08:20-08:36)
삼마치고개
오음산(10:54)
임도(12:27)
싸리재
392.6봉
방어재(14:05)
작은방어재고개
346.3봉
359.1봉
삼재고개
논골재
남산(16:17)
남산정
감토봉
깃고개
오룡산
여우고개(20:05)
홍천터미널(20:36)
동서울터미널(22:00-23:00)
◈ 산행거리
20.94km
◈ 산행시간
11시간 30분
◈ 산행기
홀로 전세 낸 버스로 종점인 원터마을에서 내려 굳은 눈이 깔려있는 도로 따라 삼마치고개로 걸어가 승용차 두 대에 나눠 타고 온 남녀 등산객들에게 산길을 알려주고 원터 갈림길들을 지나서 밧줄 난간들이 쳐진 된비알을 치고 험준한 바위지대들을 긴장해서 통과해 낯익은 정상 석과 삼각점이 반겨주는 오음산(929.4m)으로 올라간다.
전에도 신세 졌던 한편의 돌멩이에 앉아 삶은 계란 하나로 시장기를 달래고 북쪽으로 꺾어 정강이까지 빠지는 눈을 뚫고 전에는 하나도 없던 표지 기들을 간혹 확인하며 암벽들을 휘돌아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2008년에 거꾸로 진행하며 표지기 한 개를 걸었었던 지점을 지나 능선을 가늠해서 계곡이 가까운 안부로 뚝 떨어져 내려가 굽은 나무에 걸터앉아 간식을 먹으며 그때 같이 진행했었던 춘천의 쥐약과 솔개님을 떠올린다.
완만한 야산으로 바뀐 마루 금 따라 헬기장에 따사한 햇볕이 노곤하게 비추이는 550.1봉을 넘어 산우들과 즐겁게 점심을 먹었던, 사다리 걸친 임도를 건너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대는 싸리골 마을을 지나서 묵은 헬기장이 있는 싸리재를 건너고 16년 전이라고는 하지만 전혀 생각나지 않는 지형들을 두리번거리며 낡은 삼각점이 있는 392.6봉에서 멍청하게 동쪽의 공주터로 잘못 가다 돌아온다.
몸통이 땅에 박힌 채 얼굴만 들어 어지러운 속세를 안타까이 바라보고 있는 부처님을 보면서 대한불교대학을 지나고 신경수선배의 썩어가는 표지 기들을 반갑게 확인하면서 수로 따라 방어재 포장도로를 건너서 가시덤불들을 헤치고 능선으로 붙어 차츰 약해져 가는 몸뚱이를 부실한 간식으로 달랜다.
353.1봉에서 배낭에 넣었던 아이젠을 챙겨 신고 급사면을 떨어져 흐릿한 안부인 작은방어재고개를 건너고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 방지 철망을 힘겹게 넘어서 벌목지대에서 오음산과 이어지는 한강기맥을 둘러보며 삼각점이 땅에 묻혀있는 346.3봉을 지나서 점차 가까워지는 남산으로 향한다.
남산터널로 빨려 들어가는 차량들을 보며 뚜렷한 안부인 삼재고개를 건너고 이어지는 논골재를 넘어서 반질반질한 정규 등 로와 만나 정자에서 남은 간식을 먹으며 숨을 고르고 나무계단 따라 정자와 삼각점이 놓여있는 남산(412.6m)으로 올라간다.
마치 묵은 난제를 해결한 듯 개운한 마음으로 땅거미에 물들어가는 홍천 시가지를 둘러보고 앞에 보이는 통신 탑까지 가다가 왠지 정상 석을 못 본 게 마음이 걸려 남산까지 돌아가 반대편까지 흩어보고 오느라 아까운 20여 분을 허비하고 만다.
어둑어둑해지는 산길 따라 공터에 놓여 있는, 기다렸던 정상 석을 알현하고 미련한 자신을 탓하며 아련한 대룡산을 바라보다가 아무 것도 없는 감토봉(x371.5m)을 넘어서 여우고개 3.8km 이정표가 서 있는 깃고개를 건너 랜턴까지 켜고 흐릿해진 산길을 부지런히 올라가니 예상과는 달리 크고 작은 경사길이 계속 이어져 기운이 빠진다.
찬바람을 맞으며 오룡산(355.5m)을 넘고 한층 가까워진 거리에 안도감을 느끼며 군부대 막사와 시설물들을 지나서 325.7봉에서 덕치교 쪽으로 잘못 가다 맥없이 돌아와 밧줄 난간들이 쳐진 벼랑을 조심스레 따라가면 발밑의 오룡터널과 함께 홍천 시가지의 야경이 휘황하게 펼쳐진다.
길게 이어지는 가파른 밧줄 난간 따라 얼어붙은 바위들을 긴장해서 통과하고 예전에 지피에스도 없던 시절에 이런 험한 곳을 어떻게 왔었나 하는 생각을 하며 충혼비들이 있는 여우고개로 떨어져 내려가 추억만 남고 아쉽게 기억들은 사라진, 지난했던 산행을 마치고 추위에 떨며 택시를 기다린다.
▲ 삼마치고개
▲ 오음산
▲ 오음산 정상
▲ 임도
▲ 싸리재
▲ 석가상
▲ 방어재
▲ 봉화산
▲ 한강기맥
▲ 오음산
▲ 당겨본 오음산
▲ 오음산에서 이어온 능선
▲ 남산 정상
▲ 남산 정상석
▲ 구절산, 연엽산과 대룡산
▲ 오음산
▲ 여우고개
첫댓글 오음산 군부대 철조망은 안지난 거죠?
그런 데는 안 가지...오음산 정상에서 남쪽 지능선...
@킬문 아마도 지도는 예전에 높은산님하고 같이 갔던 코스같네요. 전 그때 광인님하고 남산에서 내려왔어요.
@칼바위 맞아... 그 코스야. 내려오는 것도 만만치 않더만. 남산에서 여우고개까지 거의 5km...
@칼바위 고관절이 완전히 망가진 상태도 모르고 그날 나섰다가 통증이 너무 심해서 정대장보고 막걸리 등 먹을 것 줄테니 그냥 가라 나는 하산하겠다고 했다가 정대장 꼬임(?)에 억지로 진행했던 기억이네
이후 수술로 이어지고 몇 달 산행을 못한 그런 추억이 있는 코스네 그랴
@광인 그러셨네요. 한참 아프셨을텐데요...이제 갈 데도 없어서 recall 하고 있습니다...^^
@킬문 그때도 끝까지 갔던 사람들은 한참 늦었어요. 겨울이고 그리고 오음산에서 홍천쪽으로 내려가는 능선이 약간 까리하죠
@칼바위 그 상태에서 오음산 철망 통과에 까칠한 능선 내리막에 많이 힘 들었지
@킬문 저도 그래요
갈 산행지 선택도 어려워요 ^^
@칼바위 그리 만만하지도 않고 꽤 길더만요. 힘 좋을 때는 거꾸로도 잘 올라갔었는데...
저런 석가상은 못 봤는데 왜 땅에 묻혀 있는지
봄 되면 더덕캐러갈때 때라 가서 구경해볼겁니다 신기합니다
중생을 구원하시러... 대한불교대학에서 설치했더만요. 더덕 캐러 함 가십시요.
블교대학은 보았읍니다
한겨울에 당일산행을 무박산행처럼 장거리 장시간 산행은 킬문 님이나 가능합니다.
새해 들어 더 젊어지셨나 봅니다.^^
어휴~~이제 힘듭니다...악수님이 건각이시지요.
오음산이 특이하네요.한강기맥하면서 지나가긴 했을텐데요.산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바뀌니 어려워요
오음산은 형세가 좋지요. 홍천에서는 공작산과 함께 나름 유명한 산입니다.
새해에는 무리하지 마세요
주변에서 안좋은 소식들이 자꾸 들리니
뭐 안 좋은 소식들이 있나요...? 나는 못 들었는데...이제 힘이 빠져서 무리도 못 합니다...^^
@킬문 며칠전 한대장팀에서 산행하시던 분이 심장마비로 관악산에서 유명을 달리 했읍니다
@킬문 한대장이 저번에 설악산에서 가신 그분
아 그렀쿤요
오음산 가보기는했는데 철조망에 학떼고 버섯은 개뿔인지라,,,,
윈터님도 버섯 따남...?
@킬문 먹기 전문입니다
봄에 곰취에 한잔 하러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