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태원·이현주씨 부부가 만드는 ‘행복 나눔 묵주’
“발달장애인 위한 사랑 알알이 담았어요”
장애인센터 건립 기금 마련 취지
“인식 변화·처우 개선 계기 되길”
“묵주의 새 주인들에게 하느님의 복과 은총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묵주를 만들고 있어요.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은 아무리 나누어도 끝이 없으니, 이런 마르지 않는 나눔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장애인 복지에 앞장서고 있는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바오로)씨와 부인 이현주(바올리나)씨가 아주 특별한 나눔 방법을 제시했다. 어렵지도 않다. 우리가 기도할 때 흔히 쓰는 묵주를 구입하면, 장애인 시설 건립과 운영을 돕는 자금을 기부하게 된다.
묵주 이름은 ‘행복 나눔 묵주’.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선보이는 이 묵주는 이현주씨가 직접 만든다. 남편 김태원 씨는 묵주 재료 구입비를 지원하는 ‘투자자’다. 말이 투자자이지 투자금은 자연스럽게 묵주에 녹아들어, 장애인 센터 건립기금으로 지원된다. 이씨가 하루에 만드는 묵주의 수는 15개 내외. 말 그대로 한정판 묵주들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3000원짜리 알록달록한 묵주부터 5만 원대 진주 묵주까지 가격도 다양하다.
이씨가 묵주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부터.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 우현(17)군을 보는 사회의 시선이 두려워, 이씨는 아들과 함께 필리핀으로 떠났다. 이후 상처를 잊고 마음을 추스르는 방법의 하나로 묵주 만들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씩 선물했다.
이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묵주를 선물하며 기쁨을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직접 만들어 가치 있는 선물도 하고 묵주를 만들며 기도도 하게 되니 ‘일석이조’였다”고 말했다.
꾸준히 묵주를 만들던 이씨는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만들 수 있을 지를 고민했고, 예쁘게 만드니 이씨의 묵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씨는 이렇게 만든 묵주를 국내 본당과 성지에 기부하기 시작했다. 본당에서는 묵주를 팔아 새 성당 건립 기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자신감이 붙은 이씨는 자신이 만든 묵주를 팔아 발달장애인 센터 건립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로 결심했다. 이씨는 “아직 일반인들이 발달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우선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초점을 두고, 일반인과 발달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씨의 사연을 들은 가톨릭출판사(사장 홍성학 신부)는 기꺼이 기금 마련에 동참하기로 했다. 현재 이씨의 묵주는 가톨릭출판사 직영매장인 가톨릭회관 선교의 빛과 명동대성당 성물방에서 판매 중이다.
가톨릭출판사 사장 홍성학 신부는 “나눔을 실천하는 이 부부의 마음이 예뻐서 판매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면서 “많은 신자들이 돈이 아닌 마음으로 묵주를 사고, 자연스럽게 기부를 하는 기부문화도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원씨는 “우리 부모들이 없어도 우리 사회가 우현이 뿐만 아니라 다른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면서 “최소한 아픈 아이들을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않는 사회가 되는 것이 나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처우 개선을 위한 우리의 작은 발걸음에 동참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씨와 아내 이현주씨가 발달장애인 센터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 다양한 디자인과 재료로 만든 ‘행복 나눔 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