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제나 곧게 자라나는 축구 유망주를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초등학생이지만, 동급 레벨을 뛰어넘는 클래스를 가진 자들은 더욱 그렇다. 분명 그들을 가까이서 관찰한다는 사실은 눈을 즐겁게 한다.
여기 3인 3색 각기 다른 축구 스타일로 초등학교 무대를 지배하는 대형 공격수들이 있다. 지난 23일 무주 안성체육공원에서 펼쳐진 ‘2010 동원컵 전국 초등 축구리그 왕중왕전’은 그들이 모두 모인 실력의 장이었다. 3명이 보여준 플레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과 박수를 쏟아내기에 충분했다.
체격과 골을 넣는 방법은 다르지만, 월등한 실력이라는 하나의 공통분모는 그들을 대형 공격수로 묶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우월함이라고 칭함에 있어서 부끄럼 없는 공격수들을 지금 소개하고자 한다. 자신의 안방은 이미 평정했다. 그 곳을 벗어나 왕중왕전에서 자웅을 뽐내고 있는 그들을 차근히 살펴보자.
‘화려한 개인기와 높은 집중력’ 서울 대동초 NO.9 이승우
서울 대동초 최전방을 사수하는 이승우는 홀로 득점하는 법을 알고 있다. 후방 지원이 부족할 때 2선에서부터 공을 쟁취한다. 그리고 화려한 개인기와 놀라운 집중력으로 어느새 골문을 가르고 있다.
아주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체격이지만,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 공에 대한 집념 하나로 그라운드를 제 집 삼는 공격수다.
이승우는 서울 서부리그에서 16경기 동안 23골을 집어넣었다. 물론 득점 1위의 영광도 안았다.
왕중왕전 64강전 서울 동명초와의 경기는 그의 진가가 발휘된 또 하나의 순간이었다. 경기 시작 후, 9분 만에 내리 2골을 쏘아 올렸다. 경기 내내 동명초 수비수들 사이에서는 “9번 맡아”라는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이승우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건넸다.
- 오늘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기분이 어떤가?
팀이 32강에 진출했기 때문에 기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불만족스럽다. 경기 중 맞이한 기회에서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 동명초 경기를 대비해 감독님께서 강조한 점은 무엇인가?
동명초가 올해 전국대회에서 우리로부터 2전 2패를 안았다. 그래서 초반부터 강하게 나올 거라고 했다. 그렇지만 2대1 플레이를 통해 공간을 찾고, 득점 루트를 모색하라고 지시받았다.
-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수비수와 1대1로 맞설 때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등지고 돌아설 때 공을 쉽게 뺏기지 않고, 집중력 있게 플레이를 계속한다. 이 점들이 나의 좋은 모습이다.
- 왼발을 잘 사용하던데, 주로 사용하는 발인가?
아니다. 원래는 오른발을 주로 쓴다. 그러나 감독님께서 왼발을 많이 사용하라고 주문하셨다. 지금도 계속해서 왼발 사용 훈련을 하는 중이다.
-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아직 어느 중학교로 진학할 진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 곳을 가든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 |
|
|
‘한 박자 빠른 슈팅, 날렵한 스피드’ 대전 중앙초 NO.6 이광재
이광재는 신장이 공격수 치고는 작은 편이다. 140cm가 조금 넘는다. 중앙초 선수들 모두가 체구가 작아 빠른 패스를 통한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 그 선봉에는 항상 이광재가 자리 잡고 있다.
작은 키를 갖고 있지만 불편할 건 전혀 없다. 그것을 메우고도 남을 만큼, 다른 장점 요소가 넘치기 때문이다. 바로 수비수가 예상치 못한 순간 터져 나오는 한 박자 빠른 슈팅과 더불어, 날렵한 스피드가 이광재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광재는 대전리그에서 20경기 동안 28골을 사냥했다. 득점왕 타이틀도 챙겼다. 이런 활약 덕분에 중앙초는 상대 경계 대상으로 항상 손꼽힌다.
경기 회룡초와의 왕중왕전 첫 경기에서 이광재는 팀의 유일한 골을 터트렸다. 당연히 결승골이다. 아직은 어리게만 보이는 이광재를 만나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 회룡초와의 경기를 되돌아본다면.
세트 플레이에 많은 비중을 뒀다. 그 전에 연습도 많이 했고, 약속된 플레이를 잘 하는 게 우리 팀이기 때문이다. 세트 플레이로 골을 넣은 건 아니지만, 어쨌든 승리해서 좋다. 다음 경기에서는 꼭 우리가 연습한 세트 피스 상황에서의 득점을 하도록 신경쓰겠다.
- 올해 많은 골을 기록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양 측면 미드필더들의 도움이 컸다. 공간을 침투하는 스루 패스를 잘 건네줬다. 그런 패스들이 많아 손쉽게 골을 넣을 수 있었다.
- 왕중왕전 참가팀 지도자들이 뽑은 ‘최고의 초등리그 선수’ 공동 2위에 뽑혔다. 알고 있었는가?
전혀 몰랐다. 하지만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순위 안에 들었다는 게 기뻐서 그렇다.
-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스피드가 좋다는 것이다. 패스에도 자신 있다. 그리고 슈팅할 때 있어서 항상 빠른 타이밍을 가지고 가려 한다.
- 평소 훈련 시, 코칭스태프로부터 어떤 점을 가장 주의 깊게 듣고 있는가?
공을 컨트롤하는 것이다. 서서 잡지 말고, 이동하면서 공을 소유하라고 지도받고 있다.
- 앞으로 남은 왕중왕전에 임하는 각오는.
초등학교 마지막 대회이니 만큼 우승하겠다. 정말 반드시 우승을 해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중학교에 갔으면 한다. |
|
|
‘엄청난 제공권과 슈팅의 세기’ 충북 덕성초 NO.7 육근혁
육근혁을 처음 본 순간, 눈을 의심했다. 초등학생이 아닌 중학생이 경기를 뛰는 줄 알았다. 그 이유는 바로 엄청난 키에 있다. 육근혁의 키는 175cm이다. 웬만한 중학교 선수보다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의 몸무게는 60kg을 조금 넘는다. 신장에 비해 마른 편이지만, 또래들 사이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 힘을 자랑한다.
이런 체격 덕분에 육근혁은 경기 중 공수 양면에서 알짜배기 활약을 펼친다. 공격에서는 공중볼 장악과 강한 슈팅으로 상대에 대항한다. 또한 세트 피스 수비 시에도 최후방까지 내려와 헤딩으로 볼을 걷어낸다.
육근혁이 올 시즌 충북리그에서 맛본 골수는 자그마치 52골. 경기당 3점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2위와의 격차는 무려 17골로써 혀를 내두를 만하다.
그는 32강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팀에 귀중한 동점골을 선사했다. 이를 발판삼아 덕성초는 승부차기 끝에 경기 성남중앙초를 눌렀다. 승부차기 승리의 기쁨이 가라앉지 않은 육근혁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 자신의 경기력을 평가한다면.
오늘은 생각보다 경기가 안 풀렸다. 컨디션은 최고였는데, 뭔지 모르게 플레이가 안 되는 느낌이었다.
- 키는 언제부터 이렇게 크기 시작했는가?
4학년에서 5학년으로 넘어가면서 1년 동안 13cm가 컸다. 그 때가 지금껏 가장 많이 키가 자란 시기이다.
- 축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2학년 말부터 시작했다. 그 전부터 동네에서 축구를 즐겨하는 편이었다. 그러다가 알고 지낸 형이 축구부에 들어가 보라 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 최전방 공격수이지만 수비가담을 자주한다. 그 이유는?
팀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길 원한다. 키가 크다 보니 헤딩 경합에서 밀리는 일이 거의 없다.
- 키가 커서 좋은 점과 부족한 점은.
제공권이 월등히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체격이 있어 슈팅 강도가 있다. 팀의 프리킥을 거의 전담한다. 하지만 순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점을 고쳐야 할 것으로 본다.
- 국가대표에 소집된 적이 있는가?
올해 경주에서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가 열렸다. 그 대회에 참가한 화랑팀 상비군으로 선발됐었다.
- 중학교는 어디로 진학할지 정해졌나?
울산 U-15팀(현대중)으로 간다. 5학년 동계훈련 때 스카우트됐다.
- 왕중왕전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4강까지는 무조건 가고 싶다. 또한 최종적으로 우승까지 해서 실력이 좋다는 칭찬을 들었으면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