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엘리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람들을 돌보시게 하셨습니다. 그 당시에 몇 성읍들에는 선지자의 제자들이 모여 있는, 선지자 학교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있었는데, 엘리야도 그러했지만, 엘리사도 이러한 성읍들을 정기적으로 돌아가면서 돌본 것으로 보입니다. 수넴 여인의 아들을 살린 엘리사는 선지자들의 제자들이 있는 길갈(Gilgal)에 가서 자기의 사환에게 선지자의 제자들을 위해 국을 끓이게 합니다(38절). 그 땅에 흉년이 들어 먹을거리가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엘리사가 제자들을 위해 국을 끓여 주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39절은 해석하기에 조금 어려운 구절입니다. 39절에 나오는 들포도덩쿨은 히브리어 원문에서는 케펜 사데(גֶּ֣פֶן שָׂדֶ֔ה)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정확히 어떤 식물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들호박은 히브리어 원문에서 팍쿠오트 사데(פַּקֻּעֹ֥ת שָׂדֶ֔ה)라는 단어가 사용되는데, 이것 역시 들호박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케펜 사데는 들포도넝쿨이라기보다는 오이처럼 생긴 열매를 맺는 식물이라고 봅니다. 오이도 아니고, 수박이나 호박처럼 보이지만 수박이나 호박도 아닌 식물이기에 번역에 있어서 명확하게 하기 어려워 들포도넝쿨에서 들호박을 땄다고 번역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아무튼 이 식물은 현대 의학에서 약재로 사용되긴 하지만, 강한 독성을 지녔고, 매우 쓴 맛을 내는 식물이라고 합니다. 식물에 대해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 사람이 가지고 왔고,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썰어서 국을 끓이는 솥에 넣은 것 같습니다(39절). 선지자의 제자들이 이 국을 먹다가 쓴 맛을 느끼면서 죽음의 독이 있다면서 엘리사에게 말했습니다(40절). 그러자 엘리사가 가루를 가져오라고 하여 국솥에 넣어 해독(解毒)하여 국을 먹게 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41절). 일반적으로 가루라고 할 땐 밀가루를 의미하는데, 엘리사가 가져오라고 한 가루가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엘리사가 특별한 다른 말이 없이 그저 가루를 가져오라고 한 것으로 보아 밀가루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밀가루가 해독할 수 있는 성분을 가지고 있었는가에 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엘리사의 이러한 지시를 통해 하나님께서 그 가루로 국에 있는 독의 성분을 제거하신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42절부터 44절의 내용은 마치 예수님께서 행하신 오병이어(五餠二魚)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입니다. 어떤 한 사람이 바알 살리사(Baal-shalishah)에서 와서 처음 거둬들인 곡식으로 보리떡(빵) 이십 개를 만들어 오고, 자루에 채소를 담아서 가지고 엘리사에게 드렸습니다. 아마 처음 거둔 곡식이나 채소를 하나님의 사람에게 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에 그러한 믿음의 사람도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자 엘리사는 이것을 선지자의 제자들에게 주어서 먹게 하라고 사환인 게하시에게 지시합니다(42절). 그러자 게하시는 백 명이나 되는 제자들이 먹기에는 매우 부족하다고 이야기하였고, 엘리사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먹고 남을 것이라고 말씀합니다(43절). 그리고 모든 제자들이 먹고 남았다고 기록합니다(44절). 사환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자는 게하시일 것이 거의 확실한데, 게하시는 수넴 여인과의 상황에서도, 국을 끓이는 과정에서도 뭔가 부족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엘리사에게 가지고 온 떡과 채소를 나눌 때에도 믿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게하시는 엘리사가 보리떡(빵) 20개로 선지자의 제자들에게 먹이라고 할 때도 현실적인 계산으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게하시의 이러한 태도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일 수 있는 반응입니다. 그러나 게하시가 엘리사를 옆에서 보좌하면서 하나님께서 엘리사를 통해서 일하시는 것을 눈여겨보았다면 조금은 달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하시는 결국 엘리사가 아람의 나아만 장군을 고칠 때도 욕심을 내다가 고통을 겪게 되지요.
종교적인 핍밥과 가뭄 등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선지자의 제자들에게 하나님은 엘리사를 통해서 공급하시고 채우시며, 보호하십니다. 말씀을 묵상하면서 엘리사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 여겨졌습니다. 물론 자신을 대머리라고 놀리는 어린 아이들을 저주하여 곰들에게 찢겨 죽게 한 것은 조금 섬뜩하지만, 그것은 엘리사를 세우신 하나님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기에 다른 측면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과부가 된 선지자의 제자의 아내와 그 아들들을 돌본 것이나, 자식이 없는 수넴 여인에게 아들을 주시도록 하나님께 구하여 아들을 얻게 하고, 그 아들이 죽었을 땐 그 아들을 살려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여 살린 것이나, 선지자의 제자들을 위해 국을 끓이게 하고, 적은 양의 떡으로 먹이게 하는 것 등은 엘리사의 따뜻한 마음을 엿보게 합니다. 때로는 대쪽처럼 옳고 바르게 행하지만, 필요할 땐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모습은 하나님의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라고 여겨집니다. 저도 이러한 태도와 마음을 닮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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