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의 고귀함을 닮은 노을 핫플, 분산성
경남 김해시
수정일 : 2022.05.24
태양이 강렬한 여름 낮 시간에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멋진 풍경을 봐도 지치기만 할 뿐이다.
이럴 땐 잠시 더위를 피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저녁의 여름을 즐겨보자. 뉘엿뉘엿 지는 해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덧 여행의 피로도 씻은 듯 사라진다. 경남 김해여행 시 분산성에 꼭 가야 하는 이유다.
분산성에서 바라보는 김해시 야경. 확 트인 전망으로 김해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다.
김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뷰 맛집
분산 정상에 위치해 있는 분산성은 둘레 약 923m, 폭 8m 정도로 쌓은 성벽이다. 삼국시대에 축조돼 조선시대까지 이용된 가야의 산성인 이곳은 임진왜란 때 무너진 것을 1871년(고종 9년)에 다시 현재의 성벽으로 고쳐
지었다고 한다. 이미 SNS에서는 뷰 맛집으로 통하는 만큼 전망이 확 트여 있어 남쪽으로는 김해평야, 서쪽으로는 김해 시가지와 양동산성, 그 뒤로는 창원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분산성은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지만, 차량 접근이 용이하고 돌담을 따라 걷기 좋은 길이 조성돼 있어 가볍게
산책하는 마음으로 오르면 된다. 성벽 주변으로는 햇빛을 피할 곳이 없어 한여름에 방문한다면, 해가 지기
시작하는 시점이 좋다. 특히 이곳은 해질 무렵 더 많은 사람이 모일 만큼 환상적인 노을로 유명하다.
돌담을 따라 걷기 좋은 길이 조성돼 있는 분산성.
성벽을 따라 걷다보면 ‘왕후의 노을’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은 꿈속에서 계시를 받고 자신의 낭군이 될 수로왕을 만나기 위해 머나먼 바닷길에 올랐다. 거친 파도 속에서 그녀에게 위안이 된 것은 바로 노을. 이후 허황옥은 마침내 수로왕비가 됐고, 그때 그 노을을 잊지 못해 분산성에 올라 노을을 보며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고 인도 아유타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고 한다.
분산성의 노을은 이렇듯 왕후의 도전과 사랑을 품고 있다고 해 ‘왕후의 노을’이라 부른다. 그래서일까. 분산성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붉고 강렬하지만, 온화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신비함이 있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서 노을이 사라지고 사방이 어두컴컴해지는 시간까지 기다려보자. 고요하다 못해 적막한 분위기에 긴장하는 것도 잠시, 쏟아지는 별빛과 김해 시내의 불빛이 한눈에 들어와 잊지 못할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분산성 포토존. SNS에 노을 맛집으로 유명해지면서 인생샷을 찍기 위해 찾는 여행자가 많다.
분산성의 또다른 이름 ‘만장대’
김해사람들은 분산성보다 만장대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조선말 대원군이 왜적을 물리친 전진기지로, ‘만 길이나 되는 높은 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산성을 따라 봉수대쪽으로 내려오다보면 대원군의 휘호와 낙관이
새겨진 바위를 볼 수 있다.
작지만 힐링하기 좋은 ‘해은사’
해은사는 허왕후와 그의 오빠인 장유화상이 인도 아유타국에서 무사히 항해할 수 있도록 풍랑을 막아준 용왕에게 감사하는 뜻에서 창건한 사찰이다. 이곳에는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대왕전이라는 전각이 있는데,
수로왕과 허왕후의 영정을 봉안하고 있다. 또한 허왕후가 인도에서 가져왔다는 봉돌이 있는데, 신비한 영험이 있어 소원을 이뤄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김해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는 해은사.
여행 정보
-위치: 경남 김해시 가야로 405번안길 210-162(어방동)
-문의: 055-330-3925
-입장료: 무료
-주차: 무료
여행 팁
시간 여유가 있고 트레킹을 좋아한다면 ‘분산스카이투어’ 코스를 이용해보자. 인제대학교 후문부터 가야테마
파크-분산성-해은사-천문대-수로왕비릉까지 약 5.2km의 코스다. 아이들과 함께 걷는다면 ‘가야 하늘길’을 추천한다. 가야테마파크-분산성-해은사-천문대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약 2km, 1시간 20분가량 소요된다.
글: 김정아(여행작가)
사진: 김해시청
※위 정보는 2022년 5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