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의 글은 몇 년 전부터 반재경 전도사님이 작성한 글로, 매년 교정 및 첨삭하여 올리고 있습니다. ]
제가 성령세례를 받고 나서 열심히 말씀을 읽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말씀의 뜻을 잘 이해는 하지는 못했지만, 그때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성경 구절이 있었습니다.
(히 10:19)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정확하게 번역하면 지성소/역자 주)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20)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
당시 주일 예배 순서에는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를 회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회개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정확히 말해 그것은 죄 고백이지 회개는 아닙니다. 회개는 헬라어 원어 사전에 '생각을 바꾸는 것'이라고 되어 있고(여기 클릭), 우리도 보통 회개의 뜻을 죄에서 돌이키는 것으로 알고 있지요. 아무튼, 주님 앞에 나아갈 때마다 내 죄를 씻고 나아가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그런 것들로 인해 하나님은 내가 원할 때마다 달려가 안길 수 있는 분이라기보다는, 그분을 만날 때면 뭔가 목욕재계를 하고 만나야지, 하나라도 고백하지 못한 죄가 있는 상태에서 나아가면 큰일 날 것 같은 인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희한하게도 이슬람교도들도 자기들 회당에 들어가기 전에 손발을 씻는 절차가 있습니다)
그런 인상은 받으며 신앙생활을 하던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당시 위의 히브리서 구절을 읽을 때마다 저 말씀이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나도 하나님께 담력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겠구나, 주의 보혈 때문에...!'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주님께 나아갈 때 "예수님의 보혈을 의지해 담대하게 나아갑니다!"라고 고백하고 기도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그런데도 어쨌든 그 당시 저는 말씀을 체계적으로 알지 못했었기에, 그 고백조차 마치 죄 고백 대신 반드시 해야하는 절차쯤으로 여겼던 것 같습니다. 아, 인간의 종교성이란...
아래 말씀을 봅시다.
(마 27:51)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고 땅이 진동하며 바위가 터지고
(막 15:38)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니라
휘장은 당시 성전 안에 있던 것으로 높이가 아주 높았기 때문에 사람이 위에서 찢는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찢으신 것입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당시, 이 성전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들은 전부다 종교 지도자로서 예수님을 핍박했던 사람들인데, 예수님께서 돌아가시자마자 대낮에 해가 빛을 잃더니 이 휘장에 위에서부터 아래로 쫙! 하고 찢어졌다는 것 아닙니까! 이 성전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을까요? 아마 심장마비로 몇 사람 죽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들은 이 휘장이 예수님의 몸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 같고, 이들이 놀랐던 부분은 지성소가 열렸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거기는 대제사장만, 그것도 일 년에 한 번 들어갈 수 있는 곳이고 아무나 들어가면 죽어 나오는 무서운(?) 곳인데 그 앞을 가리던 가리개가 위에서부터 아래로 쫙! 하고 찢어졌으니, 그때 상황을 잘 생각해 보면 정말 그곳에 있던 사람들에겐 뒤로 자빠질 만큼 놀랄 일입니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람도 있을 거라는 제 말은 전혀 과장이 아니고요.
이것을 볼 때, 하나님은 우리와 그분을 가리는 것들을 얼마나 싫어하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을 찢으시기 위해 예수님의 몸을 찢으시기까지 하셨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모순인 것은 당시 하나님과 인간을 나누던 이 휘장이 다른 곳이 아닌 성전 안에 있었던 것처럼, 지금도 (너무나 안타깝지만)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막는 것은 교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불신자들은 생각지도 못하는 교리들, ‘우리에게 병을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우리의 사랑하는 가족들을 데려가신 분이 하나님이시다, 나를 가난하게 한 것도, 내게 질병을 준 것도 하나님이다’ 등등, 이러한 잘못된 교리들로 인해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거나 아니면 일정 거리를 두게 됩니다. 또 예수를 믿었는데도 아직 죄인이란 잘못된 생각,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이 하셨다는 운명론적 예정론, 그 외에 너무나 성경적이지 않고, 성경적이라고 해도 새 언약에 맞지 않는 잘못된 생각들이 우리와 하나님의 사이를 가리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잘못된 교리 몇 가지를 예수 믿지 않는 제 사촌 여동생에게 설명해 주니까 "어떻게 그런 걸 믿느냐, 그런 하나님을 왜 믿느냐, 정말 이해를 못 하겠다"라고 하더군요.
하나님은 우리와 하나님을 가로막는 종교적인 교리들을 싫어하시며 우리와 가까이, 친밀하게 교제하시기 위해 그분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들을 찢어버리기를 원하십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먼저 시작하셔서 위에서 아래로 정리하실 것입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성소에서 하신 일이고,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기 때문에 그 성품으로 동일하게 행하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두게했던 잘못된 교리들을 하나님께서 하나둘씩 거두어 가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휘장은 예수님께서 한번 찢으신 것으로 족하지만 우리 각자의 삶에 하나님과 우리를 분리하는 모든 것들, 그것이 잘못된 교리든 우리 개개인의 상처와 경험이든, 그 모든 것들을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며 그러기 때문에 그것을 거두어 가시는 일을 하나님께서 시작하리라 믿습니다. 이 일을 이미 시작하셨고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일은 하나님께서 반드시 완성하실 것입니다(빌 1:6).
하나님께서 제거하실 것이 교회의 잘못된 교리이든, 우리 개인의 잘못된 생각이든, 아니면 우리가 인식하지도 못하는 우리 내면의 깊은 상처든, 하나님은 성소의 휘장을 찢으셨듯이 그것을 찢고 들어오셔서 우리와 친밀하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만큼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 하나님의 열정에 우리를 내어 맡기면 됩니다. (그렇게 하는 것에도 사실, 많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말입니다)
이 놀라운 일을 시작하신 우리 주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