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꿈을 먹고 나는 날아올랐다 -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사실 나는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편이 아니다. 이 드라마가 한창 유행일 때 엄마가 같이 보자고 했지만 거절했었다. 딱 봐도 슬픈 내용일 것 같은데, 난 슬픈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기억에서 잊혀질 쯔음 1학기 종강을 했고 시간이 많이 남아 한 번 보기로 했다.
1화를 보고 솔직히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옆에서 엄마가 끝까지 보라고 오랜만에 생각이 많이 드는 드라마라고 했다. 그리고 점차 몰입해서 보기 시작했고 드라마를 다 본 후 나 스스로를 많이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여기서 금명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애순이와 관식이의 첫째 딸인데 나는 이 금명이에게 이입이 많이 되었다. 나도 우리 집에서 첫째 딸이고 관식이 같은 우리 아빠한테 귀하게 자란 딸이였기 때문이다. 극 중에서 금명이가 이런 말을 한다.
"다른 사람 대할 땐 연애 편지 쓰듯 했다. 한 자, 한 자, 배려하고 공들였다. 그런데 백만 번 고마운 은인에겐 낙서장 대하듯 했다." 이 대사가 너무 찔렸다. 나 역시 그렇게 엄마아빠를 그렇게 대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옛날에는 부모님이 마냥 크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내가 점점 커가는 것과 반대로 우리 엄마 아빠는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 같다. 너무 속상하고 슬프지만 그만큼 내가 엄마아빠를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금명이 같이 엄마아빠한테 상처주는 말을 하고 후회하고 속상해하는데 나도 이게 왜 안 고쳐지는지 모르겠다. 이 드라마를 보며 거울 치료를 한 것 같다. 부모님은 내가 어릴 때 아무래도 첫째이다 보니, 자신들이 할 수 있을만큼 나한텐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정말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슬프기만 한 드라마가 아니라 모든 연령층이 생각하고, 공감할 만한 포인트를 넣은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엄마도 엄마 입장에서 보고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았다고 하였고, 아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보면 그때마다 드는 생각이 다를 것 같다고 느꼈다. 또한 나이를 먹을수록 이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장면들도 달라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드라마에서 엄마아빠도 엄마아빠가 처음이라 서툰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딸이, 아들이 하는 엄마아빠를 보고 하는 생각들, 크게 보면 한 사람이, 한 가족이, 한 마을이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정말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많은 드라마였다. 일단 지금 20살에 드는 생각은 '엄마아빠가 나한테 잘해주는 것을 무기로 삼지 말자, 조금 더 살갑게 대하고 엄마아빠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이다. 나 역시도 언젠간 남편을 만나고 아이들을 낳아 가정을 꾸릴텐데 그제서야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 이 드라마를 남편과 내 아이들과 다시 한 번 봐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