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님이여) - 차현숙
태양이 예쁜
하루보다
더 가벼운
조용히 웃음 짓는
구절초
향긋한 님의 마음 냄새가
몰칵 풍겨왔다
님 그리워
매작지근한 눈물이
갈쌍갈쌍 했다
소리없는
스산한 바람으로
아릿한 가슴팍
들락날락
그리운
님 을 불러본다
여행(홀로가는 길)
차현숙
오늘은
사랑하던 별 하나가 홀로 먼길 여행을
떠난 날이다
그날은
벗꽃도 진달래도
님을 배웅하는 듯
흐드러지게 피었다
오늘은 님의 여행길에
꽃 한송이 들고
홀로 가는
이길에
비라도 후두득
내려 서러운 눈물이라도
감춰주길...
그날의 여행이
그리움으로 남고
그날의 추억이
그림자 되어
내 눈으로 들어온다
가을여행(정도전의 유배지에서)
차현숙
단풍길 따라 낮은 언덕 넘어 산으로 간 사람
윤봉리 백암마을은 천년이 가도
솔바람 소리 하나로 삼봉을
머물게한다
꽃이 피고 꽃이 지고
정도전 그도 따라 사람들속에 피고진다
옛집터를 오르내리던 대숲
그늘 아래서 나는 유배지였던 것을 잊고 싶다
황토내음 품은 초가에는 검정고무신
한 켤레만 그의 넋인 듯 외롭다
어둠도 깊게 머무는 흘러간 시간들이
다시 와 고이는 백암마을에서 길을 잃는다
가을(길)
차현숙
선연한 빛깔로 들꽃이
피고 지는
바람의 길 입니다
낙옆타는 냄새 진한
덤불길
밝아 오르다가
툭 떨어지는 잎사귀
속 으로
불현깨진 하늘이
얹혀있는
구름의 길 입니다
아직은 푸르름이
감도는 그대 소식
간간히 만나는 들녁
빈 세월 검은머리
하애지도록
내가 가야 할
그대라는 길
어떤 노점상(삶의향기)
차현숙
허리는 구부러지고
살갗은 느릅나무
껍질을 닮은 노파
헝크러진 머리위로
가을이 내려앉고
깊은 눈에는
노을이 들어 앉았다
늦가을 한기가
입가에 서리고
한 올 한 올
밀어 올리는
저 여린 촉수
안간 힘이다
한 뼘 터가
생의 전부인 듯
초겨울 난전에
하루를 폈다가
다시 접는
느린 등허리
<차현숙 프로필>
2000년 12월 한맥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인천문인협회 시분과 회장역임
서구예술인회 문학협회장 역임
대한민국 문인산수화협회이사
첫댓글
사화집을 밝혀 줄
명시가 접수 되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명시탄생을
축복축하합니다
접수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