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오리바람이 불어 집과 함께 알 수 없는 나라로 날아간 도로시. 강아지 토토,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와 함께 신비한 여행을 떠난다. 이들 일행은 각각의 소원이 있다. 도로시는 멋있고 화려한 삶을 보장하는 나라에 가서도 자신을 길러준 농부 헨리 아저씨와 엠 아줌마가 사는 황량한 캔자스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짚으로 만들어진 허수아비는 뇌를 갖는 게 소원이고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은 심장을 원한다. 심장이 사라지면서 사랑을 느끼지 못하게 된 양철나무꾼은 “난 심장이 더 좋아. 두뇌는 사람을 더 행복하게 해 주지는 못해. 행복한 것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이야”라고 말한다. 허수아비는 “그래도 난 심장 대신 뇌를 부탁할 거야. 바보는 심장이 있어도 그걸로 뭘 해야 할지 모르니까”라며 똑똑해지고 싶어 한다. 겁쟁이 사자의 소원은 용기를 갖는 것이다.
이들은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는 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당한다. 하지만 서로 도와가며 위험을 물리친다. 천신만고 끝에 에메랄드 시에 도착하여 오즈의 마법사를 만났을 때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된다. 오즈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마법사가 아닌 평범한 노인에 불과했던 것이다. 서커스 홍보를 위해 열기구를 타고 올라갔다가 기류에 휘말려 에메랄드 시에 오게 되었고,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넷은 절망한다.
오즈의 마법사가 아닌 복화술로 자신을 위장해온 사기꾼은 넷에게 위로의 말을 해줌과 동시에 심장과 뇌, 용기를 얻는 액체를 전해준다. 사실 넷은 오즈가 스스로를 믿게끔 불어넣어준 자신감 때문에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책
오즈는 도로시에게 열기구를 만들어 함께 타고 가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바람이 불어 결국 도로시와 토토만 남고 사기꾼 혼자 날아가 버린다. 우연히 갖게 된 마법의 모자와 구두 덕분에 도로시와 토토는 캔자스로 돌아오고 용감한 사자와 똑똑한 허수아비, 심장이 뛰는 양철나무꾼도 멋진 삶을 살게 된다.
프랭크 바움은 1900년에 《오즈의 마법사》를 내면서 ‘작가가 무서운 교훈을 주려고 생각해 낸 오싹한 이야기와 정형화된 요정이나 난쟁이가 아닌,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를 할 때’라며 ‘이 책은 단지 독자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썼다. 다섯 살 아이부터 일흔 살 노인까지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라면 독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작가의 염원대로 독자들은 이 즐거운 동화책을 너무도 사랑했고 출간 1년 후 뮤지컬로 제작되기도 했다. 독자들은 ‘후편을 써주세요’‘도로시를 다시 오즈의 나라로 보내주세요’‘양철 나무꾼을 사랑했던 먼치킨 소녀와 만나게 해주세요’라는 편지를 써서 부쳤다. 뜨거운 반응에 고무된 바움은 독자들이 원하는 스토리를 반영하여 계속 집필했다. 바움은 59세 때 《오즈의 마법사》 마지막 권을 완성하고 이듬해인 1919년에 세상을 떠나 14권이 출간되는 걸 지켜보지는 못했다.
바움 사후에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인기는 더욱 치솟았고 1939년 MGM 영화사에서 영화로 만들었다. 주연인 주디 갤런드가 부른 ‘오버 더 레인보우’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명곡이 되었다. 도로시가 신은 은색의 마법 구두는 영화에서 빨간 구두로 나오는데 여러 명품 브랜드에서 ‘도로시 구두’를 다투어 출시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마법사 이야기
너무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계속되길 소원한 사람들은 ‘독자가 쓰는 《오즈의 마법사》’를 기획했고 출간 1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기가 뜨겁다. 국제 오즈클럽(www.ozclub.org)에서 작가를 선정하여 《오즈의 마법사》 후속작을 내고 있는데 현재까지 40권을 출간했다.
시대에 따라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한 때 ‘여성해방, 노동해방, 농만해방’을 역설했다며 미국 공공도서관 금서 목록에 올랐던 적도 있다.
영국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다면 미국에는 《오즈의 마법사》가 있다. 100년 넘게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20세기 최고 환상 걸작 《오즈의 마법사》, 이 책의 강점은 각각의 캐릭터에 있다. 무한한 스토리를 이어가게 만드는 인물들, 그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어보고 《오즈의 마법사》 후속작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