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우리와 함께 살게되었는지는 잘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우리집에는 한 이십여년 넘은 세월을 함께하여온 행운목 하나가
아파트 베란다 창가에서 초순경 꽃대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7일날에는 꽃을 피웠다
동강 잘린 가느다란 두나무 토막에서 움이 터 자라나는 짙푸른
잎이 너울대기도하여 처음 키우기 시작할때는 기이하고 이채로웠다.
요즈음에 와서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이지만 행운목의 원산지는
필리핀 싱가포르 등의 열대지방이라고 한다.
먼 여로를 거쳐 누군가에의해 내 손에 들어온 작은 손님은
좁은 공간의 집이기에 당시에는 잘 어울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 식구들에게는 다소 관심 밖의 식물이었다.
주위에는 더더욱 무성한 화초들과 아름다운 꽃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식물들도 사람의 사랑과 손길을 느끼고 자라야 한다는데..
바삐 살아가는 삶속에서 때로는 자주물도 못얻어 먹으며 키가 크다는
이유로 항상 구석진곳으로 내몰려 소홀해지기 십상팔구였고
삶에 찌들어 주위 사물에 대한 애착과 보살핌이 약해지고
천덕꾸러기가 된 행운목은 잎사귀가 노릇하게 변하며
활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던중 집으로 들여 온지 10여년전후 어느해 이맘때쯤에
처음 꽃을 피웠다
우리에게도 큰 행운이 가져다줄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밤마다 온거실에
품어내는 그윽한 향이 너무 진하여 창문을 열어야만 했다
지난해 베란다 화초를 모두 정리하면서 나에게 상징적 의미를 간직됨은
물론 오랜 세월 제대로 여겨보는 이 없어도 자신의 자태를 잃지 않고
사계절 짙푸름을 안겨 주고 그것도 모자라 마침내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까지 피워낸 행운목이기에 그냥 두었는데..
신년 년초에 또다시 두개로 뻗어 자라던 가지 중 두 가지 중앙에서
나란히 꽃대가 올라 꽃을 피웠다
놀랍고 신비로울뿐이다
보듬어주고 꼭 포옹이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두 개의 꽃대는 1주정도 지나서 새하얀 향기로운 꽃이 활짝 피어났다.
밤이면 은은한 향기를 발해 `야화라고도 한다는걸 어디서 보았다
일과중의 스트레스도 아파트 현관문을 여는 순간 온통 꽃향기로
뒤덮여 취하게 만든다.
행운목이 보여주는 값진 향기를 내 삶에서도 한번 피워내고 싶다.
오늘밤 차거운 창가의 시원한 찬바람과 함께 밀려드는
너의 향기에 취해서 깊은 잠을 청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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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청포도님 가정과 하시는 일위에 행운과 축복이 함께하길 기원 함니다!저의 집에는 보통 개업집에 선물을 많이하는 일직선 상록수로 보이는 홍콩야자와 한번 피면 다시는 않핀다고 화원 주인까지 말한 노란 튤립같이 생긴 양난이 지난달 부터 피었는데 님의 심정과 동일한 기쁨을 저는 느끼고 있슴니다. 약 8년정도 생활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