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집 정화조 청소를 하는 날이다.
날이 춥고 눈이 오락가락하는데 아침부터 처리할 일은 왜그리 많은지...
그나마 주택에 사니까 똥풀일도 생기고 아이들도 죄 나와서 보라고 했다.
그래도 싫다 안하고 두놈이 달려나와 똥푸는 모습을 보더니
"우웩~~냄새 엄청 심하다..."하고 뛰어 들어간다.
'저것으로 거름을 만들어야 하는디..쩝 아깝다...' 후후 이건 내 생각이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오셨는데
추운날 작업하시는데 나만 냉큼 집으로 들어가 있기 뒤꼭지가 땡겨서
옆에서 내내 지켜본다.
삭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냄새가 심하지는 않더라. ㅋㅋ
(후각보다는 시각때문에 조금 괴로웠다.)
따뜻한 차한잔 들어와 하고 가시라니
작업복때문인지 한사코 거절하여 현관에 주춤 서서 커피한잔을 드시고 가신다.
요즘은 텃밭과 퇴비만들기에 필이 꽂혀 있는데
아시아는 예전부터 인분을 거름으로 활용하여 땅을 살렸고
서양은 전혀 그런 사례가 없어 화학비료사용으로 땅을 죽였다.
근래에 들어 아시아권의 인분의 퇴비화를 서양에서 그 가치를 더 치고있다.
버려지는 인분이 예전에는 땅을 살리는 퇴비로 거듭나고
아시아권조차 이제는 땅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2차 씨앗 수다모임때 만난 아이리스님이 내 얘기를 귀담아듣고는
며칠전부터 퇴근길에 한약 찌꺼기를 집앞에 얌전히 배달해주신다.
참으로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다.
제대로 퇴비를 만들어야 할텐데 적당한 땅을 못구해서 조바심이 난다.
한살림에 들렀다가 매장의 이혜경씨가 매달 후원금을 주신다고 해서 얼마나 고마운지
매달 정기적 후원자 1호가 되겠다.
새로운 장소를 얻었다는 소식을 전하니 아주 기뻐하신다.
오후에는 박물관행사에서 만난 송지애씨에게 연락하여
책을 기증받았다.
2월 11일 새로운 장소 대청소에 도와주겠다는 친구도 저녁에 집에 와서
함께 밥을 먹었다.
오늘 똥푸는것을 보자니 굳이 마당에 생태화장실을 만들지 못해도
이걸 퍼서 퇴비를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ㅎㅎ
서울 언니가 귀한 야생화 씨앗을 보내준다니
날이 풀리면 모종을 내어 마당에 심어야 겠다.
나도 밀밭처럼 새로운 공간에서 꿈꿀일이 많아 혼자 웃음이 난다.
이사한지 한달만에 도서관 장소를 옮기게 되었다니
친구가 그런다.
"넌 정말 팔자인가 보다. 도서관하면 한동안 좀 조용하겠다 했더니 그새 또 이사를 하냐?"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 후원금 보내준 친구들에게 전화로 수다도 떨고 그랬다.
성남의 유명한 남한산 작은학교에 아이셋을 보내는 친구는
그사이 넷째를 낳았다.
줄줄이 아들이더니 드디어 7년만에 늦둥이 딸을 낳았다.
부러워서 내내 전화하며 침을 닦는다.
나도 도서관보다 셋째를 먼저 가졌어야 하는데...
제주도 출장간 공룡은 전화도 없네.
엄마랑 둘이 여행삼아 다녀온다고 친가에 며칠 가있으라 했더니
두놈이 동시에 우리를 째려보면서
"동생 만들어 올려고 그러지? 절대 안돼~~" 그래서 못갔다.
으이구 내 팔자여...
카페 게시글
풍경소리.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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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푸는 날
버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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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2
08.01.30 23:0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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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 내 함 갈꼐요~
진짜로요? ㅎㅎㅎ 와주시면 영광이고 오셔서 마당보시고 얘가 몇년이나 야생화카페 들락거린 회원 맞나? 이러시면 곤란하옵니다. 전 봄에 대량으로 야생화도 포트로 사고싶고 회원분들이 만드신 화분도 사고싶고-물론 행사기획이 제대로 되면 말입니다 ^^ 지금은 꿈꾸는것으로 만족합니다.
언젠가 버들치님에게 보낸 '땅살리기 똥살리기' 란 책 생각나요? 그책의 내용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거 요즘 아주 열나게 읽고 있습니다요.고맙습니다.
일도 즐겁게... 글도 재미있게 쓰는 버들치님! 오랫만에 글 남깁니다.. 한해 열심히 멋진 일 많이 만드시고..복 많이 짓는 해 되길 기원합니다.. 그러자면 건강해야 겠지요?? ^^
예 복 많이 받으세요~~부자 되세요~~이런 인사를 아무에게나 하는 우리정서가 안타깝네요. 복을 지으세요.적선하세요...그런 인사가 저는 더 정겹습니다.건강...해야지요.
아름이 좁아 꿈을 다 못 안아 들이는 버들치님 닉대로 파들파들 씩씩하게도 사십니다!!^^
아마 세째를 가지신다면 꼭 딸을 낳으실거예요^^ 그리고 버들치님은 그 딸내미랑 한세월 살으시면서 ....아들노무들...장가가면....대충 #!@#$%^&*~~ ㅎㅎㅎㅎ 아무려나 열심히 수고하는 모습이 참 든든하고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