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호랑나비의 계절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어찌나 많은 호랑나비들이 제 철을 만났는지 그 나풀거리는 모습에 한참씩 바라 보곤 합니다.
감자를 캘 시기가 되어서 남편은 감자밭을 돌아 보고 저는 친구어머님이 돌아 가셔서 멀리 안산까지
문상을 갔습니다.
시골에 살면서 버스를 타고 어디를 갔다 오려면 아무튼지 하루종일이 걸립니다.
가고 오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길바닥에서 시간을 다 허비해 버리지요.
문상이라 일을 해 놓고 오후세시가 넘어서 출발을 하여 영월에서 안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갔지요.
그렇게 먼 거리라고 생각을 안했는데 세시간이 넘게 걸려 무척 지루했습니다.
친구를 만나 문상을 하고 돌아오는 차가 없어서 어디에선가 자고 와야 하는데 어디를 갈까 하다가
그곳에서 가까운 안양에 사는 참새님 댁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참새님이 삼겹살도 아닌 오겹살을 저녁으로 사 준다고 하여 상가집에서는 조절해서 조금만 먹고 갔는데
과연 처음 보는 오겹살을 사 주어서 맛있게 먹었지요.
참새님은 제가 아는 사람 중에서 만나면 만날 수록 또 만나고 싶은 사람입니다.
수다스럽지도 않고 눈치도 빠르고, 상황판단도 참 잘하고 무엇보다 마치 한집에서
어린시절을 같이 보낸 자매마냥 어쩌면 그렇게 정서가 같은지 만나면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남편 방앗간님도 좋으시지만 만나면 편하고 좋은 분들이지요.
저녁을 먹고 텔레비젼을 보는데 졸렸습니다.
아홉시면 자야 하는 사람인데 열시가 넘어가고 있었지요.
들어가 자려고 하였더니 12시 한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드는 방앗간님은 제가
불편할까봐 열한시도 안되어 방으로 들어 가셔서 참새님이 깔깔거리고 웃었습니다.
밤중에 참새님과 웃음보가 터진일이 있었는데요.
치솔을 챙겨 온다고 비닐봉지에다가 약소한 화장품과 함께 챙겼는데 왜 과도를 챙겨 온거에요.
그것도 치솔은 목욕탕에 있었고 과도는 부엌에 있었는데 부엌까지 가서 과도를 챙긴 이유를 모르겠어서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웃음보가 터져서 얼마나 깔깔거리고 웃었는지요.
아무튼지 저녁은 잠에게 져서 아무것도 못하고 꿈나라로 가 버리고......
참새님이 챙겨준 아침상입니다.
간편하지만 맛있게 먹었는데요 특히 이렇게 콩나물을 넣고 끓인 된장국이 아주 시원하고 맛있었어요.
시골에 살면 사실은 콩나물을 잘 안 사먹게 됩니다.
고기도 구어주고 야채미역샐러드도 해 주었어요.
참새님댁에 참 골동품이 두어개 있어서 사진 찍어 보았어요.
이 베란다용 슬리퍼 인데요.
이걸 참새님이 꿰매면서 아끼고 돈 모아서 유럽여행 갈 거라고 쓴 글을 본것이 5년도 더 된것 같은데,
지금도 이렇게 잘 쓰고 있네요.
기어코 작년인가 올핸가 유럽여행 다녀 왔잖어요.
참 대단합니다.
이 삼베이불은 참새님 친정엄마께서 직접 짜신 거래요.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이걸 조각보처럼 엮어서 만든건데요.
참 부러운 보물이었지요.
아침일찍 일어나 턱을 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마치 친정언니집에 온 것 같았어요.
일이 많아 아침 먹고 고속터미널로 가려는데 정말 언니처럼 이것저것 많이도 챙겨 주었습니다.
어제 문상가면서 편하게 제가 등산가방을 메고 갔더니 제 남자친구들이 큰 가방을 맸다고 놀리기에
여기다 뭐 얻으려고 그런다 하고 농담처럼 말했는데 정말 뭣을 한가방이나 싸 주었어요.
그 중에는 전자계산기도 있답니다.
그러고서도 집을 나서려는데 지갑을 탈탈 털어서 차비하라고 돈 만몇천원을 내 주었습니다.
제가 남에게 꽁돈 받는 것을 좋아라 하는 사람은 아닌데 사양 않고 받았어요.
만약 참새님이 우리집에 버스타고 왔다면 저도 차비 드렸을 거니까요.
그런 별것 아닌 촌스런 정서가 맞다는 이야기 입니다.
저 다 주어서 텅 빈지갑 사진 하나 찍었습니다.
ㅎㅎㅎ 깔깔거릴 일이에요.
안양이라는 도시 한복판 그것도 아파트 몇층에 사는 참새님댁을 다녀 왔지만
어쩐지 저 산골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있고 샘에 바가지 떠 있는 친정언니댁을 다녀온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우리 둘이 나눈 이야기중에 요즘은 시시콜콜한 일상의 이야기를
인터넷카페에 올리는 것이 어쩐지 식상하여 예전처럼
이런 별것 아닌 일상도 일기로 대신해 봅니다.
첫댓글 역시 참새님의 보이지 않는 품이 아주 넓어요. 모놀가족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두분의 하룻밤 이야기가 참 즐겁고 흐믓합니다.
뜨거운 여름날씨에 병나지 마시고 건강관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는 두 모녀...사진 찍은 보람을 팍팍 느낍니다...ㅎㅎㅎ
백두산천지 고운님 작품이여요??~~~나두 담은거 같은디요!!!~~~ㅋㅋㅋ
이거는 안단테님이 보내준거라오~~~
고운이도 담았지. 연출한건데 자연스러우니 너무 멋져부러~~~ㅎㅎ
저 산골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있고, 샘에 바가지 떠 있는 친정언니댁을 다녀온 느낌이~
그렇지님과 같은 느낌으로 잘 보고 읽었습니다. ^^
나두~~~~^^*
재밌네요~~~그 모습이 어땠는지 어떤 대화를 주고 받았는지~~~상상이 돼요~~~ㅋㅋㅋ
참알뜰한 당신은 참새님이여~~~~~^&^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면서 깔깔깔~~~
가릴것도 자랑할것도 없는 사이.
우리 사이 좋은 사이 해태 사이다.
삼겹살에서 껍질까지 있는
오겹살로 갈아탄 건 ...나의 귀뜸이었다오...ㅋ
마음푸근한 친정언니집처럼....
서로 돕고...생각하고....마음을 나눈다면
이 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있을까...
그렇지님아~
나도 목소리들어 행복했다오~~^^
참새언니집에서 하룻밤 자 본 사람이라 어떤 분위기일지 짐작이 가네요..ㅎㅎ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만남은 언제 어디서나 즐겁지요
두 사람 이야기 나누며 깔깔 웃는 모습이 여기까지 들려오는 듯 합니다..ㅎㅎ
아침상에 비린것두 올라 오구~
맘 편히 자고 가라고 평소대로 하는 안주인의 쎈스~
참새가 쎄련은 안혀도, 쎈스는 끝내줘요~~~
그렇지님 소박하고 정겨운 마음과 참새님의 깊은 마음이 만나서 세상을 따스하게 해 주네요....
두 분 모두 사랑합니다 ~~~`
마음이 많이 닮은 두여자,
만리장성 많이 쌓았구려~
조촐한 아침밥상에서 편안함이 보이는구만...
그렇지님 진천도 지나는길에 한번 들려요~이젠 나도 시골사람~
오늘 마당에 풀뽑는데 장난이 아니구만..에효~~~ㅎㅎ
이제 진천에 계시구만요. 풀 자라는 것은 아무도 못 말리지요. 언제 놀러 갈게요
전원생활은 풀과의 전쟁이라고 하더군요
거처를 온전히 진천으로 옮기신거예요? 가보고싶어요.....
마음이 따뜻하고 정겨운 모습...
참새 가슴은 보기엔 작아도 깊이와 넓이를 알수없는 바다예요
이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이 참말 고맙습니다...
따뜻함이 듬뿍, 참 좋아보이네요.
솜씨, 맵씨, 마음씨,,, 어느것 하나도 버릴게 없는 참새님,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