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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새벽 사이
원출처 : 정택운 (1990.11.10)
해를 품은 달 8화(3)
이 드라마는 조선의 가상 왕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픽션으로 실제 사건, 인물과는 무관합니다.
교수들이 도성으로 연우를 끌고가 액받이 무녀로 대전에 들이고
급히 녹영은 성수청으로 돌아온다.
도무녀1 - 세상에, 국모님 신딸이었어? 어쩐지 꼴갑지 않게 콧대가 높더라니!
도무녀2 - 그래도 신력은 제법인가봐? 대왕대비전에서 왕림을 다 하시구..
도무녀1 - 흥!!! 그게 신력때문인지 뒷배때문인지 누가알아?
도무녀2 - 아 재수없어! 생초짜주제에 어디서 대전을 드나들어?!
잔실 - 네 이년!!!!!!! 네년들이 주둥이로 죄를 짓는구나!!!
저분이 누군지 알고 세치 혀를 함부로 놀리느냐?!! 저분은 바로 달!!
급히 잔실의 입을 막는 설이.
설이 - 우리 아가씨가 월.. 달 월이거든요! 얘가 아직 한자를 잘 몰라가지구요ㅎㅎ
암튼 우리 아가씨 좀 예쁘게 봐주십시오! 아하하하
한 편, 방 안에서 연우에게 쓰개치마를 씌워주며 나갈 채비를 시키는 녹영.
연우 - 어찌 이러십니까 신모님?
녹영 - 지금 당장 이곳을 나가야한다.
연우 - 예? 왕실의 명을 거역하는 것은 대역죄임을 모르십니까?
노경 - 내가 어떻게든 둘러댈 터이니 너는 이대로 곧장 설이와 함께 도망쳐야한다.
연우 - 그럴수는 없습니다. 저 때문에 모두를 죄인으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녹영 - 허면 그 일을 계속하겠단 말이냐?
연우 - 고작 한 달입니다. 한 달동안만 침수드신 곁을 지키기만 하면 되는 일입니다.
신모님답지 않게 어찌 일을 더 크게 만들려하십니까?
저는 괜찮습니다. 나쁜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미력하나마
제 존재가 도움이 된다면 그 분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녹영 - 내말을 시궁창에 쳐박은 게로구나!
피하라 하지 않았느냐?!
마음에 담아서도, 인연을 쌓아서도 안된다 하질 않았느냐?
액받이 무녀로 다시 훤의 근처에 가까이 가는 것이 두려운 녹영.
연우의 완강한 의지에 녹영은 주저않는다.
연우 - 신모님..
녹영 - 액받이무녀는 사람이 아닌 부적일 뿐이다.
눈이 있으되 아무것도 보아서는 안되고, 입이 있으되 아무 말도 해서는 안되면
침수드신 후에 들어가 깨어나기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하는
가장 가까이 있으나 결코 만날 수도 만나서도 안되는 그것이 액받이무녀다.
그래도 하고프냐? 말해보거라. 그래도 하겠느냐?
연우 - 무녀는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이가 아닙니까?
그 대상에 귀천이 어디있겠습니까?
눈이 있어도 보지 않을 것입니다. 입이 있어도 열지않을 것입니다.
절대 존재를 들키지도 않을 것입니다.
신모님이 걱정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분은 만인지상, 저는 액받이 무녀일 뿐 염려하시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민화 - 어머님! 어머님~~!!
정경부인 - 아, 예 공주자가.
민화 - 뭘 그리 골몰히 생각하십니까?
정경부인 - 아무것도 아닙니다.. 헌데 왜..?
민화 - 어머님 이것 좀 봐주시어요!
정경부인 - 이건 무슨 곤충입니까?
민화 - ...곤충이 아니라.. 학인데....
정경부인 - (아차하며) 학이었습니까..?
민화 - 쌍학을 수놓은 것인데 그만 쌍 메추리가 되어버렸어요..
역시 이대로는 아니되겠죠..?
서방님의 공복에 제가 직접 수놓은 *흉배를 달아드리고 싶었는데..
[*흉배 : 가슴과 등에 부착하기 위해 수놓은 천.]
정경부인 - 아닙니다. 제가 농을 한 것입니다.
분명 학처럼 보입니다. 다만....
민화 - 다만 뭔데요??
정경부인 - 여기 이 다리부분을 좀 더 길쭉하게 하고,
두 날개를 펴서 기세를 높이면 더 늠름한 학이 될 것입니다.
민화 - 정말 그러면 서방님께 어울리는 멋진 학이 완성됩니까?
정경부인 - 그럼요 정 어려우시면 제가 대신 해드릴까요?
민화 - 아닙니다! 서방님께 선물할 것이니, 제 손으로 다할 것입니다!
정경부인 - 그럼 나중에도 어려운 부분이 있으시거든 건너오세요.
언제든 도와드리겠습니다.
정경부인과 함께 수놓는 것을 마치고는 허염의 방에 와보지만
방에는 아무도 있지 않는다.
때마침 방으로 들어오는 허염에 부끄러워하는 민화.
허염 - 여기서 무얼하십니까?
민화 - 서방님..
허염 - 놀라셨습니까?
민화 - 아니어요 서방님. 소첩 놀라지 않았사와요.
허염 - 헌데 이곳엔 어쩐 일이신지..?
민화 - 양명 오라버니!... 서방님 너무하시어요..
허염 - 어찌그러십니까? 제가 뭘 또 잘못하였습니까?
민화 - 왜 항상 어쩐 일이냐고만 물으시어요?
보고싶었다.. 그리 말씀해주시면 아니되어요?
허염 - 송구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민화 - 그리 미안하시면... 소첩 좀 안아주시와요!
(허염을 껴안으며) 오늘밤 내당에 좀 와주실 수 있사와요?
때 마침 양명군이 들어오는 것을 알아챈 허염.
허염 - 양명군대감께서 와계시지 않사옵니까?
민화 - 오라버니야 지금 안계신데 무슨 상관...
이상한 낌새에 끌어안은 허염의 뒤를 쳐다보는 민화공주.
양명군 - 아! 신경쓰지말고 계속하시게!
나는 아무것도 보지못했네~~
민화 - 오라버니!!! 정말... 미워요!!!!
허염 - 허데 어딜 다녀오시는 것입니까? 더 누워계시질 않고
양명군 - 이제 방해꾼은 사라져줘야지.
사랑채를 차지하고 누워있는 것도 민화공주의 눈총때문에 더는 못하겠네.
허염 - 허나 몸도 성치 않으신데 어찌..
양명군 - 충분히 신세졌네. 나는 그만 가볼테니 하던 거 마저하시게.
나가려던 양명군이 머리를 부여잡고 잠시 휘청하자 그런 양명군을 잡는 민화공주.
민화 - 어엇! 가지마세요 오라버니..
양명군 - 왜? 내가 여기 있으면 그걸 핑계삼아 계속 사랑채에 드나들려고?
민화 - 그 몸으로 어딜 가신단 말입니까?
이대로 가시면 서방님께서도 얼마나 걱정하시겠습니까?
상처가 다 낫거든 그때 가시어요.. 계시는 동안엔 사랑채에 드나들지 않겠습니다 흥!
잡고 있던 양명군의 소매를 세게 놓고는 툴툴거리며 나가는 민화.
양명군 - 아 나는 환자니라! 살살다루거라 살살~!!!
한 편 잠에 들지 않고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는 훤.
형선 - 전하 곧 *인경이 되옵니다.
내의원에서 올린 차가 식기 전에 서둘러 음하시옵소서.
[*인경 : 조선시대 때 통행금지를 알리던 종.]
훤 - 내 나름의 양생법이니 신경쓰지말거라.
형선 - 그러다 옥체를 상하시옵니다!
훤 - 과인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건하다! 이상하리만치 강건하다!
형선 - 과유불급이라고 하였사옵니다. 벌써 반시진이옵니다.
기껏 자리잡은 옥체의 기가 다시 흩어지게 될까 저어..
훤 - 거참 말 많구나. 피가 뜨거워 온몸의 장기가 반란을 일으키니
이렇게라도 운동을 해야할 것이 아니냐?
형선 - '피가.... 뜨거워....?'
훤 - 과인은 그 누구보다 그 어느 때보다 강건해져야만한다.
해야 뜻을 이룰 수 있을 터이니.
형선 - '뜻..? 설마.. 원.자.생.산~~!!?'
훤을 음흉하게 쳐다보는 형선과 궁녀들.
훤 - 왜들 그리 쳐다보는 것이냐?
형선 - 이루실 것이옵니다. 반드시 뜻을 이루실 것이옵니다.
분명 전하와 중전마마를 꼭 빼어닮은 원자 아기씨를!
훤 -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냐?!!!!
형선이 너는 어찌 더 깊은 어심을 읽어내지 못하는 것이냐!!
생각하는 것이 이리 저급해서야..
이래서 너랑 요즘 말을 잘 섞지 않는 것이다!
꼴도 보기 싫으니 당분간 돌아서있으라!!
구석에 가 돌아서있는 형선이 훌쩍인다.
훤 - 울어?!! 설마 지금 우는 것이냐?
이깟 말도 고깝다는 게냐!!!
형선 - 그것이 아니옵고.. 잠시 잠룡시절의 전하를 다시 뵙는 듯 하여..
바라옵건데 부디 지금처럼만 강녕하시옵소서 전하,...
훤 - 거참. 말 듣게 하는 방법도 여러가지구나. 형선이 네 뜻대로
침수들 준비를 할 터이니 그만하거라.
차를 마시는 훤. 하지만 빨리 마신 탓에 뜨거워 뱉고 만다.
훤 - 무슨 국화차가 이리 뜨겁단 말이냐!!!??
훤이 손수건으로 입을 닦는 사이 얼른 궁녀들에게
차가운 물과 수건, 부채를 가져오라 명하는 형선.
그런 형선을 보고 웃는 훤.
형선도 훤과 같이 미소짓는다.
다음 날, 걸어가면서 운과 대화하던 훤이 환하게 웃는다.
궁녀1 - 두 분이 함께 계시니까 진짜 그림같다..
궁녀2 - 그 소문이 사실일까?
궁녀3 - 무슨 소문? 전하께오서 중궁전에 안드시는 이유가 운검때문이라는 소문?
궁녀1 - 하긴 나라도 저렇게 멋진 분이 옆에 계신데
다른 이가 눈에 들어올 리가 있겠어?
훤과 운에 대한 루머를 이야기하더니 다시 사라지는 궁녀들.
이 모든 것을 지켜본 보경.
중궁전으로 들어가다 이내 방향을 바꾼 보경.
보경 - '내게는 이제껏 단 한 번도 보이신 적이 없던 미소였다.'
조상궁 - 마마, 어디로 납시려는 것이옵니까?
보경 - 주상전하를 뵈러갈 것이다.
조상궁 - 아니되옵니다 마마.
보경 - 이 손 놓지 못하겠느냐? 대체 언제까지 전하의 기별을
기다리고만 있으라는 것이냐
더는 못한다. 내 직접 전하를 찾아뵙고..
윤대형 - 무슨 일인가 조상궁.
보경과 조상궁 사이에 소란이 일자 지나가던 윤대형이 이를 목격한다.
윤대형 - 어찌 이리도 경솔하십니까?
궐에는 벽에도 눈과 귀가 있으니 좌우를 신중하게 살피시라 하지 않았사옵니까?
보경 - 근자에 꿈이 심히 괴이하여..
윤대형 - 한낱 꿈 따위에 연연하여 몸을 가벼이하신다면은 여염집 아낙네와 다를게 무엇이겠사옵니까?
이제야 성후가 안정되신 주상이십니다. 괜히 강녕전에 드셨다가 또다시
어환이 악화되기라도 하신다면 그 뒷감당을 어찌하려 이러시옵니까?
자중. 또 자중하셔야 할 것입니다. 합방일 이전까지는
강녕전에 눈길조차 두어서는 아니될 것이옵니다. 아시겠사옵니까 마마?
보경 - 명심하겠습니다.
윤대형 - 수년간 어찌 사내마음 하나 사로잡지 못하신겐지..
원자만 보셨어도 일이 이리 성가시게 되지는 않았을 것을.
딸 보경의 마음에 스크래치내는 윤대형.
보경 - 어머니를 불러주십시오.. 어머니가 보고싶습니다..
중궁전에서 돌아가는 기에 훤과 마주친 윤대형.
윤대형 - 무복을 입으신 모습을 실로 오랜만에 뵈옵니다.
훤 - 선정관 신진들의 무예시범친견차 입어보았소. 마음에 드시오?
윤대형 - (형선을 보며) 성후가 회복되셨다고는 하나,
아직은 안정이 우선일세. 일정에 무리를 두지말게.
훤 - 무리 좀 한다한들 앓아눕기밖에 더하겠소?
영상께는 그리 나쁜 소식이 아닐테고.
윤대형 - 어찌 그런 당치않은 말씀을 하시옵니까?
훤 - 아, 그러고보니 인사가 늦었군.
지난 번 온양행차 때 행궁으로 보내준 선물은 아주 잘 받았소.
덕분에 간만에 땀도 흠뻑 흘리고 몸을 제대로 풀었소.
간자를 언급하는 훤.
훤이 무언가 알고 있음을 직감한 윤대형.
윤대형 - 온천수에 넣으면 효과가 좋다하기에 인삼을 준비했을 뿐이온데,
흡족하게 여기셨다니 참으로 다행이옵니다.
훤 - 인삼.. 인삼이라... 하긴 이거나 저거나 사람인 자에
열기를 뻗게하는 효능이 있으니 크게 다르진 않겠군.
하여간 고마웠소.
윤대형 - 성심에 드셨다니 감흡할 따름이옵니다. 언제든 다시 보내겠습니다.
훤 - 기대하지.
잠 자기 전 이마에 손을 대보는 훤.
운 - 어찌 그러시옵니까? 혹 어디가 불편하신 것이옵니까?
훤 - 아니다.
형선 - 전하, 어의입시옵니다.
훤 - 들라.
받아든 차를 들고는 오후에 윤대형이 했던 말을 떠올리는 훤.
윤대형 - '언제든 다시보내겠습니다.'
운 - 기미를 보겠사옵니다.
훤 - 전에 내가 했던 말이 마음에 걸리느냐? 걱정말거라.
아직은 아니라 하질 않느냐?
차를 마시다 사레가 걸린 훤.
형선 - 전하, 괜찮으시옵니까?
훤 - 잠시 사레가 들린 것 뿐이니 수선피우지 말거라.
성수청에서 기도를 드리던 녹영.
녹영 - 하늘 늑대별이 어둠에 덮혀가고 있다..
대전에 든 연우.
연우 - 오늘도 강녕하시었습니까? 성후가 많이 회복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사옵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옵니다. 혹 아십니까?
처음으로 무녀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전하께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전하의 곁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 여긴다면 불경이 되는 것입니까?
훤의 이마에 손을 대어보았다가 어린 시절의 기억이 또 떠올라 놀란 연우는
훤의 이마에 올려놓았던 손을 확 떼고 만다.
그러자 잠에서 깬 훤.
연우를 확 낚아채 순식간에 눕힌다.
훤 - 누구냐! 말해보라!! 네 정체가 무엇이냐!!!
8화 끝!
재밌게 봤다면 댓글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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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헐
호에에에에에?
헐다음편이필요해
잘봤어!! 아 저때 생각난다 ㅋㅋㅋㅋㅋ심쿵심쿵♡
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