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 <br /><br /> " 어느 누가 아프지 않으랴 !!! "<br /> <br /><br /><br />“어떤 스님이 좋습니까?” <br /><br />요즘 내가 한 잔의 찻값으로 상대방에게 <br />던지는 질문이자 <br />대화의 끎말(=이끄는 말)이기도 하다. <br />남녀노소, 종교, 친소에 관계없이 <br />이 말이 나만의 ‘일상적 질문’이 된 것은, <br />확고한 승려 교육의 목적과 지표를 <br />설정하는 데 있어 <br />대중이 바라는 수행자상을 구체적으로<br /> 담아내고 싶기 때문이다.<br />재미있게도, 그 대답은 ‘대동’하고 ‘소이’하다. <br /><br />똑똑하고 친절한 스님, <br />내 말을 정성으로 들어주는 스님, <br />근엄하기보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스님, <br />나를 성숙시켜 주는 스님, <br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는 스님, <br />늘 그 자리에 있는 스님, <br />내 삶의 중심과 나침반이 될 수 있는<br /> 말씀을 해주는 스님, <br />현실성 있는 법문을 해주는 스님, <br />사회와 역사 의식이 있으면서 <br />일상의 삶은 절도 있는 소박한 스님, <br />원칙을 지키고 공평무사하며<br /> 공심으로 일하는 스님, <br />옳고 그름이 분명한 스님, <br />내 삶의 위안과 힘이 되어주는 스님 등등.<br /> <br />대동(大同)은 지혜와 자비의<br /> 양 날개를 갖춘 수행자였으며, <br />소이(小異)는 저마다의 염원에 응답하는 <br />시대의 관음보살이요, 보현보살이었다.<br /> <br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은 이후 <br />나는 한 동안 무언가 정리되지 않은<br /> 혼돈을 경험했다. <br />지극히 당연한 정답이 왜 이리도 <br />생경한 느낌으로 다가 오는지…. <br />왜 이런 답들이 익숙한 듯하면서도 <br />한 편으로는 낯설고 새삼스럽기만 한 것인지…. <br />며칠 동안 켜켜이 쌓인 생각의 나이테를<br /> 정리하면서 <br />어색하고 머쓱한 그 원인을 찾게 되었다.<br /> <br />그건 세간과 출세간이 바라 보고 있는 지점의 <br />차이와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었다. <br />지금도 우리 출가 수행자들은 <br />수행, 깨달음, 직지인심, 견성, 성불, 간화선, <br />돈오돈수 등 이런 언어와 어법에 <br />익숙해져 있다. <br />그리고 이 언어들의 가치를 실현하고자<br /> 하는 데 <br />사고와 삶의 지향이 실려 있다. <br />간간이 말하는 세간을 향한 <br />보시와 자비는<br /> 언저리의 일시적 방편 언어이다. <br /> <br />그러나 세간의 이웃들은 실질적인 일상과 <br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출가 수행자의 <br />중심언어와 가치지향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br />그래서 그들은 종교 수행자들에게서 <br />참되고 행복한 삶의 지혜와 답답하고 <br />힘든 현실의 위안과 격려를 얻고자 한다. <br />세간의 벗들은 <br />큰 깨달음을 얻은 큰스님도 좋지만 <br />좀처럼 친해지기 어려운 낯선 수행자보다는 겸허하고 <br />따뜻한 시선의 친근한 스님에게 위로와 가르침을 받고자 한다.<br /> <br />이 시각, 나에게는 많은 반성과 자책이 따른다. <br />수레는 분명 두 바퀴로 목적지를 향해<br /> 굴러간다. <br />엄정하면서도 친근할 수 있고, <br />침묵하면서도 귀기울일 수 있으며, <br />여럿이 함께 할 수 있으면서도<br /> 홀로 있을 수 있고, <br />비우면서도 나눌 수 있음에도 <br />왜 우리는 한쪽으로만 시선을 <br />고정한 채 살았을까? <br />눈은 뜨면 안 팎 모두를 볼 수 있고, <br />귀는 열면 안 팎 모두를 들을 수 있는데, <br />왜 눈과 귀를 반쯤만 열고 살았을까? <br /> <br />결국 이것은<br /> "세상에 대한 연민과 자애의 부재" 때문이다. <br />모든 생명은 더불어 존재하고<br /> 더불어 생동한다는 <br />연기의 질서에 철저하지 못한 소치이다. <br />고통 받고 있는 중생을 위해<br /> 헌신과 자비를 실현한 <br />부처님의 삶을 올바로 보지 못하는 무지이고 게으름이리라. <br />그러고 보니 오랜 세월 수행과 깨달음에 짓눌려 자비심을 <br />그리 염두에 두고 살지 않았던 것 같다. <br />수행의 길에서 다시‘자비심’에 대해<br /> 생각하게 된다.<br />아니 요즘 내 삶의 화두는 온통 자비심이다.<br />자비로 뭇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br />수행과 깨달음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br />아니 그런 수행과 깨달음은 진정한 <br />수행과 깨달음일까? <br />그것은 한낱 사치스런 관념과<br /> 수식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br /> <br />그럼 자비심은 무엇이고 자비행은 무엇인가? <br />관세음보살의 마음과 보현보살의 손길은<br /> 어떤 모습일까? <br />자비는 당장의 마음이고<br /> 당장의 실천이기 때문에 <br />과거에도 지금에도 미래에도 늘 생동하는 평등의 눈길이요, <br />구제의 손길이요, 연민의 가슴이다.<br /> <br />내게 처음 자비심이 무엇인가 <br />절절하게 온몸으로 가르쳐 준 분은<br /> 우리 할머니이시다. <br />내가 유년기를 보낸 가난한 시골의<br /> 우리 마을은, <br />6·70년대 가난한 시골 마을이 그렇듯이, <br />그 때는 걸인과 전쟁의 후유증으로 <br />몸이 아픈 상이용사와<br /> 나병환자들이 참 많았다. <br />하루 걸러 남루한 사람들이 <br />어김없이 구걸하러 왔다. <br />가난한 살림에도 우리 집은 나름 적선의 원칙이 있었는데, <br />탁발 온 스님에게는 쌀 한 그릇, <br />걸인에게는 보리쌀 한 접시가 그것이었다. <br /> <br />그런데 우리 할머니는 걸인에게 적선하면서도 <br />꼭 한마디씩 위로와 축원을 해주셨다. <br />“아이구! 어쨌든지 굶지 말고 아프지 말고 몸 간수 잘 하시우!” <br />그럴 때마다 미안해하는 수줍은 몸짓과 더불어 눈시울이 붉어졌던 <br />걸인들의 모습들이 나에게는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br />또 나의 할머니는 <br />혹여 걸인들이 끼니를 채우지 못한 것을 알면 없는 반찬과 <br />보리쌀 많이 섞인 밥일망정 밥상을 정성스레 닦아 차려주셨다. <br /> <br />하지만 어린 나는 걸인이 먹는 밥상이 늘 마음에 걸렸다. <br />아니, 저들이 먹는 밥그릇과 수저로 내가 밥을 먹을 수도 있는데…. <br />그래서 어느 날 할머니에게 용기를 내어 부탁했다.<br />“할머니! 보리쌀을 주는 것은 좋은데 <br />거지들에게 밥은 안 차려 주었으면 좋겠어요.” <br />그 때 할머니는 <br />조용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내게 말씀하셨다. <br />“애야, 먹는 입은 다 똑같은 거란다.”<br /> <br />‘아….’ 나는 그때 <br />‘사람과 사람 사이’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깨달은 것 같다.<br />‘차이가 있지만 차별해서는 안 되는’, <br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br />절대적 빈곤에 내몰린 걸인에게도 <br />신체적 절망에 내몰린 사람들에게도, <br />예의와 인정을 베풀었던 할머니에게서 <br />나는 별다른 이론적 학습없이 <br />겸손과 평등과 자비를 저절로 체득한 것 같다. <br />내가 기억하기로 <br />나의 할머니는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신 분이었다.<br /> <br />그럼 이제 우리는 고행과 명상, 오묘한 설법만을 하시는 <br />부처님의 모습(평면적 시선)에서, 온전히 중생을 향한 <br />자비행으로 헌신하신 부처님의 모습(입체적 시선)으로 옮겨보자. <br /><br />“모든 생명은 채찍을 두려워한다. <br /> 모든 생명은 죽임을 두려워한다. <br /> 이 이치를 나에게 견주어 남을 때리거나 죽이지 말라”는 <br /><법구경>의 간명한 말씀에서 평화와 평등, 자유를 염원하고<br />실현하고자 하는 부처님의 자비심이 배어 있다. <br />그래서 부처님은 전쟁을 반대했고, <br />계급의 차별을 원천적으로 부정했고, <br />약자에 대한 연민으로 중생과 동행한 당신의 삶에 <br />굵직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br /> <br />부처님은 똥을 푸는 직업을 가진 수드라 신분의 니디에게는 <br />“너는 세상을 가장 깨끗하게 하는 사람이다. <br />자,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내 손을 잡아라.”라고 자비의 언행을, <br />계급이 높다고 교만한 바라문에게는 <br />“악행을 하면 누구나 나쁜 과보를 받고 보시하고 선행하면 <br />누구나 좋은 과보를 받게 된다. <br />나는 출생을 묻지 않는다. <br />다만 행위를 묻는다.”라고 하며 알량한 개념에 <br />물든 이에게 등을 후려치는 죽비소리의 말씀을 내리셨다. <br /> <br />일상의 통념적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중생들의 어깨를 토닥여주면서 <br />새로운 방식의 자비 복권을 제시해주셨다. <br />이렇게 부처님의 자비심은 어느 개인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넘어 <br />시대와 역사의 광장에서 정의와 공정의 외침으로 다가온다. <br />덧붙여 부처님은 동물을 희생시켜 복을 받고자 하는 <br />의식의 허구성도 지적하고 반대하셨다. <br /> <br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한 마리를 <br />제주 앞바다로 방사하는 선언에서, 이것이 우리 모두가 생명사랑을 <br />깊이 생각하는 출발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br />만약 부처님이 오늘 여기에 계신다면 <br />사람들의 잠시의 즐거움을 위하여 엄청나게 학대 받으며 <br />사육되면서 벌어지고 있는 동물 쇼를 중단시킬 것이다. <br />왜냐하면 동물도 아파하고 기뻐하는 생명이라는 점에서 <br />우리 사람과 조금의 차별도 없기 때문이다.<br />왜 자비심인가? <br />그것은 생명의 질서이고 법칙이기 때문이다. <br />자비심은 누구도 소외받지 않고 <br />더불어 살아가는 씨앗이요, 열매이기 때문이다. <br />생명에 대한 연민과 자애의 마음없이 시대와 역사에 대한 통찰 없이 <br />행하는 수행은 상자에 갇힌 관념이요, 소승일 것이다. <br /> <br />만약 우리가 누구에게 해악을 끼치는 가해자가 된다면, <br />우리는 그 즉시 피해자가 될 것이다. <br />왜냐하면 <br />가해하는 당신의 마음은 곧 고통과 분노가 기반이 되어 <br />평화로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br />그래서 우리가 진정 지혜롭다면 모든 사람과 동물 그리고 <br />물과 흙과 돌멩이 풀꽃에게도 자비심을 나눌 줄 알아야 한다. <br />이웃에게 자비심을 나눌 때 그 순간 <br />우리 마음은 자비심으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br />결국 자비심의 최대 수혜자는 자기 자신이 된다. <br /><br />자비심! 그것은 더불어 평등하고 평화롭고 <br />환희롭게 살아가는 깊은 지혜이며 실천이다. <br />오로지 이 길뿐이다. <br /><br />"이 세상 어느 누가 아프지 않겠는가? "<br /><br />- 법 인 스 님 -<br /><br />옮긴글<br /><br /><br /><br /><br /><br /><br /><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70F44365435C18E0F" class="txc-image"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73A303A5435C1FE29" class="txc-imag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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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관세음보살 _ ( ) _
야신님 날마다 행복하시고
성불하시길 기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허심님 날마다 행복하시고
성불하시길 기원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법륜당님 날마다 행복하시고
성불하시길 기원합니다....()()()
관세음보살 ()
평신도님 날마다 행복하시고
성불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감사합니다님 날마다 행복하시고
성불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자비....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법연지님 날마다 행복하시고
성불하시길 기원합니다....()()()
관세음보살_()_
연꽃잎맘님 날마다 행복하시고
성불하시길 기원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날마다 행복하시고
성불하시길 기원합니다....()()()
()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법안님 날마다 행복하시고
성불하시길 기원합니다....()()()
"이세상 어느 누가 아프지 않겠는가?"
나무아미타불_()_
감사합니다.
유유자적님
날마다 행복하시고
성불하시길 기원합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열려라참깨님
오늘 하루도 사랑과 행복이
넘실거리는 즐거운 날 되소서.....()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기도님
늘 하루도 사랑과 행복이
넘실거리는 즐거운 날 되소서.....()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최대 수혜자는 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익명님
늘 하루도 사랑과 행복이
넘실거리는 즐거운 날 되소서.....()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담담님
심중 소구 소망 성취 되시길
기원드립니다....()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_()_
모두가 힘든 시절에 아침 일찍 오면
찬물이라도 편하게 드시고 가시라고
꼭 앉게 하신 다음...당신 몫 보리밥을 주셨다고 합니다.
내 집에 온 손님은 다 귀하기에...
고맙습니다.
네~~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모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아름다운 법문
향기로운 법문
꽃과같은 법문에
합장 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
나모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