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통영시 남서쪽 21km 통영시 산양읍 추도리. 물메기로 잘 알려진 섬 추도, 이곳은 북으로 사량도, 남으로 욕지도, 동으로 미륵도로 둘러쌓인 바다 한가운데 놓여진 섬으로 어자원이 풍부하고 물이 좋아 바다에서는 항상 조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특이 바람이 좋아 해풍을 맞고 말린 물메기는 비싼값으로 팔려 이곳 주민들의 주 소득원이 되고 있다. 추도 북동쪽 14km, 도산면 수월리라는 곳에 고저넉한 해변에 팬션을 운영하고 있는 50대중반의 모씨는 이곳 추도를 안방처럼 드나들며 낚시와 스킨을 즐기는 분이다. 그가 낚시와 스킨을 할 때 까지만해도 이곳 추도해상의 바람은 그저 그냥 파도를 만드는 주범으로 늘 그의 행동양식에 걸림돌이 되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가 윈드서핑이란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바람은 비로서 그에게로 와 꽃(?)이 되었다.
통영윈드서핑협회의 ‘신성’ 전홍산회원은 그 바람좋다는 추도 앞바다에 수많은 배들을 띄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되는데......
2017년 5월 4일, 경남 통영시 도산면 수월리 1267-1번지, 마레미오펜션, 넓은 잔디밭과 몽돌해변에는 아침부터 분주하다. 많은 차들이 들어와 저마다 커다란 짐들을 내려 놓는다. 각종 보드와 세일들, 특별히 타지역 협회분들까지 방문하셨다. 창원협회의 문성식, 황정욱, 김희영님, 서울협회의 이두재, 김태상님, 부산협회의 어용자, 이춘화님, 그기에 통영에서는 김현태, 김창룡, 김진명, 김형두, 김현수, 김석용, 전홍산, 이명헌, 임병훈, 신동옥님과 동행손님들을 포함 보드13척, 참가인원 20명은 14km 의 항해를 시작하게 된다. 우선 13척의 배들을 지휘, 감독, 구조용 선박, 마레미오1호 에는 선장 김현수, 갑판장 임병훈이 승선, 마레미오2호에는 신동옥선장이 승선하여 손님들을 모시고 뒤를 따르기로 했다.
일단 출발에 앞서 팬션지기 전홍산회원의 자신있게 준비한 잔치국수로 배를 채운다. 미처 준비못한 이지역 명 막걸리, 도산막걸리, 국수도 먹지말고 얼릉가서 사오란다. 부리나케 차를 달려 막걸리를 사오고 추도를 바라보면 맛있는 막걸리와 주인장의 걸작품 잔치국수와 어우려지니 더할나위없는 시작이다. 이제 출발이다. 바람이 없다. 괜찮다. 팬션이 자리한 곳은 안으로 파여진 내만으로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다. 저마다 펌핑과 패들링으로 이 내만을 벗어나려 안감힘을 다한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뻥 뚫린 바다로 나온다. 그럼에도 바람이 없다. 바다는 장판이다. 이 무슨 얄굿은 장난이란 말이냐. 거짓말 좀 더해서 일년내내 하루이틀 빼고 바람이 있는 이곳에 하필 그 하루 이틀이 오늘이란 말이더냐.. 게다가 얼마안가 그 탄식은 걱정으로 바뀐다. 바람이 없으니 펌핑에 능한 회원분들과 후미그룹과의 차이가 벌어진다. 일단 후미그룹에 쳐진 분들을 구조하여 추도쪽으로 이동시키기로 하여 김진명님과 이춘화님을 구조선에 승선시키고 추도로 향했다. 먼바다로 나오니 비까지 내리고 안개가 끼여서 한치앞도 분간하기 어려워 졌다. 큰일이다. 자칫하면 대형 사고로도 이어질수가 있다. 일단 선장님은 빠르게 대처한다. 추도가기전에 위치한 사량도 하도 동포마을에 구조한 두분을 내려두고 다시 돌아가 모든 배들을 구조하기로 했다. 빗방울이 굵어지고 안개는 더욱 두터워졌다. 구조선은 양식장 작업선으로서 선박상부에 장비들을 싣기에 용이하지만 11척의 장비와 사람들을 태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비내리는 안개속에 자칫 위험에 빠질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선장님은 침착하게 하나씩 풀어나간다. 일차 집결지인 이끼섬으로 향하니 한무리의 배들이 모여있다. 5척이다. 세일 해장을 지시하고 대기하라고 한다. 뒤에 쳐진 다른배들을 찾아 나선다. 다행이 6척모두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한척씩 모두 구조하고 배위에서는 일사분란하게 해장이 이루어진다. 배들도 차곡히 쌓이고 마레미오2호도 불러 1호는 장비위주로 2호는 사람위주로 분산해서 승선시킨다. 11대의 장비와 18명의 사람들이 실린 두 대의 배는 가라앉기 직전이다. 이렇게해서 추도까지 간다는게 걱정이 앞서지만 천우신조인가. 바다가 장판이다. 여기에 파도까지 있었다면 아찔하다. 안개로 열악한 시야를 뚫고 그렇게 추도로 향했다. 휴대폰 GPS를 켜고 추도 방향으로 키를 몬다. 그렇게 한참만에 무사히 추도에 도착했다. 뗏목에 부리나케 장비를 내리고 1호선은 사량도로 향했다. 아까 피항시킨 두분을 모시러 갈 참이다. 북쪽으로 나아가니 사량도가 눈에 들어온다. 동포마을에 도착하니 오랜시간 기다림을 나름대로 즐기고 계신 두분을 만날 수 있었다. 3시간만에 왔다고 한다. 두분을 태워 추도에 도착했다. 방파제위에 도열해 있는 보드가 장관이다. 이렇게 추도원정기의 첫 입도가 많은 애피소드와 함께 무사히 끝났다.
방파제를 앞에두고 자리한 민박집. 시골집으로 생각했는데 팬션이라고 해도 될정도로 깔끔하다. 게다가 단체손님이 머무르기 좋게 1층은 로비식으로 되어있어 바베큐를 하기에 영락없다. 손님들은 2층 방2에 투숙하게 하고 통영회원들은 1층 방2개를 쓰기로 했다.
비와 안개를 뚫고 달려온 우리들은 푸짐한 자연산 감성돔회, 감성돔구이, 감성돔지리매운탕, 돼지목살등을 마주하고보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전홍산회원이 전날 바다로 가서 스킨으로 찔러 준비한 자연산 감성돔 대략 40~50cm, 회, 구이, 지리매운탕 3종은 천상의 맛이다.
배를채운 우리들앞에 전홍산 회원은 기타를 들었다. 끼를 발산할 참이다. 필자의 형인 전홍산회원의 딴따라의 피를 평생 옆에서 보고 자란 나로선 그 끼를 모처럼 같이 즐겨본다. 금새 바베큐장은 7080 콘서트 장으로 바뀌고 바베큐그릴을 장작불 삼아 캠프파이어를 한다. 김진명회원님의 포크기타로 한 클래식 연주가 추도의 밤바다에 아늑히 흐르며 그렇게 하루가 마감이 되었다. 내일은 멋진 바람을 기대하면서......
이른 아침부터 전홍산회원의 외침이 선잠을 깨운다..“행님” 일어나 보이소! 바람이 장난이 아입니다.“ 그렇게 행님들은 눈을 비비고 창밖에 펼쳐진 바람의 향연을 짧은 탄식으로 마주한다. ”이보다 더불면 큰일인데 어제는 바람이 없어 못타고 오늘은 바람이 세서 못타는거 아이가?“ 인심좋은 민박집 주인아주머니의 라면 투척으로 아침을 라면으로 해결하고 얼른 이 바람에 몸을 싣고 싶은 마음 뿐이다. 1번은 누구일까~~요? 열혈서퍼 김현태고문님. 그런 바람의 유혹은 하네스도 바꿔차고 나가게 만든다. 얼릉 하네스를 다시 갈아입고 바람에 몸을 맡긴다. 배는 순식간에 멀어져 점이 된다. 한 대씩 추도 앞바다에 배가 뜨고 구경나온 관광객들도 탄성을 지른다. 돌아오는 바닷길은 바람이 좋아 다행이다. 마레미오1호는 서퍼들의 멋진 세일링을 카메라에 담기 여념이 없다. 이바람이면 금방이라도 돌아갈 것 같지만 선두와 후미가 차이가 크다. 선두권에 전국1위 명성에 걸맞는 어용자회원님. 대단하시다. 해가 중천에 뜨니 바람이 죽었다. 그래도 못갈 바람은 아니니 다행이다. 후미그룹에 쳐진 회원들을 태워서 마레미오 펜션으로 돌아온 RC정 옆으로 김진명회원님이 도착직전의 세일링으로 보여주시고 계신다..”올빼미“화이팅.....올빼미워킹족의 자존심을 완주로서 세워주셨다.
잉꼬세일링부부 황정욱, 김희영 부부를 끝으로 이번 추도원정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비록 만족한 바람은 아니였지만 나름대로 스토리가 있고 재미와 풍미가 있었던 추도원정기는 내년에 다시 만들 것을 약속하며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추도원정기에 참가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말씀 드립니다.
첫댓글 죽인다
우리 클럽에 이런 작가가 있다니
놀랍다 현수 회장님 능가한다!!!
작가 뱅후니~~!!!
수덕선장은 젙방가라쿠는 스토리텔링~~!!
은퇴를 고려해야하는건가...쿨럭~~""
무슨 과찬도 이런 과찬들을 사시나요. 어찌 회장님에 비한답니까. 미약한 필력을 칭찬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글쓴다고 고생했다는 격려로 알아 듣겠습니다.
멎진 투어 일정, 서퍼들을 위해 수쿠버로 잡은 감성돔, 밤잠 설치며 준비하신 국수 등 넘 넘 감사했습니다~
통영은 언제가도 풍성한 먹거리와 따슷한 마음을 가진 멎진 바다 사나이들 땜에 감동하게 합니다~~
다시 또 넘 넘 감사 드리며 통영 하이팅~~악~~악~~악~~
바람에게 물으니 자유로워라 하고
바다에게 물으니 넓어지라하고
파도에게 물으니 도전하라 하고
태양에게 물으니 행복해라 하던데요~
글구 니가가라하와이2 님 글 솜씨가 작가하셔도 되겠어요~
같이가자하와이로 닉네임 바꾸심이~~ㅋㅋ
모두 고생과 보람을 동시에 느꼈으리라 믿습니다. ㅎㅎ 다시금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