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공(巡公) 있는 일요일
채 만 식
일요일이래서 그찜만 믿고 열시가 가깝도록 늦잠을 자다가 어린 놈과 아내의 성화에 견디다못해 필경, 끄들려 일어나다시피 일어나서는 소쇄를 마친 후 막 조반상을 물린 참이었다.
다섯 살박이 어린 놈은 새로 장만한 모자야 구두야 양목 등속을 죄다 벌써 떨쳐 입고는 물병까지 물러메고, 문간으로 마당으로 우쭐우쭐 뛰어다니면서 날더러도 어서 얼른 차비를 차리고 나서라고 재촉을 하는 것이었다.
아내는 또 아내대로 부엌에서, 마지막 내가 물린 밥상을 대강 치우느라고 재빠르게 서두르는 모양이더니, 이윽고 행주치마에 손을 씻으면서 나오는데, 입은 연방 다물어지지를 않았다.
어쩐지, 그리고, 아까부터 신수가 화안하더라니, 자세히 보니 모처럼 화장을 얄풋이 다스린 얼굴이요, 머리엔 아이론 자국까지 곧잘 했다.
명색이 주부에 식모 보모를 겸해, 일신 삼역을 맡아 하자매문 앞 반찬가게와 목간출입이 고작이요 게다가 또 나라는 사람이 무던히는 범연하여 유진장 술이나 먹고 놀러다니기에 음악회하며 영화구경 한 번인들 데리고 가주는 법 없고 하는 터이라, 저로서는 오늘 같은 일가 단란의 향락이 십 년득인양, 즐거움직도 한 노룻이었고 해서, 아무려나 근경이 일요일을 당한 샐러리맨의 단가살림 가정답게 명랑한 아침인 법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만은 실상인즉 그와 정히 반대이어서, 요새로 바싹 더, 연일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돌아다니던 끝이라, 사족이 무겁고 머리가 텁텁한 게 인제 목욕이나 푸근히 한탕 하고서, 얼큰한 국물에다가 서너 잔 속이나 푼 뒤에 그대로 다시 자리에 누워 푹신 한잠 자고 났으면 거뜬 피로가 다 씻겨 내러갈 것 같고, 꼭 그랬으면 세상 좋겠었다.
그런데 그, 연일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돌아다닌 것이, 일면의 결과로는 가정에 등한하고 가족에게 불안을 끼쳐주고하여, 그들은 정당한 소득을 소득하는 대신 억울한 부담을 부담하지 않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었고, 그러므로 그들은 거기에 대한 약간의 보상을 받아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 간밤엔 아내란 자가 어린 놈까지 꼬사를 시켜 필경 나로 하여금, 오놀 일찌감치 창경원에를 데리고 갔다가 점심을 화신에서 내고, 다시 오후엘랑은 영화를 보여주고 하마는 연질을 두게 했었던 것이다.
아내는 안방에서 의걸이를 한참 여닫고 하더니, 미닫이를 지치는 소리가 들리는 게 마침내 옷을 갈아입는 모양이었다.
이왕 면하기는 그른 노릇이니 고이 차리고 나서는 것이 옳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가을이라 어느새 햇살이 제법 기어오른 마룻전에 가 쪼글뜨리고 앉은 채 손 끝 하나 꼼지락 하기 조차 싫었다.
“옷 안 입으시우?”
아내의 재촉이었다.
“입지이!”
이 다뿍 늘어진 대답이 듣기에도 딱했던지, 아내는 혀를 끌끌 차다가…….
“그렇게도 쓴 약 먹 기같이 싫으시우,”
“여보?”
“창식이 게 있어요?”
“저어 밖에서 소리나는구면…… 그런데 여보?”
“네에?”
“큰 딜레마가 생겼구려!”
“으응!”
“여러 날 밤 늦게까지 술을 먹구 돌아다닌 그 사실 한 가지가…….”
“이런 죄다짐이라?”
“아아니, 가만 있어…….그래, 내 생리가 많이 피로하질 안했소?”
“그러 니, 나가기가 싫다……·.”
“아 그런데, 결과엔 아주 상극된 두 가지의 행동을 요구한단 말이지!”
“그만하면 알았어요!”
“피로를 나누어야 할 행동, 그러니깐 휴식, 그놈 하나 하구……·그러구 또 하나는, 피로를 되려 더하게 할 행동, 즉 시종무관이렷다!”
“시종무관이면 나꺼정 영광이게요?”
“내 생리는 개인 문제구, 가정두 집단이란 의미루다가 사회래서 조직세포를 소모시켜 가면서라두 사회 봉살 해야 한단말이었다?”
“그만큼 각올 하셨거들랑, 진작 일어서실 게지!”
“그런데, 말이지……·내가 이렇게 자꾸만 피로를 회복 못한 채 생리를 소모만 시키다가는 얼른 휘딱 늙어버릴 테니, 당신은 손실 아니오?”
“내가 늙은 푼수하면 당신은 더얼 늙은 편이니깐, 어서 좀더 늙으시우!”
“저 여편네, 입 참 고약해가네 !”
“하하하하하!”
“저런 게 다아, 시어머니 밑에서 톡톡히 시집살이 못 한, 요새 여편네들의 무엄이야!”
“늙기가 그렇게 원통하시우!”
“그런데 늙긴 정녕 늙었나봐?”
“으응!”
“연애가 안 되지!”
“저를 어찌우!”
“꼬옥 연앨 갖다가 그놈 멋들어지게 한 번만 더 했으면 꼬옥 좋겠는데, 허어! 도무지 안 돼진단 말야! 으응?……·정녕, 늙은 표적이지?”
“아따, 저 뭐시냐……·있잖우?·…… 에미꼬라더냐? 에비꼬라더냐……·.”
“에미꼬, 에비꼬, 머어 수두룩한데, 글쎄 연애가 돼지질 않는다니깐!”
“여급은 여급이래두, 아마 날보다도 다아들 영리한 모양이지요?”
열시를 치는 소리가 들려, 게으른 기지개를 뻗치면서 겨우 마룻전에서 일어서는데, 마침 철그럭 철그럭 순사 하나가 환히 열린 일각대문 밖으로 언뜻 지나가다가 일단 지나쳐놓고는 그제서야 (생각이 났던지) 고개만 끼웃하더니,
“안녕합시오?”
하고, 아는 체를 한다. 보니 그. 순사다. 호구조사도 오고, 청결검다도 오고, 또 무엇무엇 분별도 시키러오고 하여 낯은 잘 알아도, 성명은 알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단지 ‘그. 순사’일 뿐이었다.
“안녕 합시오 ……·좀 들리심 시오그러?”
내가 마룻전에 일어섰던 채 인사말로 절을 하는 대로,
“오늘 참, 일요일 이라 한가하시군요?”
하면서, 마당으로 걸어 들어온다.
나이 지긋해 서른 댓이나 되었음직하고, 얼굴도 끔찍이 순량하게 생겼고, 그런 값을 하느라고 거들먹거린다든지 딱딱거리거나 까다롭게 굴지도 않고 하는 데에 자연 호감이 가고 무관한 생각이 드는 호인타입의 인물이었다.
“좀, 걸터 앉으십시오!”
“네, 좋습니다, ……순을 돌던 길이라…….”
“담배래두 한 대…….”
옆에 놓았던 미도리감을 집어 내미니까,
“고맙습니다! 있습니다…….”
하고, 사양하면서 같은 미도리를 꺼내더니 상냥만 받아, 한 개 피워 문다.
막 그러자 잠깐 보이지 않던 어린 놈이 대문 안으로 뛰어들면서,
“엄마, 가아!”
하고, 부르다가, 순사가 있는 걸 보고는 주춤한다.
순사는 웃음이 가득 흩어지는 얼굴로 비실비실 낯가림을 하는 어린 놈한테 몸 구부리고 들여다보면서,
“어허허, 그놈 자알 생겼어!”
하는 양이 제 부모더러 들으라는 인사성이라기보다도 진정 아이가 귀여워 그러는 태도였다.
“그래, 어딜 가나?”
“도옹물원…….”
“도옹물원! 으응…….”
순사는 마당 가운데서 그대로 쪼그리고 앉으면서 커다란 손을 까분다.
“……·일루 온!”
어린 놈은 낯가림하던 것은 어디로 가고 안심을 하고서 척 순사한테로. 가 안긴다.
이런 게 다 아내의 설명에 의하면 아비 낯을 닮아 아이가 숫기가 없고 번잡스러워서 아무하고도 잘 친하고 몸을 붙여주고 하던 것이었다.
“그래 어머니하구 아버지하구 녈 데리고 동물원 가신다?”
“응.”
“아, 저 자식……·응이 뭐야?……·네에 않구서…….”
내가 한 마디 탄하는 소리에 순사는 껄껄 웃으면서,
“거 아버지가 괘앤히 꾸지람을 하시는구나! 아직은 그래야 하는 법인데, 허허허허허……·그런데 참, 승이 뭐라?”
“김가.”
“으음…… 그리구우, 이름은?”
“창식이……·.”
“으음 창식이!…… 그리구우 본관은?”
“김해…….”
“어이꾸! 본관을 벌써 다아 알구……·양반이로구나, 아주! 허허허허허……그리구 나인?”
“다섯 살…….”
“으음, 다섯 살!……·숙성한데!”
순사는 어린 놈을 내려놓고도 못 잊어운 둣 머리를 다시금 쓸어주면서 내게로 돌아선다.
“자제 아주 자알 두셨습니다!”
“웬 걸요! 놈이 장난이 어찌도 심한지……·.”
“아 어려서는 장난두 해야지요! 아아주 실팍하구, 머어 대장감인데요? 허허허허허!”
순사는 한 번 더 안아주고 싶은지 그 동안 토방으로 와서 있는 어린 놈을 바라다보고 한다.
그래 내가,
“댁에선 자녀간에 몇이나 두셨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쓸쓸히 웃으며 고개를 흔들면서,
“없답니다! 한 개두…….”
“네에!……·건 참 적적하시겠군!”
“그래, 남의 댁 애길 보면, 죄다 귀엽구 그래요! 허허…… 아, 그럼…….”
순사는 두 발을 모으고 거수경례루 내 작별 인사를 받고는 돌아서서, 철그럭 철그럭 대문 밖으로 나간다.
나는 차차로 멀어가는 그 순사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를 두구서 다시(아직은 모를) 어떤 판단엘 도달하느라고 잠깐 기둥에 기대어 있는 채 우두커니 잠심해서 있었던가 본데, 그동안 아내는 준비를 다 마치고 나오는 참이던지 미닫이 여는 소리가 들리면서 연달아,
“옷두 여태 안 갈아입으시구!…… 아마 당신은 사람 하나 잘 친하기룬 둘째 가라문 설워하겠습니다!”
하과 오금을 박는다.
그때, 나는 나대로. 마침 그 어떤 판단에로 진행되고 있던 생각이 비로소 도달점엘 도달했다.
문오 선생…….
이 문오 선생이 생각나느라고 방금까지 나는 그랬던 것이고, 과연 그 순사와 문오 선생은 많이 비슷한 데가 있었다.
하기야 순사 그의 걸걸하니, 일변 무주꾼으로 생긴 것은 차라리 색시처럼 수가 좁고 얌전하기만 하던 문오다 대면 오히려 정반대랄 수도 있기는 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딘지 그 촌 학장 샌님같이 괴타분해보이는 수석이라든지, 좀 만만할 만큼 사람이 순해보이는 것이라든지, 또 점잔하기는 점잔한데 그 점잔이 신체의 ‘신사적’인 점잔인 게 아니라, 석양무렵에 크막한 삼각관을 쓰고서 낡은 비각(碑閣) 앞이라도 오락가락 하염직하게 하향 양반째의 고취를 풍기는 점잔인 것이라든지, 이러한 첨들은 엔간히 문오 선생인 듯, 역력스러움이 있었다.
문오 선생과 그 순사…….
역시 불방했다.
허나, 그렇지만 만약에, 순사 그가 순사가 아니요 항용 여느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의 풍모하며 성명하며가 비록 문오 선생과 근사함이 있다손치더라도 나는 거저 무심히 보고 말았기가 십상이지 궁벽스럽게 옛 글방 선생님이었던 한 촌 샌님이라 구태여 생각까지 나진 않았을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러므로 매양 결정적인 동기는, 그 사람(즉 그 순사)의 단지 비슷한 풍모 때문이었던 것이 아니라, 우선 무엇보다도 순사요, 순사인데 그리자 또, 생김새까지 방자한 데가 있고 하여, 그래 마침내,
‘옳아! 참……·.’
하고, 문오 선생의 생각이 생각나기까지에 이르렀음일 것이다.
그러고 그렇듯이 순사라고 하는 특징한 조건이 따랐을 경우라야만 용이히 그를 생각하게 될 만큼 문오 선생에게는 순사 그것에 관련하여 조련치 않은 한 도막의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이다.
시방으로부터 삼십 년 전, 즉 내가 낳던 해라니까 경술년이겠다.
그 해에 처음 우리 할아버지의 청을 받아 동촌에서 읍내(邑內) 우리 집이 독서당(獨書堂)의 글방 선생 님으로 들어온 문오 선생은 나이 그때가 갓스물다섯 이었더란다.
새파란 청년이었고, 그 한참 좋았을 청춘이던 무렵을 고대로, 오십까지의 반생 동안인 이십오 년 간을(하니, 온꼿 사 반세기를) 두고서 그는, 시방은 남지도 않은 우리 고향집 사랑의 저편 옆 채에 딸린 서당방 아랫목에 가 자리를 잡고 앉아, 우리 할아버지의 나를 맨끝으로 한 여섯 손자와 그보다 많은 십여 명의 동네 아이들에게, 그리고 그 다음 대(代)인 그보다 많은 여러 수십 명의 동네 아이들에게 하늘천 따지의 천자를 비롯하여 사자 소학이며, 동몽선습, 통감, 맹자, 논어, 시전, 서전에 이르기까지, 뿐만 아니라 미구에는 보통학교의 교과서 복습까지, 그 밖에도 글씨 쓰기와 풍월 짓기까지, 이런 것들을 맡아 그 춘풍 추우 이십오 년을 하루같이 밤이면 밤으로, 낮이면 낮으로. 정성껏 가르쳐왔었다.
하노라니, 첫째 왈, 먼지와 욕과 방귀와 이석섬도 착실히 많이 먹었고, 속은 썩을 대로 썩었고, 치질은 평생 고질이 되었고, 그러나 백 명 가까운 제자를 길러 내었으며 공로야 물론 큼이 있다 하겠고, 일변 월량(月糧)외의 도조 물지 않은 우리 집 논을 가족들이 손으로 짓게 하여 한 오십 석 추수를 할 전장도 장만을 했고, 또 그리고 자녀도 과히 섭섭치는 않게 셋을 두어, 다 장성을 해서 남혼여가를 시켰고……·하는 동안에 나이 어언간 오십을 맞아, 세계는 하나도 변함없는 우리 집 서당방인, 여덟 자에 열두 자의 장방형으로 된 그 방인데 인생은 놀랍게 변하여 머리엔 백발이 하얗게 세었고…….
한편 그러자, 우리 집이 몰락에 몰락의 한길을 밟아오다가 지금으로부터 다섯 해 전까지엔 마침내 완전히 치패를 하여 글방 하나의 차 지탱을 할 여력이 없을 지경에 이르렀었고(사실 또 초등교육이 이미 그 내용이며 제도가 서당의 필요를 십중팔구까지 해소시킨 지 오래이어서 한낱 복습소에 지나지 못하기도 했던 터이라) 그래저래 글방은 문을 닫고 말았었고·…….
한 것을 기회삼아 문오 선생은 영년의 훈창업을 하직하고 이내 본집으로 물러가, 촌살림으로 조금도 군색함이 없는 가계(家計)에 농사를 전업하는 맏아들과 면서긴지를 부업으로. 다니는 작은 아들의 봉양을 받으면서, 손자들의 재롱이나보면서 한가한 여생을 보내는 팔자 편한 영감님이 되었었고, 그러고 시방 오늘날까지도 그렇게 지내되 아직 견재할 것이고……·.
이와 같이 무섭게 단순하고 일종 자랑스럽기에 족할 만큼 평탄한 문오 선생의 후반생이었는데, 그런데 그 중에 꼭 한 번 자못 엉뚱하고 폭탄적인 사건이 한 가지 있었으니, 가령 입 험한 우리 할아버지의 형용을 빌면,
“선비가 머리를 깎고(혹시 홧김에 중 노릇을 갔다면 용혹 무괴이어니와) 도무지 어디 당한 것이라고, 망칙하게스리 순검, 도둑놈 잡는 포리(捕吏)를 다닌…….”
즉, 순사를 다닌(보다도 다니다가 못 다닌) 그 사건이었었다.
물론 그것을 일률로 순사라는 그 자체가 무슨 나쁜 것이라거나 족히 다닐 게 못 된다거나 해서가 아니라, 근본이 처지하며 인물하며 성격하며가 무룻 순사와는 인연이 먼 문오 선생이었기 때문에 그 거조가 놀라웠던 것이고, 따라서 그의 그렇둣이 평범한 생애 가운데 단 하나의 요란스런 탈선으로서 형적이 영
구히 뚜렷하게 남아 있지를 못했던 것이다.
내 나이 아흡 살 되던 그 해 가을, 추석명절이 갓 지나고 난 초가을부터서야, 우리는 오랜만에 문오 선생을 도로 맞아 여러날 동안 폐했던 글방 공부를 다시 시작했었다.
문오 선생은 그 해 섣달, 대목 임시에 항례대로 정월 파접이 되자, 설 흥정을 한 것이며, 세찬 받은 것이며 이것저것 한짐을 꽁꽁 우리 집 머슴에게 지워가지고 동촌의 자기 본집으로 나가더니 그러고는 감감 소식이 없고 말았다.
정초가 지나도록 우리한테 세배를 받으러 (실상은 우리 할아버지한테 세배를 하러) 들어오지도 않고, 보름 명절에도 역시 들어오지 않고 하다가 필경 스무날이 넘어 그믐이 지나 글방을 다시 차릴 때가 많이 늦었어도 종시 그는 싹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는 두루 궁금히 여기다 못 해 하루는 할아버지가 기별을 주어 사람을 내보내보았다.
했더니, 문오 선생은 바로 정초에 볼일이 있노라면서 타관엘, 어느 타관인지는 모르나 아무튼 타관엘 나가고 집에는 있지 않더라는 것이었다.
그 뒤에 며칠 안 있다가, 재차 또 사람을 내보냈으나, 역시 같은 소리요, 아직도 돌아오지를 않아서 집안에서들도 근심으로 지낸다는 전달이었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대체 그 숙맥이 타관에 볼일이 있다게, 또 그렇기로손 한 달이 넘도록 나가서 소식이 없다니 필시 이것은 병이 났든지 호식이 되었든지, 좌우간 무슨 탈이 단단히 붙은 거라고 걱정이 이만저만찮았다.
그러나, 우리 글방축들은 걱정은새레 그 싫은 글 읽기를 면하고 맘대로 노는 게 다행스러워서, 문오 선생이 제발 더 더디 돌아옵시사고 은근히들 축수를 했었다.
사실, 어렸을 적 일로 글방 공부같이 세상 싫고 귀찮을 노릇이라고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처음 비로소 글방 도령이 되기는 그 천전해, 즉 일곱 살 적이요, 정월인데 하루는 아침에 할아버지가 나를 데리고 (―가 아니라 붙들어가지고) 글방으로 나가시더니. 문오 선생 앞에다 앉히더니,
“너, 영섭이 이놈, 인제는 한 살 더 먹었으니, 오늘부텀 글 배워!”
하시면서, 다시 문오 선생 더러,
“접장, 이놈이 천하 별종이요, 고집불통이요, 장난 괴순줄 알지?……·그렇지만 인제부터는 말을 잘 안 듣든지 공부를 잘 못하든지 하거들랑, 응!……·그저 걷어 세워놓고서 피가 족족 나도록 종아리를 때려줘…….”
하고, 일껏 엄포를 한 번 하신다는 게, 마지막 가서는 그만 허허허 웃으시면서 내 머리를 쓸어주시는 것이었었다.
별명이 (많은 중에도) 호랑이 영감님이요, 집안 사람에게나 남에게나 정말 호랑이같이 사납고 무섭게 굴곤 하기는 했지만, 한갓 재롱스런 막내 손자 나한테만은 둘도 없이 순하고 착한 할아버지시었었다.
나도 첫째 왈 할아버지가 누가 큰소리 한 번이라도 할세라, 위하고 떠받아주시어 할머니 역시 그러하시어 아버지 또한 만득의 막내둥이라고 귀여워하시어, 이래놓니 시방은 다 일찍 세파에 찌들려 속도 있는 대루 썩고 해서 어렸을 적의 소갈머리는 죄다 없어지고 거진 농판이 되다시피 했지만, 그때쯤이야 집안에 무서운 사람이 없고, 밖에 나가면 망나니에 후레자식이요, 할아버지의 이른바 천하 별종이니 고집불통이니 장난괴수니 하던 소리는 오히려 칭찬으로 들어야 했었다.
그러한 애망나니였으며, 글방의 명색없는 문오 선생 따위가 하나도 무섭거나 어러울 리가 없던 것이고, 그래 그날부터 소위 글공부라고 하늘천 따지를 읽기 시작은 했으나 애초에 그게 장난인 요량이어서, 하무 때고. 싫증이 나면 뛰어나와 내멋대로 딴 장난을 하고 놀고, 선생이 무어 좀 수 틀리는 소리를 하면 냅다 욕을 내깔기고는 안으로 달려들어가셔 할머니한테 역성이나 청하고…….
이렇게 공부하라느니보다는 흉내내기요, 놀기삼아 첫해 일년은 그럭저럭 넘겼고, 그러나 그러면서도 천자와 동몽선습과 또 한 가지 무엇이던가를 떼기는 떼었다.
그러고는 이듬해 봄이자, 통감을 시작하면서 일변 보통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이 그때부터서 비로소 공부의 압력과 선생 및 어른들의 단속이 차차로 무겁고 엄하여 곧잘 나의 응석으로는 배겨내기가 어려워갔었다.
또다시 일년이 지나자, 그때엔 정말 글공부가 싫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새벽 어둑어둑해 일어나서는 학교에 갈 조반 시간이 될 때까지 글을 읽어야 하고 학교엘 갔다가 돌아오면 잠시도 놀 겨를이 없이 이내 글방에 들어박혀 앉아, 글을 읽는다 글씨를 쓴다 하기를 해가 질 때까지 해야 하고, 겨우 저녁을 먹고 나서는 밤이 이슥해, 어느 때는 닭이 울 때까치 역시 그 짓을 해야 하고…… 그 졸려서 졸려서 눈이 슬슬 감기고 하는 깐으로는 꼭 그대로 쓰러져 잤으면 사뭇 꿀맛 같겠는 것을 감히 못 하는 안타까움이더라고야!
날마다 날마다 끝없는 날을 끝없이 그 짓을 되풀이하되 일요일이나 축제일도 없고, 없는 게 아니라 있기는 있는데 학교엘 안 가기 때문에 온종일 글을 읽어야 하니 차라리 더 우울하고, 추석과 정월 두 때의 과정 이외는 방학도 없고, 일 년 열두 달을 다달이 보름과 그믐이면 강을 해야 하고, 하다가 잘못 하는 날이면 종아리를 맞아야 하고…….
해서, 도무지 기운을 펴지 못할 만큼 중압을 느껴, 줄곧 기분이 뜨악한 게 괜히 걱정스럽고 하던 그 글방 공부이고 본즉, 선생이 더디와주어서 단 하루라도 더 마음놓고 놀게 되는 것이 기뻤을 거야 지극히 당연한 노릇이었을 것이다.
그래 아무튼지 정월은 즐거운 채 무사히(진실로 무사히) 넘겼고, 그러고는 바로 이월초승이자, 어디서 우러난 소리인지,
“문오 선생이 전주(全州)로. 순검 시험을 보러갔다더라.”
하는 소문이 좌악 퍼졌다.
우리는 모두들 놀랐고, 한편으루는 곧이들이지를 않았다.
원, 하고많은 사람에 하필 그 문오 선생이 순검을 다니러가며, 대체 그이가 어떻게 순검을 다니냐는 것이었었다.
그러나, 좌우간 그랬다면 우리는 앞으로 다른 선생이 올 때까지는 마음을 놓고 놀 터이어서 다행이요, 제발 그게 사실이기를 바랐다.
했더니, 뒤미처 연해 새소식이 들리는데……·.
“문오 선생이 순검 시험을 쳐서 합격이 됐다더라.”
“문오 선생이 교습소에서 순검복장을 입고 환도를 차고 총을 메고 게를 하고 있다더라.”
“누구는 전주엘 갔다가 문오 선생이 순검복장을 입고 환도를 차고 길로 지나가는 것을 보았더라.”
드디어 사실은 사실인 듯싶었다.
그러고 그제서야 생각을 하니 문오 선생이 얼마 전부터 ‘무선생 일어자통’이라는 책을 구해다놓고서 ‘アイウエオ’를 비롯하여 ‘コンニチヮ’, ‘ユンバンワ’를 열심으로. 공부하던 것도 다아 딴 속이 있었거니 하는 짐작이 갔다.
그것을 우리 할아버지 이하 우리들이며 또 다른 사람들은 다 같이 문오 선생이 글방 아이들 가운데 학교엘 다니는 아이들의 학교 과정을 보살펴주자면 자기가 깜깜속이어서는 안 되겠으므로 그러한 필요를 느껴 국어의 만학을 시작했거니 했을 뿐이지, 설마 그와 같은 의뭉스런 궁량이 있었던 줄이야 눈치인들 채었을 턱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거의 한 일년 동안 자습을 한, 국어의 학력이란 자못 민망한 바 있을 만큼 빈약한 것이었었다.
가령, 할아버지의 서사로 있는 김 서방이 더러,
“아, 여보 점창?……·밥 먹였냐구, 그 인사를 일어루는 무어라구 허넝구라이우?”
하고, 지성으로 물을라치면 문오 선생은 소처럼 씨익 웃으면서,
“ナシタバアシタカ, 그럴 테지…….”
하고, 대답을 하고…·….
또 어느 때는,
“잘 잤느냐는 인사는 일어루 무어라구 허넝구라이우?”
한다 치면,
“ヨタ示マ夕カ, 그럴 테지…….”
하고, 대답을 하고……·.
이렇게 시방 생각하면 매우 딱한 국어의 학력은 학력이었으나, 그러나 그때 당시만 해도 속에 한문장이나 들고 한 사람으로 그만 정도의 국어면 순사로 뽑히기에 또 다니기에 그다지 부족은 없을 시절이었었다.
그 후 다시 얼마나 지나 이월 보름 그 무렵인데, 하루는 우리 할아버지가 드디어 적실한 사실을 아시었던지,
“허! 그런 변괴라니!·…·원 제가 순검이 다아 어디 당한 것이라고……·선비란 자이 포리가 어디 당한 것 이어! 미첬어?…… 미쳐……·안 미치고서야 그럴 리가 있나?……·미쳤어! 아까운 사람 버렸어!”
하고, 미운 소리 고운 소리 험구에 걱정해 싸시는 걸 듣고서야 우리도 마침내 그를 사실인 줄로 믿게 되었었다.
삼월에는, 바로 초정에 문오 선생의 대거리로 역시 동촌에서 새 선생이 들어와 우리는 다시 글을 읽어야 했다.
그러나, 선생이라는 그 영감이 어떤고 하니 나인 칠십에 귀는 절벽이고, 정기라고는 다 빠지고 없고, 게다가 우리가 학교의 과정을 복습할라치면, 그런 글은 아예 들여다보지도 말라고 꾸중 꾸중이고, 모든 것이 문오 선생에게다 대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한 몰골이니, 가뜩이나 성미 유난스런 우리 할아버지의 눈에 괴었을 리가 없는 노릇이어서, 필경 한 달이 다 못 하여 도로 쫓겨가고야 말았다.
그 며칠 동안을 우리는 글방 부엌 아궁이에다가 헌빗자루 몽당이를 거꾸로 세워놓고 절을 하면서,
“늙은 백여수, 어서 나감시사! 늙은 백여수, 어서 나감시사! 늙은 백여수, 어서 나갑시사!”
하고, 세 번씩 부작을 외어 선생 쫓는 ‘뱅에’를 하루라도 몇 차례씩 서로 번갈아가면서 하곤 했는데, 마침 일이 그렇게 되니까 이건 정녕 ‘뱅에’의 영감이 난 것이라고 좋아들 했었다.
할아버지는 또다시 선생을 물색하기는 하는가 본데 선뜻 마땅한 재비가 없었던지 우리는 사월부터 눌러 오월 유월 칠월 팔월 추석까지 넉 달 넘겨 다섯 달 가까이를 선생이 또 생기나, 매일같이 마음은 조마조마 하였어도 성가신 글을 읽지 않고 그날그날을 놀며 지낼 수가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럭저럭해서 글방 공부의 고역을 영 아주 면하게 되지나 않나 싶어 후련한 안심이 들기도 했었다.
하는 동안에 추석을 당했고, 추석이매 한결 더 즐겁게 놀았고, 하다가 송편도 엔간히 동이 날 무렵인 스무닷새 그 어림이었는데…… 누가 꿈에라도 그 생각인들 했을세말이지!
천만 뜻밖에 문오 선생이 돌아오지를 않았느냐 말이었다.
이웃 골 곰개라는 포구에서, 척 흰 테 두른 모자에 복장을 떨쳐 입고 환도 차고 구두 신고 철그럭투드럭 뽑내고 돌아다니면서 도둑놈이 있으면 예끼놈! 붙잡아 포승으로 꽁꽁 묶어 가막소로 보내고, 이렇게 한참 거드럭거리고 순검을 다니며 있을, 그 문오 선생이 아니더냐 말이었다.
그런데 글쎄, 깍은 머리에다가 탕건 받쳐 갓만 썼을 뿐, 전과 다름없는 문오 선생인 채로 별안간 아무 소리도 없이, 하물며 다시 우리들의 글방 선생님으로다가 땅에서 솟은 듯이 불쑥 나타나지를 않았더냐 말이었다.
깜짝 놀랐고, 이마에 가서 하얀 망건 자국만 남고는 박박은 머리 위에 상투가 없어져버린 그의 풍모는 보기에 자못 물스럼이 있었고, 선뜻은 죄끔 반가웠으나 글 읽을 일이 아득하여 정이 떨어지는 것 같았고 일변 어째 순사를 그만두었는 지 그 속이 수월찮이 궁금했고‥…·우리는 누구 할 것 없이 죄다 이러한 마음짜리 였었다.
그 중에도 특별히 글방의 문제인물이었던, 내 끝에 삼촌 태규(씨)같은 군은, 그만 낙담 실망이 되어 퉁퉁 부어가지고는,
“대체 무슨 일이여!……·왜 고이 댕기던 순검이나 댕겨 먹덜랑 않고서 어쩌자구 으실렁으실령 도루 와? 오기를……·내 참 폭폭할 노릇 다 보겠당게!”
하고, 혼자 두런거려쌓기를 마지 않았다.
이 폭폭할 노릇이란 소리가, 우리 다른 축들도 축들이려니와 당자인 그에게는 진실루 적절한 심경의 표백이 아닐 수 없었다.
서당꾼은 나이 알량한 끝엣 삼촌 대규, 그가 오직 하나의 대가리 굵은 군이요, 그 다음이 내 바로 손위의 다섯째 형에, 마침 고 또래의 열너덧 살박이 동네 아이가 둘, 그리고 나…·… 이렇게 도합 다섯인데, 그 중에서도 글 읽기가 제일 고역인 것이 특히 밤 깊도록 글 읽기가 큰 고통인 것이 누구냐 하면 대규 삼촌이었던 것이다.
본디 학문이라는 것에 뜻이 없고, 재주는 소 이상으로 둔하여, 여덟 살부터 열아홉 살까지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은 온꼿 얼두 해를 전혀 한문만 읽었다는 양이, 인제 빠듯이 맹자 양해 왕장을 들여놀 만큼 더딘 진보이었고 보매, 제발 다시는 모면을 했으면 싶었던 그 지긋지굿한 글방 공부를, 웬걸! 도로 또 시작
하는가 할진대, 작히 가슴을 쾅쾅 찧고 싶도록 폭폭하기는 폭폭할 근경이었었다.
그는 그렇다고, 한편 가만히 생각을 하면 문오 선생이 돌아옴이 우리들한테나 돌연이요 의외이지, 적어도 우리 할아버지하고는 단 이삼 일만이라도. 앞당겨, 사전(事前)에 서로 연락과 타협이 있었던 게 분명하고 사실 또 그러했어야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한 것을, 짐짓 암말도 않고 있다가 느닷없이 변(진실로 변)을 만나게 하여 선생이 없더라도 그새 배운 것이나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루 한 차례씩 글들을 좀 읽어라 읽어라 해싸시는 걸 막무가내로 펀펀 놀아먹기만 했던 그 버력인 듯이 한바탕 착실히 우리를 갖다가 골탕을 먹인 할아버지 영감님의 심술도 꽤 어지간한 것이었었다.
하여튼, 아무리 싫고 불평이어도 절대로 피하는 도리는 없는 것…… 하릴없이 우리는 당장 그날로 문오 선생 앞에서 그 동안 여러 날 중단을 했던 글방 공부를 다시금 시작했다.
시작한 지 그리고 한 사오 일 가량 지난 어느 날 밤인데, 계제가 우연하여 우리는 우리들의 궁금거리이었던 것으로 문오 선생이 어째 무엇 때문에 순사를 그만둔 그 내력을 비로소 이야기 들을 기회를 가질 수가 있었다.
초가을이라지만 아직은 늦은 여름이요 길지 못한 밤이라, 저녁 후의 마지막 참으로 읽는 세째 번의 참이 거의 거의 끝나갈 무렵엔, 벌써 오래잖아 첫닭이 울게 밤은 으슥하니 깊었다.
그러노라니, 모두들 졸음이 쏟아져 눈은 술술 감기고 안개속 같이 몽롱한 정신에 끄덕거리는 몸은 맥하나도 없이 시들부들, 이 모양들을 하고 앉아서 마지못해 다뿍 갈린 음성으로 히잉히잉 읽는 시늉만 하는 글소리하며……·남이 본다면 작히 민망스런 꼴이 아닐 수 없었다. 단 한 마디,
“고만들 읽어라!”
하는 영이 뚝 떨어졌으면 단박 퍼뜩피뜩들 살아날 것 같은데, 보아야 문오 선생은 말마다 정신차리란 소리만 지르곤 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문뜩 청을 돋구어,
“孟子對曰何必曰利 니꼬, 只有{仁義矣己耳이다.”
하고, 대규 삼촌의 얼림글을 읽어주는 것이었었다.
문오 선생은 청이 맑고 보드라워 글소리 좋고 잘 읽기로 이름난 선생이었고 해서 그이가 얼림글을 내면 우리는(제 글이 아니라도) 처절로 흥이 나서 운김에 글이 잘 읽어지곤 했었다.
그래, 그때도. (요새말로 하자면) 소위 ‘라스트 혜비’랄까, 우리는 새로 기운을 내어 얼마 동안 보암직하게 한바탕 글을 읽었고, 그러자 이윽고 문오 선생은 자기가 먼저 읽기를 그치더니,
“그마안들 읽어라!”
하는 영이 내렸다.
영이 떨어지자마자들 한꺼번에 글소리를 뚝 그치고는 없던 정신이 번쩍 들어 책을 덮어다가 치운다, 물러갈 차비를 차린다 한참 부산했다.
하는데, 그때 마침 밖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할아버지가 앞 마루에서 빙그레하니, 방 안을 들여다보고 서서 있었다.
노인이라 초저녁에 술풋 한잠을 들르고 나서는 잠이 안 올라치면 더러 글방으로 내러와 글 읽는 것도 보고, 우리들과 얼려 풍월도 짓고, 문오 선생과 이야기도 하고, 하던 끝엔 밤참도 나오게 하고, 하는 걸로 적잖이 심심파적을 삼아오던 터이었었다.
해서, 그날 밤에도 진작부터 내려와 문오 선생의 글읽는 소리를 듣고 계셨던지 천천히 방으로 걸어 들어오면서,
“아 접장, 거 글을 너머 멋지게 읽어서 못 쓰겠네…… 동네 어디 과부가 있으까 무서!”
하고, 실없는 소리를 하며 그를 구술러주는 것이었었다.
문오 선생은 부끄럼을 타 외면을 하고 빙긋빙긋 웃으면서 아랫목 자리를 피해 이편짝 뒤곬으로 비껴 앉고……·할아버지는 아랫목으로 가 앉더니,
“…‥응……·그렇게 글두 잘 읽구 다아 저렇게 얌전한 선비가…….”
하시다가, 마침 동네 아이 둘이 문오 선생과 할아버지한테,
“선생님 알량이 주무세요!
“알량이 주무세요!”
하고, 돌아갈 인사를 하는 것을,
“느덜, 게 있거라, 게 있어……·.”
하면서 불러 앉히고는 태규 삼촌더러 안에 들어가서 무어나 밤참을 좀 하고 마른 안주에 술을 몇 잔 내오게 하라고 시키는 것이었었다.
우리는 도로들 무릎을 꿇고 주욱 앉았다.
할아버지는 빙굿이 한참이나 문오 선생의 그 망건 자국만 하얀 중대가리를 건너다보다가.
“저게 무슨 망신이람! 으응? 저 중대가리 좀 보아…….”
문오 선생은 자꾸만 더 고개를 돌리고 우리는 웃음이 나오지 못하게 입술을 다물어야 했다.
“……·선비가, 선비허구두 점잖구, 다아 저렇게 얌전한 선비가 으응?……·머리 깎구……깊숙한 산중으로 중노룻이나 갔다면 혹시 몰라두…… 생판 순검을 댕겨?……포리?……·그걸 댕겨? 으응?…… 허허허허허. 여보게 접장!”
“…….”
“사서삼경 어디 가서 그린 대문이 있지? 선비는 머리를 깍구 포리를 댕겨야 허느니라……·이런 대문이 어디 가서 있지?”
“…….”
“허허허허허……·그런디 참……· 여보게 접장?”
“아아니 날 좀 보아?”
“예에!”
문오 선생은 외면을 한 채 겨우 대답이었다.
“내가 꼬옥 한 가지 궁금헌 일이 있는데 날 속 좀 시원하라구 그 대답 좀 하여보소 응?”
“…….”
“대체 기왕 한 번 댕겨보자구 시작한 노룻을 그만두기는 어찌서 그만두었넝고?……·어찌서 제에우 보름인가 스무 날인가 댕기구는 그만두었 넝고?”
“뭣이야 거 자네가 내게 헌 관찰 사연대루, 거 원, 젊은 놈이 평생 고리타분하게 훈장질이나 하여먹을 일을 생각허닝게 답답허구 한심하여서, 그래서 한때 미친 맘에 그걸 다 댕겼다구……. 그러면 말이지 응……·여섯 달이나 그렇게 고생을 하여 가면서 순검공부를 하여 갖구서니, 옳게 순검이 되었거던아 왜 좀 한 일 년이구 몇 해구 눌러댕기는 것이 아니라……·응? 어찌서 이만 그만두었어?”
“…….”
“응? 어찌서 그리 쉽게 작파를 하였어?”
“당하여 보닝 게 못 댕기것 더만이요!”
졸리다못해 문오 선생은 겨우 입이 떨어쳐 한 마디 대담이었었다.
“허허허허허!…….”
할아버지는 한바탕 유쾌하게 웃고 나서…….
“……·그래, 못 냉기것덩가?”
“예에!”
“도둑놈 못 잡아보았넝가?”
“예에!”
“못 잡았어! 그럼…… 누구 뺨사대기(따귀)라구 더러 때려보았덩가?”
“어떻게 때려요!”
“아, 저련 놈의 알량헌 순검 좀 보소! 순검허구는 참 데데허네만……·뺨사대기두 못 때렸어.”
“…….”
“도둑놈두 못 잡아보구, 어떤 놈 뺨사대기두 한 번 못 때려보구……그러구서 무얼루 순검 댕겼다구 허넝고? 응……·단 보름이라두 명색이 순검은 순검인디……·복장 입고 환도 차고 말이지……·그런디 통히 아무것두 못 히여? 참말인가?……·뺨사대기 한 번두 못 때려보구……·도둑놈두 못 잡구……·응?”
“…….”
“나는 자네 믿구서 밤인다치면 대문단속두 잘 않구 그렀더니 인제 보닝게 큰일날 뻔히였구만그리여! 으응 ……·그런 놈의 알량헌 순검이 어디가 있어…… 아아니……·허다못해 눈먼 노름꾼이라도 한 놈 잡아보았어야지?…… 참 순검허구 넌!”
노름꾼이란 소리에 문오 선생은 웬일인지 혼자서 자꾸만 피썩 웃어쌓는 게 눈치가 좀 달라보았다.
할아버지는 그 낌새를 채고서,
“그럼, 노름꾼은 잡았던가?”
하고, 딱지를 떼듯 묻는 것이었었다.
문오 선생은 그러나, 더 웃기만 하지 대답을 못 하는 것을 할아버지는 바싹,
“노름꾼은 그러두 잡아보았지?”
“……,”
“응?”
“…….”
“잡아보았넝가?”
“…….”
“잡아보았지? 응?”
질지이심스럽게 캐고 드는 것을 문오 선생은 드디어 나가 드러눕듯이,
“잡다가 말았답니다!”
“뭣이! 잡다가 말다니……·.”
할아버지의 그 놀라면서 허겁을 떠는 엄살이라니,
“그럼, 꽁지만 잡았던가?”
우리는 고만 참을 수가 없어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들 킥킥 웃어야 했다.
“…‥ 대체 원 어떻게 히였길래 그놈을 꽁지만 잡구 말었단 말인가? 응?”
“…….”
“허어허허허 어허허허……·그래, 여엉 못 하여 본 것보다는 그리두 디얼 잡아보았으닝 게……·허어허허?”
할아버지는 여태까지 참고만 있던 웃음을 한꺼번에 실컷 다아 웃고 나서는 다시 또,
“그래 그련디이……·원 어떻게 허다가 잡을 뻔은 하였으며, 어떻게 허다가 놓치기는 하였던가?”
“…….”
“응?……그 이얘기나 좀 히여보소?”
“…….”
“그 이얘기를 좀 히여보라닝 게? 어찌다가 그렀어?”
“아실 것 없어요……·괘앤히 그저…….”
“아아니 자네가 암만 히여두 눈치가 노름꾼을 잡다가 놓치구서 그얼루 순검을 못 댕기구 쫓겨왔넝개비네……·그렇지? 매양……·.”
“쫓겨오던 안 하였어두…….”
“그럼?”
“지가 내놓구 왔어요.”
“노름꾼 잡다가 놓친 것이 무렴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럼?”
“한 놈을 잡아서 묶어놓았더니…….”
“잡았어? 묶었어?”
“그놈이…….”
“도망을 갔어?”
“도망을 간 게 아니라……·.”
문오 선생은 마침내 할아버지의 유도(誘道)에 넘어가 부처님 같이 어렵던 입이 겨우 조끔 떨어져가지고는 뜨뭇뜨뭇 이야기 대답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잠은 죄다 달아나고 모두들 글로루 귀가 바싹 기울어져 있었다.
그러나 마침 밤참이 나와 막 재미있으려는 대목에서 잠깐 이야기는 중단이 있었다.
속이 한참 출출했던 판이라 찐 송편이며 밤 풋대추 감 등속의 과실이며가 수북수북 쟁반에 담겨 두 쟁반이나 앞에 와 놓였을 때는 얼른 손을 내밀고 싶게 구미가 당기었다. 할아버지 앞에는 조그마한 술반에다가 차림 조촐한 술상이 따로 놓이고…….
“어서들 먹어라!”
할아버지는 우리를 건너다보면서 그러시고는 또,
“……·잘 자리니 과식을랑 허지를 말구…….”
하고, 신칙까지 하신 뒤에,
“……·접장은 일러루 오소……·나허구 두어 잔씩만……·.”
하면서 태규 삼촌이 봇는 잔을 당신이 먼저 주욱 마시더니 손수 한 잔을 쳐 문오 선생을 권하던 말씀이,
“이게 무슨 술인고 허니, 점잖은 선비사 머리 깎구서 순검 댕긴 벌주닝게 그리 알구서 먹소오.”
술상 모으로 나앉은 문오 선생은 싱그레 웃으면서 잔을 받아 훨씬 외면을 하고는 쓴약 먹둣 가까스로 술을 마시는 것이었었다.
우리는 떡이야 과실이야 직닥직닥 째금째금 맛있게들 먹으면서도 아랫목의 동정을 살피기에 정신은 한가닥 가서 깔려 있었다.
할아버지는 문오 선생이 되부어드리는 잔을 받아드시면서 환갑에 아직도 정정한 이로. 일변 문어발을 기운좋게 씹으면서,
“게 그리서 ……·묶어놓았더니 도망을 간 게 아니라……·어쨌다? 그 이얘기 좀 마자 듣세?”
“건 머얼 들으실 것이 있다구…….”
“자아……·아까 그 잔은 벌주요. 시방 잔은 상주네! 꽁지만 잡았어두 아무튼지 노름꾼 하나 잡을 헌 그 상주네!”
“저는 인제 더 못 허겠습니다!”
“잘 자리닝게 두어 잔 히여두 괜찮네……·어서 마시구…… 그래 그래서 어쨌다?”
문오 선생은 쓴 술맛에 오만상을 찡그렸다가 도로 펴고는 잔에 술을 또 부으면서,
“아 하루는 밤이 늦어서 비가 치얼철 오는데…….”
“으응 그리서?’’
“순을 둘러 나갔더니?”
“순행을!……·그리서?”
“외딴 주막집에서 불이 반짜악 반짝 허길레…….”
“안 무섭던가?”
“가까이 가보닝게 돈소리가 나구 우세두세…….”
“노름들을 하더라아?”
“쫓아 들어갔더니…….”
“그리서?”
“죄다 풍겨버리구는…….”
“한 놈만 잡혔단 말이지이?”
문오 선생은 싱긋이 웃고 대답을 못 하는 것을 할아버지는 재촉하듯,
“그리서?”
“묶어 잡았더니……·.”
“도망 갈라구 안 부수대구 가만이 있던가?”:
“묶어놓고 보닝게루…….”
“그놈 참 못난 놈이던개비데! 눈먼 쇠경(장님)이든지…….”
“앉은뱅이어요!”
“뭣이! 앉은뱅이?”
문오 선생은 대답 대신 뒤통수로 손이 올라가고, 할아버지는 몸을 커다랗게 흔들면서,
“허어 허허허! 허허허허허! 게 그리서? 학장님 순검이 앉은뱅이 노름꾼을 묶어놓던디이…… 그리구는?”
“살려 달라구 빌어쌓는데……·.”
“빌더라?……·그리서?”
“가만히 서서 제 몰골허며 신세를 생각하닝게…….”
“앉은뱅이 노름꾼을 붙잡아서 처억 묶어놓구 섰던 순검 자네 몰골허며 신세를 한 번 생각히여보았단 말이지? 거 그럴듯한 말이구만! 그래 생각을 허닝 게?”
“기가 맥히구……·.”
“그렇기구 허였을 티지!…… 구리서?”
“허허허 웃어 버리구서…….”
“허허허 웃었다?……·허어허…… 어허허허허! 게, 그리구서?”
“풀어 놓아주구서 그 질루 바루……·.”
“작파를 허구 말았다?……·허어허허허! 어허허허!”
나는 마루의 기둥에 가 기대 선 채 그때 그날 밤 할아버지의 술상머리에 앉아서 단 두 잔 술로 홍당무같이 빠알간 얼굴에, 웃지도 못하고 빙그레하니, 말이래야 뜨뭇뜨뭇,
“풀어 놓아주구서 그질루 바루…….”
순사를 작파했노란 대답을 하고 있던 문오 선생의 그 모습과 더불어 한편 어떤 봉놋방에서 앉은뱅이 노름꾼 하나를 꽁꽁 포승으로 묶어놓고는 놈이 제발 살려 달라고 비는 것을 정복 정모에 칼을 차고 순사로 차린 문오 선생이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섰다가 그만 기가 막혀ㅡ‘허허허 !’ 하고 (울지 못해) 웃으면서 놈을 도로 풀어 놓아주는 그 장면이 마치 필름의 이중노출처럼 눈에 어리어 입가로 절로 미소가 드러남을 깨닫지 못했다.
토방에서 구두를 제해 내해 늘어놓고 손질을 하느라 분주하던 아내가 재촉 삼아 고개를 쳐들다가 문득 내가 혼자서 웃고 있는 것을 보았던 모양으로,
“순사 친구 하나 또 사귄게 퍽이나 재미는 나시나보군요?…… 워넉이 그 사람두 술을 좋아허게 생겼습디다!”
하면서 끈이 오금을 박는다.
하는 소리에 나는 방금 문오 선생에게 대한 그 이중 노출 위에 가서 또다시 아까 그 순사의 영상이 한 개 더 곁들여 삼중 노출로 얼씬거리면서 그리면서 한 새미스러운 한 개의 구상이……·그 순사도 저어 시골(가령 충청도) 어디 촌 학장 샌님네 집안 태생으로 삼십이 가깝도록 상투나 탄탄 짜고 지나다가 요행 국어마디나 아는 덕에 하루아침 뛰쳐나와 순사를 다니는 참이고, 맨 처음 누구를 포박했을 때는 역시(그만두던 안 했어도) 기가 막혀서 허히허 한바탕 웃었을 것이고…… 이렇게 영낙없이 문오 선생과 죄다 꼭 같은 경력이요 인물이거니 하는 사상을 고의로다가 구상하기가 웬 일인지 무척 재미스럽다.
그래 나는 한 번 더 빙긋이 웃으면서,
“그 순사가 꼭 우리 문오 선생님 같다…….”
하고, 혼잣말을 하다가 겨우 기둥으로부터 물러났다.
하는 것을 아내가 별안간,
“아이 참! 내 정신머리 좀 봐……·.”
하면서 문간으로 부산히 나가더니 그러다가 잠깐 들여다보면서,
“그……·문오 선생님이라는 글방 선생이 정씨우? 정문오리구?”
하고, 묻는다.
“그래서? 왜?”
“아아니 그이가 돌아갔다구 부고가 온걸 고만…….”
“머어?”
내 스스로도 의외일 만큼 나의 놀람은 호들갑스럽다. 결코 여느 다른 날 문오 선생의 부음을 들었다면 나는 그저,
“아, 돌아가셨나!”
“그렇지만 육십도 아직 못 됐을 텐데?”
“오랜 훈장길로 모진 치질이 생겨 늘 고생을 하더니…….”
“아무려나 몇 해 더 편안히 사시다가 환갑이나 지난 뒤에 천천히 돌아가시들랑 않구서……·.”
이런 태연한 가운데 좀 섭섭해 하기나 했을 따름일 것이다. 그러므로 놀란 것은 항상 문오 선생이라는 옛 글방 선생이 궂김에 무슨 나에게 아플 무엇이 있었던 때문이 아니요, 계제에 우연히 나의 정신이 시공을 떠나 그의 생애의 회상에 가서 마침 집중이 되어 있었던 차이라, 별안간 들리는 현실의 음향, 즉
부고란 소리가 방심한 신경을 그렇듯 푼수 이상으로 놀라게시리 확대되어 들린 것이었다.
그러나, 경위가 그런 줄은 알았으면서도 그래도 한편으로는, 자아 때마침 공교로이 문오 선생 그와 비슷한 어떤 안면있는 순사 하나가 집 문 앞을 지나다가 잠깐 들어와서 그 순사를 두고서 문오 선생이 ‘순사있는 에피소드'를 생각해, 하던 참인데 그러자 또. 그의 부고가 와서 있다고 해! 했으니 암만해도 이건 무엇이 씌어댄 노릇인성만 싶어 도무지 어떻다고 형용할 수가 없이 마음이 섬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내는 대문 밖으로 나갔다가 이내 검은 테가 둘렸어보이는 엽서 한 장을 들고 왔다.
그는 명색이 신교육을 적당히 받노라고 받았으면서 자라기를 내내 낡은 집안에서 자란 탓인지 부고라면 기어이 집안에다가 들여다두지 않는 미신이랄까 결벽이랄까 대단했었다.
“아 어제 오후에 온걸 그만……·허긴 당신이 너무 늦어서 들어오시기두 했 지만……·.”
이런 발명을 하면서 주는 엽서를 받아들고 보니……·.
‘學生丁公文五以宿患於今月 × 日別世玆而訃습’
갈 데 없는 문오 선생의 부고요, 어제로. 벌써 장례는 지나갔었다.
“거 참 별일두 가다간 있는 겉다!”
결국 한 개의 우연한 일치일 따름인 것을 끝끝내 거기에 신경을 쓰잘 머리가 없는 것이어서 웬만큼 불과심에로 처리를 하느라 혼자 한 마디 뇌고는 돌아서는데,
“왜애? 무엇이 어쨌수?”
하고, 아내가 등 뒤에서 딸 듯이 묻는다.
“아아니 글쎄, 그이 비슷헌 순사가 마침 오구…… 와이셔츠 빤 거 하나 주구려!……·아, 그래서 방금 그이 생각을 허구 있는데, 돌아갔다는 부고가 와서 있었으.니……·.”
“제자라구 혼백이 부고에 묻어왔던 게지요?”
“글쎄에……·그렇지만 이 제자가 머어 그대지 알뜰헌 제자라구!”
“와이셔츠가 모두 칼라가 헤지구 헌걸 미처 손을 못 댔는데에…….”
아내는 방 안에서 장롱을 여닫다가 맨손으로 나온다.
“……·오늘이나 그거 그대루 입으시우!”
“새까맸는데?”
“여엉 더러워요?……· 어디……·.”
아내는 들여다보면서,
“……·아직 괜찮구먼 그러시우?”
“내야 괜찮지만 아씨가……·.”
“내가 어때서오?”
“드런 와이서촐 업구서 양주같이 나가면 남들이 보구서 저 여편네 저는 말쑥허게 빼때리구서두 사낸 저꼴을 시켰단 말이냐구 욕헐 게 아니요?”
“것두, 당신 밤낮 떠받구 나오는 춘추 필법이라더냐 그. 논법이시우?”
“방불허지!”
돌아서서 넥타이를 매느라니까 문지방을 짚고 섰는 아내의 얼굴이 거울 속의 어깨 너머로. 내다보인다.
“노파가 이뻐졌네……·?”
빈말이 아니고 나는 그것을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모양이다.
“……·새루 연앨 해야 헐까봐……·.”
“당신 허구?”
“그럴 수밖에 없을 테지!”
“또 결혼해야 허게? 당신허구……·.”
“걱정스러?”
“하마, 오정 불어요!”
“훠얼씬 자정이랬으면 더 좋겠다!”
이런 아무 쓰잘데 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동안에 나는 어느덧 문오 선생과 그에 대한 일은 다아 잊어버리고 말았다.
〈연대미상〉
2016년 12월 20일 읽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