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백수 할머니

[쇠뭉치]

용감한 백수 할머니

읽고 또 읽어도 시원하네.

아들이 외국으로 여행을 못 가니까 국내 여행을 가야 한다면서 집에 와서 애견 데미를 봐 

달라고 했다. 4박 5일 동안 돌보는데 20만 원이라고 하니 할머니는 입맛을 다시며 백수로 

괜찮은 수입이라고 생각했다. 

출발하면서 며느리는 "데미가 더우면 에어컨을 꼭 켜주세요.

데미 밥은 시간 맞춰 챙겨 주시고요!"

며느리는..

"어머님! 더우니 전기 세 아끼지 말고 에어콘 빵빵 켜고 지내세요." 

어머님! 끼니 거르시지 마시고 꼭꼭 챙겨 드세요.'라는 말은 한마디도 없고

오로지 데미! 데미! 였다.였다.

"알았다! 

너희 개 님 잘 모시고 있을 테니 휴가나 잘 다녀 오니라."

"개 님이라뇨? 그냥 데미라고 하세요."

"디미고 지기 미고 간에.. 알았다 하니! 얼른 가거라!"

아들 부부가 출발하고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텅 비어 있었다. 

"그래 돈 20만 원으로 사 먹든지 굶든지 마음대로 하라 이거지?"

할머니는 에어컨부터 우선 끄고 TV를 켰다.

한참 있으니 개가 끙끙거렸지만. 할머니는 모르는 척하고 부채질만 세차게 해댔다. 

배가 고파지면 냉면도 시켜 먹고 짜장면도 시켜 먹었다. 

개의 사료는 주라는 양의 1/3만 주었다. 

그렇게 하여도 할머니는 더워도 정 힘들면 샤워로 몸을 식혔다.

닷새 만에 피서에서 돌아온 며느리가 얼른 개부터 껴안으며

"어머니! 데미가?"

"시어미가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껐더니 그 카는 갑다!"

"데미는 에어컨 없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시어미는 에어컨 바람에 병들어도 좋으냐?

그리고 너!? 냉장고는 왜 깡그리 비워 놨느냐?"

[억양이 점점 올라간다  ~~]

"시어미는 굶어도 좋고 개새끼만 상전으로 모시는 거냐? 

어데서 배운 못된 짓거리냐? "

[더 억양이 억세어지면서 본 성질이 나오기 시작한다.]

"시어미가 에어컨 안 켜서 개새끼가 뒈지기라도 하면  이걸로 장사 지내그라." 

하면서 받은 돈 20만 원을 식탁 위에 던져 버렸다.

"엄마! 왜 이러시는가?"

아들이 전면에 나섰다.

"그래 너희들 꼭 같은 연놈들이구나!

너그들 나 잘못 건드렸어! 나 누군지 알아?"

[여기서 영웅 본색의 결정적인 과거사가 나온다]

"내가 대구 대봉 동 방천여고 7 공주파를 무릎 꿇린

앞 산 밑에 봉덕여성대학 전설의 빨강 바지 권 말숙이야!

앞으로 너희들! 내가 죽었다고 부고해도 올 생각도 하지 말거라!.

너희들이 온게 보이면 관 뚜껑을 열고 나와 너그 년 눔들을 쫓아내고 

도로 들어갈 테니 어미 보다 촌 수가 더 가까운 개 님이나 모시고 잘 살아라!."

그리고 말숙이  할머니는 휑하니 ~~~ 대구로 내려 왔뼜다

집에 와 있으니 아들 놈이 아버지께 전화가 왔다. 

"아버지! 우리 엄마 치매예요?" 

"그래 치매다! 

치매든 뭐든 내 마누라니까 내가 데리고 살 테니 

니는 네 마누라와 개 님 모시고 잘 살거라. 이 더러 분 넘아!

전화 끊어!!"

"허허허~

호호호~~!!"

백수동지 여러분 시원하시죠?

애견가 여러분에게는 쪼끔 죄송합니다 만 지랄도 풍년이 지여!

젊은것들 아,  

요따우로 살지 말아 천벌이 무섭지 않은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늙고 백수니까 힘없어 이래 사는 줄 아냐?

왕년에는  주름잡고 판타롱  빨강 바지로 중앙통을 쓸고 다니며 

지금의 네 아비를 사로잡은 한때는 잘 나가던 여장부다.

이룸아?

네놈이 덜 맞아서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거구나! 

ㅋㅋㅋ 

그 칠 공주파의 모임은 시방도 매달 7일이면 모이는데 두 할머니가 목욕탕을 운영 중이라 

그 집 찜질방에서 밤을 새우고 다음날 영감들을 호출하여서..

연락을 받고 선착순으로 쪼루로 가서는 밥값을 계산하게 하는 대구에서 아직도 유명한 왈패

할머니들이다!

내 눈에 다시 한번 수작 부리다  걸리면은 죽는 줄 알아라!

씨부럴 놈 아!!

<팔공산 낭만 백수 보명 할머니>

♡속이 시원하구먼.

개새끼 보다 못한 세상, 우짜믄 좋니.

웃으면서 하루 보내세요 ㅋㅋㅋ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온 글을 '철자법'에 따라 고쳐 원문의 맛을 잃게 하지 않았나 싶고 

원작자 님께 양해를 구합니다.>

<받은 글 옮김>

[leeruth]

늙으면 너나 나나 모두 백수이지요
돈을 벌지 못해 백수가 아니라 할일이 없어 백수가 됩니다

[쇠뭉치]

요즈음 접하는 이야기에 '개'에 관한 이야기가 많잖아요.
조상 님들이 '개 팔자 상 팔자' 라더니 그런 세상이 되었어요.

노인이 되어 무위고(無爲苦) 보통 어려움이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