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왕국 이스라엘과 아람(Aram)은 적대적인 관계를 가진 사이입니다. 아람은 히브리인들이 시리아(Syria)를 부르는 명칭입니다. 엘리사 시대에는 이스라엘보다 아람이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던 때입니다. 이 아람에 나아만(Naaman)이라는 장군이 있었는데, 아마 전공(戰功)을 많이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큰 업적을 세운 위대한 용사인데, 안타깝게도 이 나아만에게는 나병이 있었습니다(1절). 1절에 나병(Leprosy, 한센병)이라고 번역한 단어는 히브리어로 “차라흐”(צָרַעַת)인데, 이 단어는 한센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매우 다양한피부 질환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어이기에 한센병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나병환자라면 아람 왕 앞에 서거나, 율법에서 나병을 부정한 병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스라엘에서 이스라엘의 왕 앞에 선다는 것은 상식적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나병이라고 번역했지만, 매우 고질적이고 고통스러운 피부 질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위대한 용사지만, 나병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아만 장군의 집에는 이스라엘을 침략했을 때에 사로잡아 온 이스라엘의 소녀가 있었는데, 이 소녀가 이스라엘에는 위대한 능력을 지닌 선지자가 있기에 그 선지자에게 가면 그 병이 치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2절~4절). 이 말을 들은 나아만은 아람 왕에게 허락을 받아 많은 보물을 가지고 이스라엘로 떠납니다. 아람과 이스라엘이 서로 적대적인 관계인데, 나아만 장군이 이스라엘에 간다는 것은 아람에 있어서는 그만큼 나아만 장군이 귀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나아만이 앓고 있는 질병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나아만 장군은 은 십 달란트, 금 육천 개, 의복 열 벌이라는 막대한 보물을 가지고 떠납니다(5절). 이것을 환산하면 은 약 340kg, 금 약 68.4kg나 되고, 의복이란 아마도 매우 고귀한 신분을 가진 자들이 입도록 만들어진 화려한 장식이 달린 진귀한 옷이었을 것입니다.
나아만은 곧바로 엘리사 선지자를 찾아 나선 것이 아니라 아람 왕이 쓴 편지를 들고 이스라엘 왕에게 찾아갑니다. 아마도 외교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왕은 갑작스럽게 아람의 장군이 찾아와 나아만 장군의 병을 고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아람 왕의 편지를 전달받았기에 매우 난감해하며 탄식합니다(6절, 7절). 이스라엘 왕이 이렇게 한탄한 것은 이스라엘 왕은 여전히 하나님의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섬기는 이스라엘의 왕이라면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전능하신 하나님을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요? 이스라엘 왕은 아람 왕이 나아만 장군의 질병을 고쳐 달라고 트집을 잡아 전쟁이라고 하려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전해 들은 엘리사는 그 장군을 자기에게 보내라고 전합니다. 엘리사는 왕에게 “어찌하여 옷을 찢었느냐”고 한탄합니다. 그러면서 “그가 이스라엘 중에 선지자가 있는 줄을 알리이다”라고 말합니다(8절). 이러한 엘리사의 말은 나아만 장군의 질병을 고쳐 주던, 그렇지 않던 이스라엘은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나라이기에 하나님의 능력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굳건한 믿음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나아만 장군의 질병을 고치거나, 고치지 않거나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선택하실 일이며, 그 전능하신 하나님의 일꾼이 이스라엘에 있다는 자신감과 당당함을 보입니다. 하나님은 하실 수 없어서 못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실 수 있으셔도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으면 안 하실 것입니다. 그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주권일 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충분히 고치실 수 있는 전능한 하나님이라는 것을 엘리사는 굳게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나아만은 엘리사를 찾아왔는데, 엘리사는 나와 보지도 않고 사환을 통해서 나아만 장군에게 이르기를 요단강에 가서 일곱 번 씻으라고 지시합니다(9절, 10절). 아람에서 존귀한 지위를 누리고 있는 나아만으로서는 매우 자존심이 상하고, 마음이 불편하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화가 나서 그냥 돌아가려고 합니다. 나아만이 기대한 것은 선지자가 나와서 자신의 아픈 부분에 손을 대고 기도하여 고쳐 주는 것이었습니다(11절). 그 당시 다른 종교의 주술(呪術)은 대부분 그런 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와 보지도 않고 요단강에 가서 일곱 번 씻으라니 어처구니가 없었던 것입니다. 나아만은 아람의 다메섹에 있는 강인 아바나(Abana)와 바르발(Pharpar)도 있는데, 강이 없어서 이곳까지 왔겠느냐며 화를 냅니다(12절). 아바나 강은 현재의 바라다(Barada) 강으로 매우 맑고 깨끗하여 “황금의 강”이라고 불릴 정도 깨끗한 강입니다. 탁한 물이 흐르는 요단강에 비하면 다메섹의 강의 훨씬 맑고 깨끗하니 나아만이 화가 날 만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아만 장군에게는 지혜로운 종들이 있었습니다. 그 종들은 나아만에게 병을 낫게 하려고 더 큰 일을 시켜도 하지 않았겠느냐며 요단강에 들어가 씻으라는 것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설득합니다(13절). 종들의 이 말에 나아만이 마음을 돌이켜 요단강에 가서 일곱 번 씻으니 나아만 장군의 살이 어린 아이의 살처럼 회복되었습니다(14절). 그리고 14절의 기록을 원문으로 보면 한 번 물에 잠글 때마다 조금씩 회복된 것이 아니라, 일곱 번을 다 물에 잠갔다가 올라오자 그 후에 순식간에 회복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순종했을 때 그 나병이 나았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되 중간에 아무런 변화나 진전이 없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끝까지 순종하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나아만 장군은 그래도 인복(人福)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 집에 종으로 끌려온 이스라엘 소녀가 엘리사 선지자에 대한 정보를 주었고, 아람 왕은 적대국인 이스라엘에 가서 그 질병을 고칠 수 있도록 허락하고 도왔으며, 엘리사의 지시에 화가 나서 돌아가려고 할 때 그 마음을 돌이키도록 조언을 한 지혜로운 종들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나아만의 질병은 완전히 나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에도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함께 도울 때 하나님의 역사(役事)를 풍성히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도움이 필요한 자가 누구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고, 누군가 내게 지혜롭게 조언하고, 도울 때 기꺼이 그 도움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또한 나아만 장군의 질병을 고쳐 달라는 난감한 요청을 받았을 때 이스라엘 왕이 자기 옷을 찢으며 탄식했던 것처럼 하지 말고, 엘리사처럼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한 채 하나님은 그 무엇이라고 하실 수 있는 분이라는 믿음으로 상황을 대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필요하다고 여기지 않으시면 아무리 하실 수 있는 것도 행하지 않으시겠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기만 하면 무엇이든 해결하실 수 있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니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에 두려워하거나 탄식하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전능하신 창조주이시기 때문입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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