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FC, 기대감 키운 데뷔전
삼일절 터진, 가브리엘 골 세례...만세! 용비어천가'
상위권 첫발 내딛은 첫출격 쾌거...신 바람 기대하라
그라운드에 돌아온 '큰 호랑이', 용인 FC 첫 승점을 따내다
대호(大虎) 별명 가브리엘 , 패널티킥 두 골로 개막전 첫 승점 얻어내
2년 전 한국 무대 데뷔 지난해 부상 여파로 작별...힘.스피드로 맹활약
용인FC 공격수 가브리엘은 '큰 호랑이' 별명에 걸맞게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조부상의 슬픔 속에서 그가 넣은 두 골은 패배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해낸 동시에 구단 역사상 첫 골과 멀티 골이었다.
3월 1일 찬안시티FC와의 K리그2 홈 개막전(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가브리엘을 전반 36분과 후반 37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모두 성공했다.
두 골 모두 만회 골이었다.
이로써 용인FC는 천안시티FC와 2대2 무승부를 기록하며 창단 이후 첫 승점(1점)을 챙겼다.
개막전 주인공이 된 브라질 출신 가브리엘 티그랑(Gabriel Tigrao)은 182cm.80kg)의 탄탄한 체력으로
대호(大虎)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름 속 티그랑은 포루투칼어로 대호를 뜻한다.
그래서 가브리엘은 이날 멀티 골을 기록했을 때 양손의 손가락 마디를 구부리는 호랑이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동시에 코를 찡그리며 치아를 드러내는 익살스러운 표정도 잊지 않았다.
약 1년을 기다리고 기다려 온 순간이다.
그에게 한국 무대는 낯설지 않다.
2024시즌 K리그1 광주FC 입단으로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데뷔전에서 골을 넣으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01년생인 가브리엘은 국내 데뷔 당시 만 22세였기에 육상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어느새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같은 해 후반기에 큰 부상을 당했다.
여파는 다음 시즌까지 이어져 지난해 4월 코리아컵에서 넣은 1골이 국내 무대 마지막 공격포인트였다.
결국 그해 8월 가브리엘은 광주FC와 맺은 계약이 해지되면서 한국을 떠나야만 했다.
광주FC와의 작별은 곧 용인FC와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올해 1월 용인FC에 합류한 가브리엘은 이날 개막전에서 과거 부상의 한을 푸는 듯 경기장을 종횡으로 누볐다.
빠른 공간 침투로 얻은 파울과 상대 수비를 등지고 경합한 끝에 얻어낸 페널티킥은 그가 강점으로 삼는 스피드와
힘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평소 활발하고 장난기 많은 성격이지만, 이날만큼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첫 골에 성공하고 난 뒤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동시에 가슴에 왼손을 얹었다.
이유가 있었다.
경기 시작 전 가브리엘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때문 인지 용인FC 골키퍼 포르투칼 출신 에마누엘 노보는 상대편 진영까지 달려가 가브리엘과 함께했다.
두 선수는 같은 포르투칼어를 쓰는 만큼 동계 훈련 때 친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 진영을 공략한 석현준,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한 미드필더 신진호 등 용인FC 모든 선수가 가브리엘과 함께했다.
이들 역시 용인FC 첫 승점의 일등공신이다.
개인사의 슬픔 속에서 맹활약을 펼친 가브리엘, 입단 당시 그는 팀의 K리그1 승격을 목표로 삼았다.
가브리엘의 다짐처럼 용인FC가 2026시즌 K리그2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용인FC, 시민들의 또 다른 여가로 스며들다
홈 개막전 1만 521명 몰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인산인해
백중세 양상에 관중들 웃고 울고...
'앞으로 좋은 결과로 보답'
'용인에서 축구 관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3월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용인FC 홈 개막전에는 1만521명이 몰렸다.
이는 2026시즌 K리그2 개막전 8경기 중 세 번째로 많은 수인 데다 올 시즌 창단구단 중 가장 많은 관중을 모은 기록인 만큼
용인FC는 첫 경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용인미르스타디움, 자줏빛으로 물들다
천안시티FC와의 경기하기 한 시간 전인 오후 1시 용인미르스타디움 앞 삼거리의 교통선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이 있었다.
곧이어 보행 신호가 들어오자, 모범운잔자 등 자원봉사자의 안내로 관중들은 안전하게 교차로를 건넜다.
이들의 발걸음에는 '빨리 축구 보고 싶다'는 설렘이 따라왔다.
경기장 남쪽 입구부터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용인FC 표지판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의 줄을 섰다.
여기에 주장 신진호 등 용인FC 선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거나 가방 등 굿즈를 가지고 온 관중들로 미르스타디움은
자주빛으로 물들었다.
매표소 밑 7개 푸드트럭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다.
한 곳당 적어도 5분 정도를 기다려야 음식을 주문할 수 있을 정도로 손님들이 몰린 것이다.
유니폼 등을 판매하는 스토어로 향하는 발걸음도 끊이질 않았다.
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환호와 탄식 이어져
오후 2시, 용인FC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분위기가 고조됐다.
각자 포지션에 선 선수들은 심판의 호루라기를 신호탄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기 시작했다.
동시에 미르스타디움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관중들, 경기장을 배경으로 입장권을 촬영하는 등 인증샷을 남긴 관중들까지,
미르스타디움 곳곳에 다양한 모습이 나타났다.
함성 속에서 시작된 경기는 백중세를 양상을 보였다.
용인FC는 전반 28분 실점 이후 8분 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파울을 유도하고 직접 키커로 나선 가브리엘 티그랑이 스텝을 밟으며 공으로 향했고, 골망이 흔들렸다.
관중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경기는 후반 1분 천안시티FC의 달아나는 골과 후반 37분 용인FC의 만회 골로 균형을 이뤘다.
그리고 후반 42분, 용인FC의 역전 기회가 왔다.
천안시티FC의 페널티 박스에서 경합 중에 흘러나온 공이 멀티 골의 주인공 가브리엘 앞에 떨어진 것이다.
가브리엘은 오른발로 그대로 공을 찼지만, 공은 골대 오른편을 비껴갔다.
경기장에는 탄식이 길게 이어졌다.
결국 경기는 2대2로 마무리됐다.
'잘했어', '가브리엘, 당신은 우리의 사랑이에요', '용인FC 화이팅' 등 관객들의 박수와 응원이 쏟아졌다.
관중들은 오늘 경기가 어땠는지, 아쉬운 부분이 무엇인지 등을 나누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제 용인FC는 시민들의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가 됐다.
최윤겸 용인FC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1만 명 정도 모시는게 첫 경기 목표였는데 그걸 넘었다고 하니 너무 감사드린다'며
'오늘처람 많은 분이 찾아 주셔서 우리 용인FC 선수들을 응원해 주시면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