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개업한 칼국집에서 조개 서너개 건져먹고 오줌 두어번 누고 일어서니 어느새, 아스
팔트가 녹아내리고 코로 내쉬는 숨으로 오징어도 두어마리 너끈히 구울 8월, 여름의 절정..
가을에 거둬들이는 곡식은 봄에 뿌린 씨앗의 열매이고 아름다운 나의 정원을 갖기 위해
서는 반드시 허리 굽혀 땅을 파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 것도 않은 이 왕게으른 인간은
도적같이 온 8월의 첫날에 당황하며 하릴없이 손가락만 꼬무작거립니다
실토컨대, 제가 약점으로 숨기고픈 신체 특정부위를 망할 더위로 부득이 노출해야 하는
여름을 저는 그리 좋아않지만 온나라가 절정의 휴가인 지금 7말8초의 화끈한 반짝여름
은 반깁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연신 수건을 문질러대고 찬물을 후다닥 끼얹는
작업을 반복하다보면 게으른 인간이 뭔가 보람찬 노동을 한 것 같아 생기도 돌고요..
천지의 수목이 가지 끝까지 검녹색으로 성장하고 태양이 작열하다가 검은 구름이 천둥
치며 소나기를 내리 퍼부으면 허둥대면서도 그 청량감에 잔주름 자글 말라가는 노년의
뭄에 물기가 융숭히 채워집니다
8월은 이 백수가 좋아하는 봉황대기 고교야구가 열기를 더하는 달, 뙤약볕 아래 스탠드
를 메우고 소리 지르는 일희일비는 그지없이 건강한 삶의 발산이고, 땀 흘리며 얼싸안고
몸을 부딪히면, 그래서 또 좋은 여름입니다
여름에는 행상길 중에도 가끔 잎이 길게 우거진 가로수를 걸어보고, 강가의 그늘진 벤치
도 앉아보고 울창한 숲속 어느 절집의 산길을 걸으며 귀에 따가운 매미소리를 들어봅니다
지저귀는 새, 나무 타는 다람쥐 어느 것 하나 외경스런 생명이 아닌 게 없습니다
절정의 여름 이즈음이면 완행기차를 타고 이제는 조상 아무도 살아남지 않은 오래 묵은
고향을 가고 싶습니다, 기차가 읍내 입새의 남천철교를 우르르 우당탕탕 지날 때면 그
소리에 작은 역으로 쫓아나와 아이고, 우리 영의정.. 반겨줄 할머니를 그리며 가슴 뛰던
어린 날의 여름방학이 되살아나기 때문일 터이지요..
생전의 할머니는 이 부족한 맏손자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풍당당 영의정이 될 걸로
굳게 믿으셨는데 오늘날 이리 누추한 몰골이 된 이 손자는 죄스러움에 늘 마음이 아픕니다
읍내를 병풍처럼 에워싼 아홉 봉우리의 구봉산 아래 여섯굽이를 도는 육곡수를 따라 뭉게
구름 피어오른 파란 하늘을 플라타나스 너른 잎사이로 우러르며 불협화음 만발의 풀피리
불고 가던 그리운 돌담 길목을 찾아갈 수 있어 고향의 더운 여름은 언제나 좋습니다
8월의 시작, 성하의 도가니에 풍덩 뛰어들어 등이 따가울 정도로 시린 계곡물을 만나고픔
도 저는 간절한데 바라옵기는 모든 분들, 이제 우리 인생에서는 다시 못올 2024년의 8월을
소중함으로 아껴가며 즐겨보시길 소원합니다
대저, 머잖아 떠오르는 해를 서로 먼저 보려고 정동진, 낙산사, 간절곶, 대보등대 동쪽 끝
으로 겨울 새벽잠 설치는 새해 첫날이 또 금방 오리니..
첫댓글 이렇게 더워 더워하는 팔월도 지나고 나면 그리웠던 날들이려니
그저 오줌도 두어번 누고 푸념도 하면서 강아지 제 냄새 지리며 지나가듯 그렇게 가는거지요.
부산근교 양산이 39.3도 라고 합니다, 대단한
더위인데 환경문제와 어울려 앞날이 걱정도
됩니다, 제목을 오줌.. 운운에서 아무래도
수필방에 어울리지 않아 수정을 했습니다
다른 방과 달리 수필방은 어른들이 계시기에
자기검열을 하게 됩니다
이상하지요.
새벽 00:01 에도 새 글이 오르는데,
오늘은 팔월의 초하루 1시 점심시간이 넘었는데도
글이 안 오릅니다.
여러분 더위를 먹었을까요.
피서를 간 것일까요.
저녁 식사 장거리 좀 보고
샤워 새벽에 걷고 와서 했지만
오늘은 두 번 했지요.
아파트 저 밑, 빈 터에 돈나무?인지
돈이 많이 붓는다 해서 어서 커라고
식물 영양제 병 화분에 끼워 넣고
저녁식사 전에 습관적으로 수필방에 왔습니다.
반가운 글이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더우니, 핸드 폰도 게을 부리는가?
알쏭 달쏭이지만,
아무튼 구봉님 글이 올라서 넘 반갑습니다.
우리 모두, 여름철 건강 잘 지켜요.^^
몇년전에 비해서는 요즘 수필방은 많은 분
들이 찾아오시니 보기에도 좋습니다, 새로운
분들도 들러주시고요.. 좀은 가벼운 타방들
보다 적당한 긴장을 느끼는 게 수필방만의
매력이지요.. 매달 1일이면 제 나름의 월
인사를 드리는데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구봉산이 전국에 몇군데 있는데
어디쯤에 있는 산인지 모르겠네요.
학창시절 여름방학때 고향 친구들과
원두막에서 산수박 먹던 생각도 나고
8월의 첫날. 교회 수련회로 와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있으니
무더위도 피해가는가 했는데요
지금은 숙소로 돌아와 저녁식사 후
잠시 여기 들어와 봅니다
여름 휴가철 건강히 잘 보내셔요..
잔잔한 봉우리가 몇개 이어지는 산은 구봉산
이라는 이름은 부산에도 있고 전국에 꽤 있어
저도 가끔 놀랍니다, 9라는 숫자가 길하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기도 하고요..
저의 구봉산은 경북북부 산골에 있습지요
계곡에서의 수련회로 영성이 더욱 깊어지고
은혜충만의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칼국수 두어 젓가락에..
밀가루 반죽 밀어서 호박 썰어 넣고
칼국수 해서 먹어 보고 싶은데
도무지 시간이 안 납니다.
구봉 님 고향이 청송쪽 맞지예?ㅎ
어느 글에서 본 것 같아서요.
고향 마을에 가면 반겨 주시던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시겠어요.
추위에도 더위에도 약한 저는
한겨울도 한여름도 무섭습니다.
팔월 초하루.
옛날 저희 어렸을 때는
팔월 초만 되어도 바닷물이 서늘하게
느껴졌는데 요즘은 더위가 점점 길어지네요.
우리 모두 이 여름 잘 이겨 보입시더.ㅎ
어린 날의 여름, 마당 멍석위에서 봉으로 반죽
밀어 할머니가 해주던 칼국수 덕분에 그 음식은
지금도 제 영혼의 레시피입니다.. 청송에는 친구
들이 귀곡산장이라 놀리는 별장이 있고 고향은
안동가는 길의 의성이지요
성주는 외조부가 군수를 하셔서 귀에 익은 곳
인데 지금도 성주군청에 사진이 걸려있습디다
@구봉. 외조부께서 성주 군수를 하셨군요.
그 옛날에 군수를 하셨으니
참 대단하신 분이시네요~!!
팔월에 들어섰네요.
지난 주 캘리포니아 오가는 길,
모하비 사막을 중심에 두고
길게 넓게 펼쳐진 사막을 달릴 때는
기온이 화씨로 119도 섭씨로 48도를
오르락내리락 하던데, 밖에 나가면
살이 갈치구이처럼 자글자글 타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주는 동쪽 사우스 캐롤라이나로
달려가는 중인데 좌우로 나무숲들이
많으니 기온은 높아도 눈은 시원하고
밖에 나가도 견딜만 합니다.
구봉선배님도 더위 물리칠 적당한
쉼터 골라다니며 무더운 여름 잘 나시기를
바래봅니다. ㅎ
기온이 높아도 숩도가 낮으면 견딜만 하다는데
한반도는 지금 고온다습이라 마음자리님 조국
은 지금 많이 힘듭니다, 특히 대구는 뭐 사람
잡을 듯하고요ㅎ
마음자라님 이동경로를 보니 한반도의 몇배를
훌쩍 넘는 거리인데 대구 사나이의 기개를 넓게
펴시니 든든합니다, 응원합니다
아...닉이 왜 구봉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ㅋ
소시적 할머니 손잡고 육곡수 큰 개울을 건너
암자를 다니던 길도 구봉산이었고 가을날
할아버지를 따라 다니던 성묘길도 봉우리
아홉이 가지런한 구봉산이었습니다
그 길과 이름은 제 유전자에 깊게 새겨져
있지마는 아사코님은 알아도 몰라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지명이기도 하고요 ㅎ
요즘 유려한 구봉님 글을 자주 만나니
이 아니 좋을씨고!
한 여름에 시원한 바람이요, 청량제입니다
그를 보내며,,,김민기님 관련 글부터 매번
마음으로 댓글 써 놓고 올리지 못하고,
추천은 빼놓지 않고 꾸욱 누르고,,,
할머님의 맏손자를 향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풍당당 영의정의
염원을 다음 생애엔 꼭 이루어드리시길 축원드립니다.
길거리 행상도 아니요,
누추하시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지나치게 겸손하신 듯하옵니다,,,ㅠㅠ
늘 건안하시고 건필하시길요!!!
세상에 대한 안목의 절대부족과 은유기법 결핍
으로 일상의 작은 소회도 겨우 그려보는 잡글
인데 칭찬을 주시니 숨을 데가 안보입니다
대자연의 섭리상 이 더위도 길지는 않을 것이나
요즘은 참 덥습니다, 피서겸 근처의 정갈한
암자라도 다녀오셨는지요..
정말 올여름은 너무 덥습니다
평일엔 사무실에서 시원한 에어컨 키고 앉아 있으면 되는데
휴일 에어컨이 없는 방에서 구봉산님의 좋은글을 보고 더위를 식힙니다
할머니는 안계셔도 찾아갈 고향이 있으니 부럽습니다
조상이 열심히 달리다 내려선 길을 이제는 제가
묘지를 향한 그 길을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인생은 외길이지요..
영화예술에 깊이를 지니신 그산님 닥분에 수필방
분들이 정신적 풍요를 누립니다, 감사드리고요..
그산님 닉을 뵈면 저는 그산이 거기 있어 산을
오른다는 산쟁이들의 격언이 늘 떠오릅니다
9 봉우리의 이름을 따서 구봉산이 되셨군요.
정말 8월은 엄숙한 달인것 같습니다.
지난밤 열대야를 밤잠 설치고
새벽에 한강공원 한바퀴 돌고 들어와 샤워를 해도 금방 땀입니다.
구봉님 여름 더위 잘 이겨내세요.
육체적으로 힘든 열대야의 여름이고 특히 절정
의 8월이지만 모든 건 흘러가는 자연의 섭리상
적당한 운동과 인내로 겪어내고나면 우리는 또
릴케의 시를 중얼거릴 것이지요, 이제 때가 왔다고..
지난 여름은 위대했다고..
기품있는 삶의 예술가 푸른비님은 여름도 운치
있게 보내시겠습니다만..
유난히 할머니 사랑을 많이 받으셨던 구봉 님 저도 그랬는데요.
아무래도 맏손자 맏손녀라서 그런것 같기도하구요.
맏손자 맏손녀 특권인거죠^^
제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집안의 맏이로
이 지구에 왔는데 집안의 고모 삼촌들 이후
수십년만에 태어난 아이라 과분한 사랑과
축수를 받았습지요.. 제 스스로의 자기관리
실패로 그 사랑을 만분의 일도 갚지 못하고
칠십에 이르었습니다마는.. 나무님도 누구
못잖게 소시적 할머니 사랑을 듬뿍 받은 분
으로 보입니다
상큼한 아침 맑은 정신으로 댓글 합니다 .
지난번에 읽고 다시 읽어야지 했습니다.
아홉 봉우리 마다 품고 있을 많은이야기의 구봉산
우리가 살아가는 날들의 사연도 매 한가지 일듯 합니다.
새해에 떠오른 태양도 오늘의 태양과 같은것이지요?
그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렵니다 .
해와 달은 천년전이나 오늘이나 똑같이 뜨고
지지만 사람들이 새롭다함은 더 나은 내일과
희망을 위한 다짐, 결심이리라 여깁니다
고국은 몹시 무덥지만 내일이 가을이 선다는
입추이니 이 모든 것 또한 흘러가고 자리를
잡을 거지요.. 다시 읽으신다니 이리 민망할
데가 없습니다
구봉님의 글에서 자주
할머니 이야기를 접합니다..
끔찍히도 사랑을 주셨던 할머니이셨군요..
우리 손자도 40년이 지나서 이 할미를 참 많이 사랑을 주셨던 할머니라고
기억할 수 있게 해주고 싶네요..
희망사항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