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  장마가 끝나가는가 싶더니 후덥지근하게 더운 나날이다. 작업차를 끌고 나와 나무 그늘에 세워두고 폰을 꺼내 시간 메우기로 작정한다.  유튜브에 갔다가 카페에 왔다 갔다 해도 더위만 더할 뿐 재미가 별로 없다. 세상살아가는 이야기를 안 쓴 지 두 달이 되어간다. 변화 없는 무미건조한 나날을 보내다 보니 글 쓸 소재가 없다. 글 쓰는 사람이 소재가 없어서 못쓴다 해서야 그게 어디 글쟁이라 할 수 있을까. 목수가 연장  나무라는 거랑 같지. 뭐라도 진솔하게 마음에 닿는 대로 쓰노라면 그게 윤색되어 읽히는 게 글이리라. 억지로 글을 쓸려하면 힘만 들어가고 그러면 글도 아니고 말도 안 되고 말씀도 안 된다.</p><p style="text-align: left;"> </p><p style="text-align: left;">  며칠 전  5060카페 삶방에서  '노인인 듯 노인 아닌 노인 같은 노인'이라는 문구에 감탄했다. 노인 아닌 듯 하지만  노인 같은 노인이라지 않나. 바로 나를 두고 하는 소리인 것 같았다. 인생 햇수로 보면 어림없는 노인인데 다섯 시면 일어나 직장에 나가는 만년 현역인 노인 아닌 노인이고, 마누라 눈치를 적당히 살펴야 후환이 없다는 걸 인식하는 걸 보면 영판 갓끈 떨어진 영감탱이 신세이니 어김없는 노인이다.</p><p style="text-align: left;"> </p><p style="text-align: left;">  올 년말에는  정말로 은퇴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젊은 할망과 베짱이 영감이 따분한 나날을 메꿀 생각을 하니 걱정이다. 평균수명까지 산다 해도 8년 남았는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다.</p><p style="text-align: left;">지난달에는 젊은이도 쉽지 않은 유튜브를 해서 구글에서 17만 원을 받았다. 간신히 일 년 만에 구독자가 1000명 넘고 시청시간이 4000시간을 돌파한 지 넉 달만에 광고료로 받은 액수다. 정말이지 부업으로 돈을 벌어보기는 처음이다. 이건 분명히 노인 같지 않은 노인이지 않나?</p><p style="text-align: left;">그런데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 게 '방구 질나자 보리양식 떨어진다'라고 유튜브가 탄력이  붙을만하니까 영상을 만들 소재가 바닥났다. 풍수채널인데 그간 이후락 최형우 박정희 이병철 등 부산 가근방에 있는 유명인사들의 발복 근원을 밝히는 영상을 80여 개 넘게 제작했다.  이제 영남지방을 벗어나야  돼서 물리적으로 시간적으로 난감하여 일단 관망 중이다.</p><p style="text-align: left;"> </p><p style="text-align: left;">  내가 지금 땀이야 좀 나지만 염천이  쏟아지는 쨍빚 아래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을 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가. 과욕 부리지 않고 살아왔는 게 자랑이 아니다마는 그만큼 치열하게 살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 있다. 말쟁이 조용헌은 분수를 모르고 무리수를 두는 자들이 가는 코스가 감방. 부도. 이혼. 암이라고 거품스럽게  주장한다. 재벌이든 천하를 주무르던 장사든  감방 부도 이혼 암과 결연할 수 있을까 반문해 본다,  </p><p style="text-align: left;">  평균수명까지 8년이나 남았든, 8년밖에 안 남았든, 다 내려놓고 세계일주 여행을 해보고 싶다. 퇴근하면 즐겨보는 "아재여행"이나 "수길따라"유튜브에서 벤치마킹 중이다. 돈이야 혹시 로또복권이라도 당첨되면 해결할 수 있지만 무릎수술하고 나니 허리협착증이 뒤따라 온 동행자의 상태가 어쩜 포기해야 하는 버킷리스트일지 모르겠다.</p><p style="text-align: left;">노인 같지 않은 노인이 아니라 영락없는 노인의 현실이다.</p><p style="text-align: left;"> </p><p style="text-align: left;">  노인은 분명 청춘의 반대말인가? </p><p style="text-align: left;">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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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인인 듯 노인 아닌,
노인 같은 노인 ~
요렇게 글 줄을 바꿔 봅니다.
말이 왔다가는 반어적 느낌을 주고
원점으로 가는 글 표현이
나이가 대수냐? 로 대신해 봅니다.
유튜브로 17만원을 받았다 하시니
대단한 노인이십니다.
별 볼일 없는 젊은 이 보다,
별 볼일 많은 노인이 꽤 괜찮은 노인이지요.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부님 다운 말씀입니다
저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습니다
수길따라 유튜브 심심할때 봅니다.
아무거나 잘 드시고
영어도 되고
가곡도 잘 부르셔서 인기 좋다고 하더군요.
수길따라 유튜브하시는 최수길씨 대단한 분입니다
그런 분 존경합니다
열혈펜이고요
노인은 노인이고,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로다~8년 눈깜짝할 새 지나간다우
긍께
아끼다 떵 될지언정
아끼고 아끼며 보내봅세~ㅎㅎㅎ
딱 8년이네요
아직 충분한 시간일지요
분별하자니 청년이고 노인이지
마음이야 어데 나이 먹던가요.
낙엽 떨군다고 나무가 죽던가요.
목전이 천국입니다요. ㅎ
그러세요?
몰랐습니다
잘읽고 갑니다.
재주도 많으시고 글솜씨도 좋으시고
크게 아픈 데도 없고,
그러면 노인이라 하든 아니든 상관할 것 없지 않을까합니다만~
감사합니다
선생님
지금도 현역이시니 아직 청춘이십니다
유튜브로 광고료도 버시고
세계일주 계획도 있으시고 대단하십니다
꼭 그꿈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저도 아직 현역에 있고 은퇴하면
버킷리스트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러세요
대단하십니다
버킷리스트 꼭 성취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