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무왕(재위기간 600~641)이 만든 것으로 전해지는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104의 1)이 지난 2001년말부터 해체되고 있다. 지난 98년 실시된 석탑 구조안전 진단결과에 따른 것으로 내년 1층 기단부까지 해체가 완료된 뒤 오는 2008년 복원될 예정이다.
본래 9층으로 추정되고 있는 석탑은 17세기 이전 붕괴돼 현재 6층까지의 일부만 남아 있으며, 이마저도 일제가 지난 1915년 무너진 부위에 콘크리트를 메워 만든 옹벽으로 지금까지 유지돼왔다. 그러나 9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콘크리트가 더이상 탑의 구조적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가 모두 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그동안 탑을 지지해온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부재를 해체수리한 뒤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문화재연구소의 이번 보수정비사업은 전통의 지혜와 현대의 각종 첨단 과학기술이 모두 동원돼 그동안 민간의 수리업자에게 맡겨온 것과는 수준이 다르다. 문화재 보수정비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륵사지 석탑의 해체과정과 현재 2층 옥개받침석까지 진행된 해체과정과 이를 통해 밝혀진 탑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소개한다.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사업은 지금까지 진행돼온 문화재 수리공사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대역사다. 지난 2001년 11월 시작해, 내년까지 예정된 해체작업 과정을 살펴보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전통 석조각공과 드잡이장, 문화재연구소 건조물연구실 및 보존과학연구실 소속 직원 등을 망라한 ‘미륵사지석탑보수정비사업단’ 구성에서 드러나듯 석탑 해체작업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현대의 최첨단 과학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16명의 직원들중 일부는 길게는 지금까지 2년간 사무실 옆에 마련된 임시숙소에서 머물며 해체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최대(最古最大)일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사업에 대한 외국의 관심도 커 올해에만 가와이 하야오 일본 문화청 장관을 비롯해, 유네스코 산하기관 및 중국 국가문물국 관계자, 이탈리아 문화재보존관련 학자 등이 이곳을 다녀갔을 정도다.
미륵사지 석탑 해체작업은 콘크리트 분리→부재 해체 전 광파측량기를 이용한 측점기록→호이스트를 사용한 석탑부재 해체→부재표면 시멘트 모르타르 제거→단위부재 3D 스캐닝 및 부재입면 도면 작성→부재 암석특징 및 표면 가공도 조사 등의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
일제가 지난 1915년 탑의 붕괴부위에 부설한 콘크리트를 탑 부재를 해치지 않고 분리, 제거해내는 것으로 해체작업은 시작된다. 미륵사지 석탑은 석굴암과 함께 일제가 콘크리트를 이용해 우리 문화재를 보수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현재 전통 석조각공 4명이 달라붙어 콘크리트를 정으로 조심스럽게 깨뜨려 부재와 분리수거하고 있다. 2층 옥개받침석까지 해체가 진행된 현재, 제거된 콘크리트 양만해도 138t에 달하며 내년 해체가 완료되면 200t을 넘길 전망이다.
콘크리트가 제거된 뒤 탑 부재는 해체 전 광파측량기에 의해 각각의 위치와 형상, 상태가 3차원으로 정밀하게 실측조사된다. 이를 통해 해체 뒤에도 본래 탑의 모습과 각 부재의 위치를 알아 볼 수 있다.
석탑 부재 해체는 전통 드잡이공이 안전벨트로 매듭묶기를 한 뒤 호이스트(10t 규격)를 사용해 진행된다. 석탑 부재를 묶고 들어 올린 다음 지면에 내리기까지 숙련된 기술과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이 일은 수십년의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드잡이공 홍정수(65)씨가 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체된 석탑부재는 모두 475개(적심 341개, 외부부재 134개)이며 모두 해체되면 1500~20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어 보존처리 연구원들이 해체된 부재에 미세하게 남아있는 콘크리트 부착물을 치석 제거용 정밀드릴을 사용해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해체된 부재는 3D 스캐닝 작업을 통해 디지털 입체로 제작되며 각각의 부재 입면(모두 6면)에 대한 실제(1대1) 크기의 도면이 작성된다. 현장책임자인 문화재연구소 김덕문 박사는 “부재 전체도면이 완성되면 2만~3만장 정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나면 부재에 대한 상태조사가 진행된다. 1400여년이나 견뎌온 화강암 부재의 미세균열, 풍화정도, 전자현미경을 통한 암석의 조직과 성분 등이 조사돼 복원시 부재 재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부재표면을 석고를 떠 가공정도를 알아보고 있으며 채석산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기후조사와 함께 이끼 등 생물에 의한 석탑의 훼손을 막기 위한 연구도 진행돼 석탑 부재에서 36종의 생물서식이 확인됐으며 이를 제거하는 약품도 개발돼 현재 실험중에 있다
[출처-문화일보 200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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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석탑이 드디어 보수되나 봅니다.
고등국사 교과서에서 보이는 사진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었습니다.(낙뢰를 맞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이번 대보수로 미륵사지 석탑의 말끔한 모습을 볼수있어 흐뭇합니다.
하지만 보수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철저히 조사하여 탑의 원형을 살리는 방안으로 탑을 복원하는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런 상상도 가미하면 재밌겟군요. 석가탑 해체작업때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나왔듯이 미륵사 석탑도 해체시 돌발적인 유물발견은 어떨련지 싶습니다 하하하;;
(예전에 역사스페셜에서 미륵사지 석탑 보수장면을 본적 있습니다. 보고나서 느낌은 제대로된 보수가 되고있구나 라고 느껴집니다. 멋 훗날 황룡사도 복원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흠... 혹시나.. 석탑 해체할때 거기 살던 스님들이 꽁쳐놨던 돈이라도 출토되면...
제발 역사책이라도 나와라 그러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