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장마로 인해 감농장에 가볼 날짜를 가늠하며 자꾸 미루다,
더이상 미룰 수 없겠기에 잠깐 해가 난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출발했습니다.
7월말에서 8월 초순인 이즈음, 감농장에는 감꼭지나방과 탄저예방을 위한 방제작업이 필수랍니다.
감농사를 주로 인선생에게 배우고 있는 초보인 형편이라 한껏 고분고분 시키는대로 하는게, 그러면서 경험을 가지는게 제일 좋을듯 싶네요.
한달음에 도착한 감농장.
풀들이 웃자라서, 무게를 지탱하느라 쳐진 감나무가지와 부비부비를 하고 있으니, 어쨋든 농사꾼으로서 부끄럽고 민망한 풍경입니다.
장마통에 부러진 감나무가지도 몇개 보이구요.
원래 7월 초순에서 중순경에 살포하는게 맞다는군요.
감의 맛을 좋게 하고 커지게 하기 위해 황산가리를 먼저 뿌렸습니다.
어느분 말씀이 '한두푼이 아니게' 다른 비료에 비해 좀 비싼 값이긴 하네요.
그런 후에 예초기를 둘러 메고 나섰습니다.
풀대가 억세고 키가 높아 애를 먹었네요.
한참 땀을 흘리다보니 요란한 소낙비가 와 첫날 작업은 그렇게 마무리됩니다.
이튿날, 새벽 일찍 예초기를 작동시켜보니 시동은 걸리는데 날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기계에는 아는 바가 없어 전전긍긍 이리저리 뜯고 죄고 하다 보니 요렇게 부러져 있는게 나타나네요.
아매도 엔진에서 동력을 전달하는 축인 듯 싶은데, 지리를 잘 아는 지역이 아니다보니 난감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그렇다고 하던 일, 버릴 수도 없으니......
이가 없으면 잇몸입니다.
뒤져보니 녹슨 낫 한자루가 눈에 띕니다.
참 고마운 노릇이네요.
우여곡절 끝에 예초를 끝내고 방제작업까지 하니, 비로소 찬찬히 감나무를 둘러볼 여유가 생깁니다.
인선생 왈,
8월 초순의 이즈음, 태추단감은 열매의 직경이 5cm가 되어야 수확시 300g이 넘는 대과가 생산된다더군요.
손마디 두개가 대략 5cm인데 확실히 넘어보이기는 하지요?
결실된 양이 많지는 않지만 크기로는 만족할만 해서 감나무 뒤어 숨어 혼자 실실 웃었네요.
감농장에 갈때마다 매번 나타나 참견과 꾸중을 하시는 할아버지가 오늘 따라 안보이는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다음은 대봉밭입니다.
대봉은 결실된 양이 많습니다.
인선생이 적절히 적과를 하라고 했는데, 아까운 생각이 들어 소위 '쌩깠더니' 이리 되었네요.
그래도 앞으로 자연낙과는 계속될텐데 싶어 아내와 눈짓 한번으로 무언의 합의를 하곤 계속 '쌩까기로' 했습니다.
이따금 이처럼 까만 점이 보이는군요.
아마도 노린재 등의 흡착자국이 아닐까 싶은데, 앞으로 지켜봐야겠네요.
두녀석이 붙어 버렸네요.
개화 과정상의 연유일까요?
또 공부거리입니다.
빈 밭에 지난 7월 채종한 산마늘씨앗을 파종했습니다.
이쪽의 남은 농지에도 이후 산마늘농장을 만들어 볼 요량인데, 일이 자꾸 늘어나 걱정이긴 합니다.
씨앗을 뿌리고 난 후, 위에 상토를 덮어주어야 하는데 깜빡하고 못가져 갔습니다.
다음번에 덮어주기로 하고 우선 부직포를 덮어주었습니다.
산마늘씨앗은 가뭄과 잡초에 취약하기 때문에 파종 후 복토와 부직포덮개는 필수랍니다.
이번 방문은 일도 많았고, 중간에 소나기, 기계고장 등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네요.
그래도 오매가매 아내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창밖 경치도 감상하고, 특히 휴게소에서 맛난 주전부리도 하는 재미가 퍽 좋네요.
참, 제 입맛 기준입니다만, 정읍에서 전주 오는 중간에 이소휴게소가 있는데 거기 음식이 참 맛있더군요.
음...... 근데 이런 얘기를 여기에 써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혹시 안되더라도 봐주세요. ㅎ
곧 끝난다더니 계속되며 심지어 물폭탄세레까지 퍼붓네요.
모두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무탈과 평온,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
참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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