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회 산행, 붉은오름자연휴양림 (2024년 11월 03일. 일)
집결 : 2024년 11월 03일(일) (음 10/03) 오전 9시
출발 모임 장소 : KBS 앞 골목 만남의 장
산행 코스 :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참가 : 고경윤(백영희 여사), 고유봉(하승애 여사), 김상택(김숙자 여사), 김성해,
김윤희, 백남석(9명)
간식 : 백영희 여사(유자차, 떡), 하승애 여사(쌀과자), 김윤희(아메리카노), 백남석(막걸리, 꽈베기),
자동차 제공 : 김성해, 백남석
●심 : 서바다 정육식당( 현석훈 회장 초대, 소고기 등심)
후참 : 현석훈, 한근세, 황요범
오늘은 720번째 산행으로 붉은오름을 찾았다.
어제 그제, 제21호 태풍 “콩레이(Kong-Rey)”는 타이완을 관통하며 매우 강한 바람과 많은 양의 비를 뿌렸다. 다행히 제주에서의 바람은 느낄 수는 없었어도 한라산에는 2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고, 제주도 전역에도 100mm 넘는 비가 내렸다.
청하지도 않았고, 반갑지도 않은 가을비가 온종일 내렸다, 여느 해와는 달리 가을 들어서 달갑지 않은 비가 하루 이틀 걸러서 내리고 있다. 밭농사 귤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확을 앞둔 콩과 메밀의 여물은 작아지고, 귤은 썩어 내리며 새콤달콤한 맛은 10브릭스를 밑돌고 있어 모두가 울상들이다.
그나마 오늘부터는 비구름이 걷히고 높은 가을하늘의 제모습이 드러난다는 반가운 예보다. 가을은 늘 그랬다. 비가 내리고 난 뒤에는 찬바람 따라 기온이 뚝뚝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어느덧 겨울을 재촉하는 입동(11/7)이 목전에 서 있다.
어제가 가을인가 했더니 이내 겨울 소식을 알리는 전령이 늦가을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오늘 산행은 기가 막히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공기는 맑고 청량하기 그지없다. 비구름이 걷힌 푸른 하늘은 따스하고 마냥 드높다. 완연한 가을 날씨다.
절기와는 달리 제주의 들녘은 아직 푸르름을 간직한 채 겨울을 외면하고 있다.
어느 나무보다 일찍 가을을 챙기는 벚나무 단풍나무 잎이 아직은 가을을 단단히 붙들고 있다. 이곳 저곳 감나무의 감은 노란 등불을 밝히고 있는데 미쳐 잎을 떨구지 못한 나뭇잎은 이별을 아쉬워하는 눈치다. 두 팔을 뻗친 왕벚나무, 밤나무도 물들지 않는 채 그냥 겨울을 나려나 싶다.
행인들 역시 아직껏 더위를 벗어 던지지 않고 있다.
반 팔 옷소매, 긴 팔 티셔츠가 서로 얼룩져 거리마다 출렁인다.
며칠 전에는 이웃집 처마 밑에서 제비 한 쌍이 태연히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길잃은 새이겠지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어쩌면 따뜻한 제주에 취해서 갈 길을 잃은 새들이다. 모르긴 해도 제주에서 겨울을 나으려나 싶다. 철모르는 미물들이 새뿐이 아니다.
모기가 밤잠을 설치게 군다는 투정이다.
수-년 후의 제주에는 겨울 철새인 기러기, 청둥오리, 청다리도요, 물닭 등은 제모습을 감추고, 여름 철새인 제비, 뻐꾸기, 꾀꼬리, 물총새, 호반새 등은 텃새로 서식하게 될 것 같다. 해마다 변화하는 이상 기온은 육지 생물만이 아니라 바다 생물에는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
오늘의 산행은 붉은오름 정취에 흠뻑 빠져 발길을 옮기기에 아쉬움이 많았다. 여느 가을과는 달리 오늘의 숲은 싱그럽고, 공기는 맑디맑고 하늘은 드높고 청명하다. 완연한 가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늘 점심은 현석훈 회장님의 초대가 있었다. 소고기 등심으로 푸짐한 대접을 받았다. 이같이 베푸는 자리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이뿐이 아니다. 귤밭으로 안내받은 우리네는 한 보따리씩 맛있는 귤을 따 들고 왔다. 난생 처음으로 귤을 따본다는 대원들이 대부분이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리라.
쉼팡 1
브릭스Brix (당도糖度)
Brix 란
액체에 녹아든 고형물의 농도를 대략적으로 측정하는 단위. 과일이나 주스, 와인의 당도를 표시할 때 사용된다. 독일 과학자인 브릭스(Brix, A. F.)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과실의 당도 단위. 1도 브릭스는 용액 100그램에 녹아 있는 자당의 그램 수를 의미한다..
우리가 잘 먹는 과일의 평균 당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과일별 평균 당도가 감귤 10 ,포도 15 브릭스, 망고 11 브릭스, 멜론 11 브릭스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평균적인 당도의 수치고 마트 등에서 일명 상품(上品)으로 분류되는 기준의 당도는 이보다 훨씬 높다.
입동 (立冬)
이십사절기의 열아홉째 《상강(霜降)과 소설(小雪) 사이로 양력 11월 7-8 일경. 이때부터 겨울이 시작됨을 뜻한다.》.
입동은 태양의 황경이 225°인 날로 대개 양력 11월 7~8일 무렵이다. 우리 한반도는 점차 밤의 길이 길어지고 낮의 길이가 2~3시간 이상 짧아진다. 입동 이후에는 남극지방의 낮은 길어지고 밤의 길이는 짧아지며, 북극의 밤은 점점 길어지고 낮의 길이는 짧아진다.
입동은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1281) 등 여러 문헌에서 입동 기간을 5일 단위로 3후로 구분하고 있다, 초후(初候)에는 단풍이 낙엽지고 중후(中候)에는 물이 얼기 시작하고, 말후(末候)에는 땅이 얼어붙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입동은 겨울이 들어서는 날이므로 한 해 농사를 마감하고 겨울 채비를 하는 시기다, 이즈음 단풍도 저물고 낙엽이 떨어지면서 나무들이 헐벗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입동 무렵에 수확한 배추와 ᄂᆞᆷ삐로 김장을 담그곤 했는데, 점차 김장철이 늦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충청도에서는 입동을 전후하여 보리싹을 보아 두 개가 보이면 풍년이 든다고 기뻐했고, 제주도에서는 입동에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겨울바람이 모질다고 여겼다.
쉼팡 2
-내장산 2022.11.03., 촬영 황요범-
첫댓글 제주는 가을이 왔건만 푸르름은 여진해 가을을 실감하지 못하는 듯하외다.
현석훈 회장 밀감밭에서
밀감 따 푸지게 먹었는지요?
밀감 따 먹는 것도 좋으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좋은 풍경!
연속 3주 빠졌더니
그리움만 쌓이네.
-고두승-
산행기는 시공을 초월하여
추억을 되살리니 잠시 달콤한 그날을 회상한다.
이런 정성을 베풀 줄 아는 대장은 섬세함이 깃들어 있어 그럴 것이다.
상식도 곁들여주니 한수 터득하누나.
산악동지들이여!
정성껏 쓴 글에 격려를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요.
황 대장 정말 수고 많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