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딸

[청수회]

목사의 딸

4월 21일 건축과 동기모임인 자즐모(자연을 즐기는 모임 : 회장 유공일)에 참석하여 서울대공원 둘레길을 걸었다.

산행을 하면서 건축과 동문 여학생이었던 박혜란(1년 선배)이가 목사가 되어 아버지인 한국의 유명한 신학자 故 정암 박윤선 목사(1905∼1988)에 대한 이야기 <목사의 딸>이란 책을 지난 년말에 출간하여 교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우리가 입학한 1960년도만해도 서울공대 전체학생 1,200여명중 여학생은 3명이었으니 이름만 들어도 알수 있는 동문이다.

친구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목사의 딸> 저자 박혜란 목사는 박윤선 목사와 첫째 부인의 3남3녀 중 차녀로 태어 났으며 이복동생이 3명이라고 전한다. 그녀는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건축과 동기와 결혼해 1970년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45세 늦은 나이에 덴버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난지도 개발전 판자촌이 있던 그곳 반석교회에서 영어성경공부와 수요예배때 설교를 3년간 했고, 그후 포천에 있는 범죄소년 교화소인 “해 뜨는 마을”에서 영어교사와 성경을 3년간 가르치다가 분당 할렐루야교회에서 성경대학 강사로 사역하다가 이 교회에서 2008년 69세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미국에 거주하는데 자주 한국에 나와 여러 교회를 다니며 설교를 한다고 전한다

나는 이 책을 샀다. 그리고 두 번 읽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가슴 아픈 가족사를 가감 없이 적었다.

이 책이 나오자 박윤선 목사의 제자들(약 3,000명)을 중심으로 <목사의 딸>은 왜곡된 시각으로 쓰인 책이고 한국교회에 해악을 끼치는 책이란 비판이 있는 반면, 한 편으로는 한국의 목회자들이 화려한 목회자의 삶과 이면에 숨겨진 아푼 가족사를 통하여 자신을 철저히 살펴 회개하고 깨닫고 변화되어야 할 기회로 삼아야 할 책이라고 평한다.

박윤선(朴允善) 목사는 주경신학자. 신학교육자(1905-1988)로 평안북도 철산군 백량면 출생으로 숭실전문학교 영문과 졸업, 1934년 평양 장로회신학교 졸업하였고. 1936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졸업(Th.M.), 1974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취득한 신학자요 목회자이다.

해방전에는 평양장로회신학교와 만주봉천신학교 교수로, 해방후에는 고려신학교 교수, 서울총회신학교 교수. 총신대학 대학원원장. 1980년 수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섭립하고 원장을 역임하였다.

그리고 한국 최초로 1974년 신구약 성경주석을 완간하신 분이다.

박혜란은 <목사의 딸>을 집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아픈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는 일이 특히 힘들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책에 진실이 아닌 내용이나 과장된 내용은 없다고 했다.

모든 내용은 자신이 갖고 있던 자료(편지, 일기)를 토대로 작성했고 집필 동기는 진실을 남기기 위한 목적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고 했다. 아버지 박윤선 목사는 신학적으로나 인성적으로 분명한 결함이 있는데, 한국교회는 박 목사를 우상 섬기듯 추앙한다고 했다. 아버지의 잘못된 유산을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그 폐해가 한국교회 곳곳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칼빈주의 또는 복음주의를 내세우는 한국의 보수적인 교회는 신본주의를 주창했고 인본주의를 들러리로 세워 구원 받은 사람은 결사적으로 하나님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했다. 이로인해 한국교회는 양적인 성장을 불러왔고 동시에 목회자들의 권위도 크게 강화시켰다고 했다. 목회자는 주의 종임을 내세워 자신의 권위를 공고히 하였고, 교인들 위에 황제처럼 군림하게 되었다고 했다.

주의 종임을 내세우는 목회자들은 교인과 목회자의 관계를 유교적 군신관계로 만들어 가며 잘못된 유교적 칼빈주의를 강론하고 있다고 했다. 목화자들은 하나님의 은혜란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정작 그 은혜를 이웃과 함께 누리는 데는 무감각하다고 지적한다.

아버지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유교적 군신관계로 이해하여 죽도록 충성하라고 가르치신 오류를 범했다고 평하였다. 인간은 언제나 죽을 죄인임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사랑의 하나님을 이해하지 못하고 불행한 종교인으로 사신 분이라고 하였다.

아버지의 저서 <기도, 죽기 내기로 기도하라>는 제목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교제인데 죽기 살기로 하는 걸 어떻게 교제라고 할 수 있나?고 반문 한다

기도와 찬송과 설교가 은혜를 누리는 과정인데 설교때 마다 죽기내기로 기도하고 믿으라고 강조한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한다.

아버지는 이런 것들을 많이 강조했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제자들이 똑같이 따라 하고 있다고 개탄하고 있다.

아버지의 잘못된 가르침을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아무런 성찰 없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한국교회는 기도를 열심히 해서 뭘 받아 내려고 한다. 우상숭배다. 마치 신령 나무에 딱 매달려 놔주지 않는 그런 모습이다. 기를 쓰고 교회에서 살게 하고, 헌금하게 하고, 봉사하게 한다. 이 모두 다 교세를 늘리기 위한 방편이지, 교회의 본래 가치가 아니다. 진정한 복음을 모르는 교회의 일꾼을 양성하여 신앙인이 아닌 종교인을 양산하였고, 아직까지 이런 내용의 책을 팔고, 설교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훈택 교수는 박윤선 목사 23주기 추도식에서 박윤선 목사의 이신칭의 교리에 대하여 비판하였다. 그는 박운선 목사가 개혁을 부르짖었고 주석을 저술한 것은 높이 평가되지만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만 받는다”는 이신칭의 교리를 너무 강조하여 가르친 박윤선 목사의 가르침을 받은 많은 목회자들이 “어떻게 의의 열매를 맺는가”에 대하여는 배움이 부족하여 목회 현실에서 이를 잘 가르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0년이 넘었지만,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아직도 아버지를 성인 모시듯 한다.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주변 목회자들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 한국교회 문제를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는 박윤선 목사에 대한 비판이 필요했다. 마침 나에게 자료가 많았고, 한국교회를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박혜란 목사는 술회한다.

아버지가 한국 최고의 칼빈주의자로 알려졌지만 그의 저서 여러 곳에서 유교적 칼빈주의자였음을 보여 주고 있다고 했다. 이것을 신학과 목회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은 큰 충격이었다고 하였다.

이 책에서 박혜란 목사는 아버지는 유교적 사상을 완전히 도려내지 못한 채 칼빈주의를 받아들여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아버지로 인생을 마감했다고 적었다. 아버지는 남존여비 사상으로 어머니를 대했으며 충효사상으로 자녀들을 대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종이라 강조하신 아버지는 자기 눈에 벗어나는 행동은 가차없는 심한 분노와 매질로 가정을 다스렸다고 한다.

박윤선 목사는 박혜란의 어머니 김애련 씨와 자녀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였다고 주장한다.

아버지 박윤선 목사는 분노가 많고 성미가 급한 성격이어서 폭행은 순간적으로 일어났고 “밖에서는 성인처럼 추앙받는 아버지였지만, 가정에서는 자녀들과 어머니께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분이었다. 그런 이중적인 모습이 우리를 더 힘들게 했다”고 증언한다.

사실 박윤선 목사는 큰 아들의 비행으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아예 큰 아들은 돌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고려신학교 교수 시절 신학교 내에서 박 목사가 바른 소리를 하면 자기 아들이나 잘 다스리라고 핀잔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큰 오빠는 아버지의 의처증 때문에 부부 싸움이 많았고 어머니가 매를 많이 맞고 살았다고 회고한다.

아버지는 항상 자신은 주의 종이기 때문에 대접받는 것이 당연한 것 거럼 생각했고 오직 성경을 가르치고, 신학생을 돌보고, 전도하는 일만이 하나님의 일이라 생각한 분이라고 회고한다. 아버지는 영의 일과 육의 일을 이분법으로 분리해서 생각하셨는데 그래서 교회와 신학교는 돌보면서 가족은 돌보지 않았고 큰아들은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농촌에서 양계장으로 생계를 이어가다 미국으로 이민 같고, 작은 오빠와 언니는 고등학교때 선교사의 알선으로 미국으로 입양되어 미국 시민권을 받고 살았으며 어린 박혜란과 두 동생은 고아원에 보내질 뻔 하다가 이를 모면하고 계모의 학대 속에서 고통스런 유소년기를 보냈다고 슬퍼하고 있다.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딤전5:8)의 말씀을 잊고 사신 분이라고 슬퍼한다.

1954년 어머니는 부산에서 술 취한 미군 병사가 운전하는 차에 치어 돌아가셨다. 당시 네덜란드에서 유학 중이던 박윤선 목사는 김애련 씨 사망 후 10일 만에 귀국한다. 귀국후 맨 처음 한 일은 사고을 낸 미군 병사를 선처하도록 탄원서를 미군 당국에 낸 일이었다. "귀국후 아버지는 충격에 빠진 자녀들에게 아무런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았다. 자기 할 일에만 몰두했다. 그 뒤로도 어머니의 추도 예배를 한번도 드리지 않았고, 어머니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어머니 사후 6개월도 안되 재혼한 아버지는 자기와 남동생 둘을 고아원에 보내려고 적당한 곳을 알아 보았다고 이영일 박사는 증언한다.

박혜란 목사는 고아원에 있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는 아이도 데려다가 입양하는데 아버지 당신이 살아있음에도 자기와 동생 둘을 고아원에 보내려 하셨다니 부모의 책임은 그렇다치더라도 자식에 대한 원초적 애착조차 없었던 분으로 목사로서 자격이 없는 분이라고 개탄한다.

그러나 박헤란 목사는 이 책을 통하여 아버지와 자식들간에 화해와 용서를 하지 못하고 사별한 아쉬움과 아버지에 대한 깊은 사랑과 그리움을 애절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새 어머니와는 서로 용서를 빌고 화해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혜란 목사는 이 책에서 슬픈 자기 가족사를 들추어 냈지만 치유와 회복으로 마무리하는 복음의 위력을 증언하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하여 박혜란 목사를 이해하게 됐는데 그녀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복음을 깊게 이해하고 있으며 복음에 일치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버지 박윤선 목사도 시대적 상황적 한계속에서 살아오신 분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도 우리들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살아온 왜정시대, 그리고 해방과 6.25전쟁통에 정말로 어렵게 살아온 모습을 보는 느낌이다.

숭실대 김영한교수는 박혜란의 <목사의 딸>은 보수교회 목회자들의 신관과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하였다고 평하면서 모든 인간은 그 시대의 아들 딸이다. 인간의 지식도 다 그 시대의 제약물로서 한계를 지닌다고 하였다. 박윤선 목사도 그 시대의 유교적 가부장 속에서 표상된 하나님 이해과 윤리를 가졌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보수교회 목회자들도 이 책을 비평하지 말고 이 책을 통하여 자기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하며 목회자들의 신관과 윤리관을 정립을 하는데 있어서 이 책은 하나의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 하였다.

기독교 60동기들!

한번 읽어 보면서 자신을 살피는 계기를 갖으시면 어떨런지요?.

[hyonku]

호오 ~

[自然人]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현대의 한국 대형 교회의 권위주의적인 형태가 많은 모순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데 박혜란 목사는 이점을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서 느끼고 있었던 것 같군요 .이 책이 교회의 정화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