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살인범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고재봉, 김대두, 우범곤, 정두영, 유영철,김동민, 정남규, 조승희, 정상진, 강호순. 2007년 4월 버지니아텍에서 일어난 “미국역사상 최악의총기살인사건”의 주인공인 조승희의 경우, 범행장소가 미국이지만 국적이 한국이기 때문에 포함됐다.
저자가 10대 살인마를 선정한 이유는 ‘이러한 살인기계들로부터 가족과 이웃의 목숨을 지켜낼 방법은 없을까?’하는 의문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결론은 이렇다. “정답을 찾을 길이 없다.인명은 재천이요 팔자소관일 뿐인가?”
그러나 정말로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대학이나 중고교에서의 정신질환자에 의한 집단 사고를 막는 노력은 무모한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최근 사라졌던 조승희의 상담기록지가 버지니아텍 상담센터 소장으로 일했던 심리학자의 집에서 뒤늦게 발견됐다.이를 둘러싸고 파문이 일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정신보건 서비스의 문제점과 후속 대책을담은 보고서와 논문이 발표되고 있기에 일부를 소개한다.
여러 문제로 조승희는 2005년 12월 13일 밤에 정신과에 입원하였다가, 자신과 타인에게 급박한 위험은 없다고 평가되어, 다음날 퇴원조치와 함께정신과 외래치료를 명령받았다. 하지만 가족들은 상황을 몰랐고, 치료는 제대로 강제되지 못했다. 이 치료가 제대로만 이뤄졌다면 조승희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거나,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버지니아텍 사건을 심도있게 다룬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 2007년 7월호는 대학 정신보건 분야에서정신과 의사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미국 대학들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현재 버지니아텍의 상담(counseling)센터에는 한명의 정신과 의사가 상근하면서, 2만명이 넘는 학생의 정신건강을 담당하고 있다. 뉴욕대(NYU)의 경우 3명의 정신과의사가 상근하면서 상담을 원하는 학생에게 48시간 내에 정신과적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버드대의 경우 프로보스트(provost)를 역임한 정신과 의사 스티븐 하이만(Steven Hyman)의 노력으로 새로운 통합부서를 만들어 정신과 의사가 하버드대생의 정신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한국의 대학상담센터에서 상근하는 정신과의사가 있다는 소식은 접해 보지 못했다. 일본만 해도 정신과의사가 심리학과 교수직위를 갖고 대학보건당국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시사저널 보도에 의하면 정신적인 고통으로 인해 상담을 받는 대학생이 한국에서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제2, 제3의 조승희 사건을 예방함은 물론, 대학생 개개인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서도 외국 대학의 변화를 눈여겨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