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夢) 이야기
예부터 꿈은 신들이 인간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수단으로 여겼다. 꿈의 몽환적 세계는 신과 인간이 만날 수 있는 시공을 초월한 통로였다. 그 꿈을 해석하는 사람도 나타나 꿈풀이를 하기도 했었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는 꿈은 경험한 것이 기억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라며 하루의 잔상이 꿈이 된다고 했다. 또한 억눌린 욕망이 표출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인은 잠이 들면 몸에서 영혼이 분리되어 나가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꿈이라고 했으며, 좋은 꿈은 신이 준 선물이라고 했다.
꿈이 현실로 다가오기도 했다. 화학자 케쿨레는 뱀이 자기의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에서 벤젠의 고리 모양 구조를 밝혔으며, 멘델레예프는 꿈에서 본 악보에서 영감을 얻어 주기율표를 만들었다. 이처럼 영감을 주며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언하기도 한다. 오늘에도 뱃속의 생명에게 영향을 준다고 하여 산모는 좋은 마음과 좋은 음식을 먹으며 태몽 교육을 하기도 한다.
이스라엘 성조 야곱의 아들 요셉은 해몽으로 이집트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다. 파라오의 꿈을 풀이하여 기근을 막았으며 부강한 나라를 만들었다. 파라오의 신임을 얻어 기근에 허덕이던 가나안의 아버지 야곱의 가족을 이집트 고센으로 불러들여 살게 했었다. 그들의 기세에 눌린 파라오는 완고했지만, 그들이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했는지도 모른다.
고대에는 예언자가 우후죽순처럼 나타나 꿈을 통한 신의 계시라며 백성을 구렁텅이로 몰아넣기도 했다. 모세를 비롯한 참 예언자가 나타나 신의 계시를 전하며 백성의 길을 인도했다. 엘리야 예언자는 바알신(우상)의 거짓 예언자 사백오십 명과 대결하여 이겼으며 거짓 예언자를 모조리 없애버렸지 않았는가.
오늘날에도 하늘의 계시를 받은 예언자라며 자신을 믿으라고 한다. 자신이 신이라며 믿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며 올가미를 씌워 악으로 몰아넣고 있다. 사회가 혼란할수록 거짓이 참을 누르고 있다. 사이비 종교에 현혹하여 빠져드는 일이 없도록 자신을 다잡아야 한다.
나는 좀처럼 꿈의 기억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한가지 꿈이 앞길을 인도했었다. 고등학교 마지막 예비고사 합격자가 발표되고 본고사가 한 달가량 남았었다. 갑자기 몸이 아파 자리에 눕게 되었다. 입시일은 다가오는데 비몽사몽으로 밤낮을 구별하지 못했다. 내일이 입시일인데 전날 선친(?)께서 하늘에서 내려와 왜 잠만 자느냐고 나무라시며 입시에 나올만한 문제를 지적해 주셨다. 꿈의 환시에서 깨어 밤새 아픔도 잊고 책장을 넘겼다. 다음날 무사히 시험에 응해 합격했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요한의 묵시록은 꿈 이야기이다. 꿈의 환시에서 예수께서 자기에 관한 얘기를 요한에게 전한 것이다. 꿈에서 천국을 둘러보고 심판과 구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세상의 일곱 교회에 알리라고 했다. 또 로마의 박해를 받는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내어 적그리스도와 싸워 승리자가 되라는 것이었다.
꿈은 정신세계의 반영이다. 길몽, 현몽도 있지만, 악몽도 있다. 나쁜 꿈이라도 그것에 대비하여 조심하면 다가올 불행을 미리 방지하고 길조로 바꿀 수 있으리라. 꿈은 지난 일을 되뇌는 기억일 수도 있지만, 미래를 예견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