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상선암 진단및 수술병원선택>
8월말 점심시간에 회사근처 병원에서 초음파로 종양 2개를 발견하고 소견서 받아
한양대 병원에서 초음파 ->조직검사->암진단->수술날짜 확정까지 약 40일정도 소요되었습니다.
평균 2-3개월, 늦으면 6개월까지 기다렸다 수술받는 분들에 비해 빠르게 진행된것은 갑상선암 수술로 명성이 높은
아산병원,연세 세브란스병원, 삼성의료원등이 아닌 한양대병원을 선택한 이유가 큽니다.
다른병도 아닌 암수술인데 인지도 높은 병원에서 수술받고 싶은 생각도 컸지만 한양대 병원으로 결정한 이유가 몇가지 있습니다.
- 병원위치가 집(성수동)에서 10분거리, 회사(종각)에서 20분거리라 수술전 각종 검사와 수술후 진료에 대한 부담이 적음
- 갑상선 로봇 수술을 연세병원 다음으로 많이 시술함
- 암진단 받은후 한달내에 수술이 가능
9월 30일 외래 진료로 수술날짜를 10월 9일로 결정하고 입원하는날까지도 수술에 대한 불안감과 동시에
'수술이 좀 늦어져도 아산병원으로 갈까... 아니 로봇 수술이니까 연세병원으로....아니야..로봇 수술말고 그냥 목절개로 할까...' 등등 정말 많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삶을 살아오면서 수없이 내 앞에 놓여있던 선택과 결정의 순간...
암진단을 받고 환자가 되어도 가족과 주변인들의 조언은 듣지만 병원부터 수술방법까지 선택은 결국 내몫이구나...
내게 적합한 여러 이유로 한양대 병원을 결정한 만큼 다른 마음 먹지 말고 ..수술 잘 받도록 강하게 마음 먹자!라고 다짐했습니다.
입원 일주일전 피검사, 흉부 X-RAY, 심전도등 수술전 필요한 기본 검사를 했고 다행, 별이상이 없어 10월 8일 입원이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 로봇 수술및 입원기간>
* 갑상선 로봇 수술은 겨드랑이 부위를 7-8cm정도 절개하고 유두옆을 약 2cm 절개후 로봇 팔을 넣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장점- 육안보다 10~15배 확대된 3차원 입체영상으로 수술 시야를 관찰하면서 '콘솔'을 통해 사람의 손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수술 도구를 조종하며 수술을 시행하고
의사가 작은 혈관과 신경을 직접 확인하면서 집도할 수 있고, 작은 손 떨림까지 방지할 수 있어 한층 더 정밀하고 안정하게 진행될 수 있다.
기존의 수술 방법보다 합병증 발생이 줄어들며 작은 절개로 인해 환자의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단점 - 시행한지 얼마 안되어 수술후 후유증에 대한 장기적 검증이 안됨.
의료보험 적용을 못받아 시술비용이 높음 (약 700-1000만원)
여기까지 내가 알고 있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로봇수술에 대한 정보.....
10월 8일 입원 수술전날
주치의(김종민 선생님) 설명은 안정성면에서는 목절개나 로봇수술이나 동일하다...
다만, 로봇수술은 갑상선 종양의 크기가 작고 전이가 없을때 반절제 시술이 가능한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시술의 또다른 방법이다.
결국, 로봇수술은 목의 흉터가 남지 않는다는 미용적인면이 가장 큰 장점이고 이외 후유증, 합병증에 대한 위험도는 목절개 수술과 거의 같다는 의미...
수술 전날이라 그런지 로봇수술에 대해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담백하게 말씀하시것에 더 신뢰감이 들었고 수술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두렵게 여겨지지 않았던 것은 주치의 선생님이 워낙 차분하고 상세하게 말씀해주셔서 수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오히려 안정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신마취에 대한 것도 한양대 근무하면서 단 한건의 마취사고도 본적이 없고 약이 점점 좋아져서..걱정하지 말라는 농담어조의 말씀에 안도의 웃음...
같은날 비슷한 연령대의 여자분이 갑상선 암 로봇 수술을 동일하게 받게 되어 한살 차이로 아깝게...
수술 순번이 두번째로 밀림(잘 아시겠지만 수술 시간은 노인,소아,합병증유무,나이순등등에 따라 결정됩니다.)
10월 9일 수술 당일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 <이사야 41장 10절>
한양대 원목실에서 병실 침대위에 놓아 주었던 성경 구절 카드 인데...
수술실로 이동하기전까지 계속 보며 마음에 위안을 얻은 말씀입니다.
신랑과 가족을 뒤로하고 수술로 혼자 들어가야 하지만...
하나님의 의로운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겠다는 말씀이 얼마나 위안이 내는지...
예정보다 1시간 30분 늦게 12시 30분 수술실로 이동했고 5시경 회복실에서 나왔습니다.
신랑이 5살 딸아이를 안은 모습과 엄마..아빠.. 마취에서 깨어 몽롱한 상태로 가족들 얼굴이 차례로 보였습니다.
딸아이에게 옅은 미소만 보이고 다시 눈을 감았고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되어 눈물이 흘렀습니다.
침대에 누워 병실로 옮겨지는 짧은 순간... 아..수술 했구나.. 안도의 마음뿐..
겨드랑이부터 가슴까지 붕대가 감겨있고 피주머니까지 차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고 아프다는 느낌도 없었습니다.
병실 침대로 옮겨지는 순간... 상체를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를 알고서야.. 아픔을 느꼈다고 할까...
로봇수술이 겨드랑이로 로봇팔이 들어가서 목부위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가슴근육이 터널처럼 들리게 되는데
수술후 이틀까지는 겨드랑이부터 목까지 사선으로 압박붕대를 감고 있어서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잠자는것도 불편합니다.
붕대를 풀고나면 움직이는것이 한결 가벼워지나 사실 목보다 가슴근육이 당기는듯한 통증이 있습니다.
목은 통증보다 이물감이 있는데 하루가 다르게 나아지니 수술후 통증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듯합니다.
10월 10일~15일 병실생활
다른 병원에 비해 입원기간이 길다 싶은 생각도 있었으나 태경 교수님이 로봇수술후 여러 증상들에 대해 충분히 지켜보시려고 한다는 말을 믿고 매일 맞는 항생제 주사와 포도당 링거등이 고통스럽긴 했지만 최대한 병원 생활을 즐기려 노력했습니다.
수술 이틀후 신랑의 말리는데도 불구 머리도 감고 병원주변을 산책도하고 많이 움직였습니다.
입원기간동안 신랑이 휴가를 내고 퇴원하는날까지 같이 있었는데 시간밥먹고 푹쉬니까 본인도 건강해지는것 같다고 할정도로 밥도 서로 잘 챙겨먹고 잠도 잘자고 대화도 많이 하고... 노트북에 다운받은 드라마도 보고.. 책도 읽고...
맞벌이 부부라 정말 정신없이 생활했는데.. 비록 병실이긴 했지만 이렇게 많은 시간을 둘만 공유할 수 있다는것에 감사했습니다.
의사는 연관없다고 하지만 말도 많이하고 너무 많이 움직여서 그런지 피주머니는 퇴원당일에야 뺐습니다.
같은날 오전 먼저 수술했던 분은 저보다 3일이나 먼저 피주머니를 뺐는데.. 회복속도에도 확실하게 개인차 있는것 같아 신경이 좀 쓰였으나 의사샘은 걱정할 사항이 아니라 해서 안심했습니다.
<수술후 18일.. 현재까지..>
전이가 없어 갑상선 반절제했기 때문에 식이요법이나 방사선 치료가 없어 일상생활의 제약은 크게 없습니다.
수술 일주일후 외래진료를 한번 다녀왔고 한달후 다음달 중순 예약이 되어있습니다.
겨드랑이의 수술상처가 아직 선명하게 보이고 가슴에 당기는듯한 통증은 미미하게 있으나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온것에 감사할뿐입니다.
30분이상 쇼핑이나 1시간이상 산책은 아직은 무리인듯하고 피로감도 쉽게 느껴져서 회복에 있어 너무 성급한 마음을 갖지 말자 컨트롤 하고 있습니다.
수술까지 너무 빠르게 결정하고 진행한것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으나 지금은 잘했다 싶습니다.
나뿐 아니라 가족들도 수술하기전보다 확실하게 안정된 생활을 찾았고 불안감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생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일 겪으며 절실하게 느낀것은 나같은 극소심 A형, 새가슴이 생각보다 담담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수술을 받기까지는 신앙과 가족의 힘이 컸습니다.
또한 인터넷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질병과 증상, 치료및 수술방법, 병원과 의사에 대한 세세한 내용까지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고 있는데..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내게 맞는 정보를 잘 선별하여 진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검사가 진행중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카페에는 한양대 병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서 간단하게 진료 팁을 드리자면,
갑상선 진료는 [내분비대사내과]
수술은 [이비인후과]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양대에서 갑상선 수술을 가장 많이 하시는 태경 교수님께 받았는데 좋은점은 갑상선뿐아니라 귀랑 기관지까지 다 봐주시고 성대가 약간 부은것이 역류성 식도염 때문인것 같다고 처방전 받아서 약을 먹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시는분인데 자상한 스타일은 아니나 내공(?)이 느껴지는 분입니다.^^
첫댓글 고생 많았네요..수술 잘되었다니 다행입니다..어쩌면 로봇수술이 외관상 흉이 없을뿐이지..가끔 로봇수술하신분들 보면 더힘들게 회복이 되는것 같은 마음이 드네요..저도 로봇으로 하려 했지만 전절제라 어쩔수없이 그냥 수술했는데..암발견 하고 한달만에 수술 하고 수술 한달째..생각보다 회복이 넘 빠르고 로봇 수술 안한걸 다행으로 생각한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외관상 흉터가 티가 안난다는것외에 별다른 차이를 못느끼겠고..개인차가 있겠지만 제 경우에는 회복이 더 늦는듯해요.. 전절제로 로봇수술 못하시는분들 아쉬워하실 필요 전혀 없을듯합니다.^^
수술 무사히 마치신거 축하드려요. 앞으로 몸관리 잘하시구요. 상세하게 적은 글 너무 감사히 잘 읽었구요. 아직 병원조차 결정을 못내린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네요. 지혜롭게 결정해서 수술 잘 받아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암진단보다 수술이 더 무섭게 여겨졌었는데... 나중에는 수술만하면 나을 수 있다는것에 더 감사했어요.. 저도 그랬지만 결정하신것에는 불안한 맘 떨치시고 긍정적인 생각만하세요.!! 수술 잘 되실겁니다^^
고생하셨네요~~ 수술 잘 되었다니 축하드려요..앞으로 건강관리 잘하세요!!!
저는 전절제라 그냥 수술했구요. 5일만에 퇴원했습니다. 반절젠데 8일이면 기간이 꽤 긴편인데요. 하지만 목흉터 걱정 안해도 되니까 고생한 보람 충분히 느끼실수 있을꺼예요. 부러워요.
흑흑 제가 수술한거 마냥 마음이 찡하네요.수고 많으셨어요.앞으로는 더욱 건강챙기면서 사시길~~화이팅
알기 쉽게 잘 써 주셨네요~~ 믿음 안에서 담대하게 수술도 받으시고 남편과 많은 시간 대화하고 그런 것들이 살면서 쉽게 얻을 수 잇거나 경험 되어지는 것들은 아니지요.... 일종의 축복이라면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잘 해나오셔서 박수 쳐 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그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더 많이 사랑하고 풍성하게 감사하는 믿음 생활로 영육간의 강건한 삶을 위해 기도 드립니다
와~~완전 지대로 적어 주셨네요 ㅋㅋ많은분들이 도움 많이 되실듯 하네여^^수고 많으셨어여^^빨리 쾌차하시길 빌어여~~~화이팅이요^^
따뜻한 마음으로 축하해 주시는 글들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너무 감사해요.. 퇴원후 마음은 안정은 많이 찾았는데 아직 운동은 못하고 있는데 빨리 회복하고 좋은 정보는 회원님들과 자주 공유할께요^^*
자세하게 써주셔서 넘 감사합니다....저도 반절제만 하기를 바라고는 있지만 그게 제 맘대로 되는건 아니죠...확실히 하기위해 절개술을 택했지만 가끔 목에 자국날꺼 생각하면 로봇은 어떨까 생각이 들기도 해요..그치만 소심A형인 저도 걍 확실한 수술방법을 선택하려구요.....진짜 조언은 많이 얻을수 있지만 결정은 내몫인거죠..회복도 빨리하시길 기도드려요...
잘되신거같아 다행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다음주 화요일 한양대 태경 교수님께 로봇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로봇으로 하길 잘한건지... 걱정이 되어서 찾던중 글을읽게되었네요. 저희 어머니도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셔서 약먹고 계시고 거기에 페렴증상이 좀 있으시다고 하네요... 로봇으로 하길 잘한건지. 가슴에 혹도 있으신데.. 불안하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