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4월 29일 화요일) 종로 서울 극장에서 본격 형사 버디무비 <와일드 카드> 기자 시사회가 있었다. <약속> 이후 거의 4년만에 영화를 내놓은 김유진 감독은 국내에서는 중견 감독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무대 인사 때 얼굴을 붉히며 신인 감독 같은 모습을 보였다. 김유진 감독은 "한 1년 6개월 동안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탄생한 작품이라 맘 고생이 심했을 각본가 이만희를 비롯한 모든 스탭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로 무대인사를 대신했다. 또한 감독 장윤현 감독은 이 날 감독이 아니라 제작자로서 시사회에 참석, 김유진 감독에 대한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주연 배우인 정진영은 김유진 감독이 4년에 한 번 영화를 만들어서 올림픽 감독님이란 별명이 붙었다라는 비화(?)를 들려주면서 감독님이 <약속>으로 자기를 밥먹여주게 하시더니 이번엔 <와일드 카드>로 밥먹여 주시더라라면서 감독님과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뭐니해도 무대인사의 하일라이트는 양동근. 인터뷰할 때 너무 말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이번에도 "우산 쓰고 오셨나요(밖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으므로). 한 철 장사는 우산 장사가 제일 나은 것 같아요(웃음). 감독님이 영화를 잘 찍으셔서 영화도 잘 나온 것 같구요. (잠시 침묵). 뭐 그렇다구요. (다시 횡설수설 끝에) 즐감 하십시오"라는 아리송한 무대 멘트를 남겨 장내는 잠깐 양동근식 유머에 휘말려 들썩거리기도 했다.
전형적인 두 형사 버디무비이긴 하지만 줄충한 두 배우의 연기와 잘 짜여진 시나리오 덕분에 2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와일드 카드>는 오는 5월 16일 일반에 공개된다. 다음은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 간담회 내용이다.
* 카메라 후레시가 번쩍번쩍거리는 가운데 사진기자들이 너도나도 배우들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들의 카메라를 봐달라고 요청하자 양동근 왈 "눈이 사시여야 겠어요"
Q <와일드 카드>에 대해 전체적으로 한마디씩 한다면.
A 김유진 그동안 국내에 굵직한 형사물 들이 몇 개 만들어져 왔다.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최근작 <공공의 적>. 그리고 가장 힛트친 <투캅스>등. 그래서 이 영화들과 좀 다르게 보이기 위해서 어떻게 만들까 고민을 많이 했다. 형사 장르이므로 사건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사건을 만들까 생각하다가 형사들은 어떻게 밥 먹고 생각하고 뭣 때문에 싸울까 등등의 자료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요소요소에 집어넣어 각본을 써나갔다. 사람들이 자꾸 잊어버리는데, 최근 몇 년 간 길거리에서 사람을 납치해서 때리고 카드를 뺏어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거리에 다시 버리는 이른바 뻑치기가 굉장히 성행했다. 근데 이런 뻑치기가 만연한 것을 사람들은 자꾸 망각한다. 그래서 이것을 소재로 다루게 되었다. 문제는 범인들과 주인공들이 영화 후반에 이르기까지 별로 부딪히는 일이 없어서 갈등 형성이 안되는 것이었는데,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줘서 잘 해결되었다. 영화에 미진한 부분도 있고 좋은 부분도 있겠지만, 되도록 이면 좋은 부분만 극대화 되었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램이다.
양동근 TV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찍는 와중에 <와일드 카드> 시나리오를 받았다. 하지만 받고도 읽기 싫어서 차 안에 몇 주 동안 처박아 두고 안보다가 읽게 되었는데 너무 재밌었다. 그래성 영화를 찍게 되었는데 감독님도 잘 해주시고 다른 분들도 잘 해주셔서.. 영화 재밌죠?? (다들 '네'라고 대답하다!! 양동근은 일반 팬 뿐만 아니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한채영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재밌게 잘 만들어 진 것 같다. 근데 다른 분들만 잘 하신 것 같아 난 좀 아쉬움이 남는다. 감독님께서 매번 저에게 채영이가 제일 이쁘게 나온다며 위로해 주시곤 했는데, 오늘 보니 여자는 나 밖에 안나온 것 같다.
정진영 아까 무대 인사 때 농담으로 감독님을 영감님이라고 부르긴 했지만, 사실 한국영화계에서 중견 감독들의 작품이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힘차고 묵직한 영화를 만들어 줘서(김유진 감독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Q (정진영에게) 현재 <와일드 카드>와 비슷한 형사 버디무비인 <살인의 추억>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 영화와 비교하여 부담감은 없는가.
A 정진영 사실 그 영화를 아직 못봤다. 하지만 평이 좋다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영화가 한국영화계에 나와줬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과는 우리 영화와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와일드 카드>는 묘하게 사람 냄새를 풍기는, 뭐라고 해야하나. 그러니까 주인공들의 행동에 대해 이런 저런 핑계를 대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끝에 가서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행동이 관객에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영화다.
Q (양동근에게) 영화쪽에서는 주로 조연만 맡아 오다가 이번에 처음 굵직한 역을 맡았다. 그리고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역인 것 같다. 특별히 연기를 위해 캐릭터 분석 같은 것을 했는가.
A 양동근 분석 같은 거 안했다. 그냥 보시는 그대로 연기했을 뿐이다.
Q (감독에게) 영화가 한 쪽에 무게 중심이 실린 것 같다.
A 김유진 영화를 만들기 전 색깔을 정하는데, 그때 한창 조폭 영화가 유행하고 있었다. 이런 영화를 청소년이 보고 뭘 깨닫겠는가. 커서 조폭되라는 영화밖에 더 되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약속>도 거기에 일조를 했지만. 그래서 깡패가 아니라 경찰 영화를 만들자!! 라고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전형성도 있고 결말이 한 쪽에 치우친 경향이 보일 수도 있다.
Q (정진영에게) 그동안 정진영씨가 출연해 온 영화들은 비교적 흥행이 잘 되었는데, <와일드 카드>의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A 정진영 배우와 흥행은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관객이 얼마나 들 건 간에, 일단 영화가 잘 생겼다는 느낌을 받을 때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사실 흥행이 잘 되려면 여기 모인 기자분들이 기사를 잘 써주면 되는 것 아닌가(웃음).
Q (한채영에게) <해적 디스코왕 되다>에 이어 <와일드 카드> 역시 홍일점 연기를 하고 있다. 남자들 사이에 끼어 영화를 찍는 기분은 어떤가.
A 한채영 여자 혼자라 사랑을 독차지 할 거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외롭다. 게다가 양동근씨나 정진영씨가 모두 너무 말이 없으셔서, 말 한마디 듣기도 너무 어려웠다. 대신 감독님이 제일 이뻐해 주셨다.
Q (감독에게) 영화를 보기 전에 시나리오를 읽고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는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재밌게 만들어 진 것 같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대사의 질감을 잘 살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것은 감독님의 지시에 의한 것인가.
A 김유진 양동근과 정진영이 자신들의 역할을 정확하게 분석/파악하고 촬영장에 왔다. 두 사람이 너무 원한대로 잘해줘서 놀랄 때가 많았다. 그리고 영화를 만들 때는 되도록 작가가 원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Q (감독에게) 영화가 잘 만들어 진 건 사실이지만 기존 버디 무비 캐릭터들의 전형성도 보인다. 이런 전형성을 탈피하기 위해 염두에 둔 것이 있는가.
A 김유진 난 범죄자들에게 어떤 특성이 없기를 바랬다. 그러니까 범인을 봐도 어 저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라는 느낌을 받도록 의도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많이 신경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만들어진 걸 보니 잘 안된 것 같다.
Q 영화에서 코믹성이 많이 배제된 것 같다. 일부러 그런 것인가.
A 김유진 내 딴에는 많이 넣은 건데(웃음), 기자들이 많이 안 웃어준 것 같다. 내가 웃음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부분에서 많이 웃어주질 않았다. 아마도 단순하게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기자 시사회였으므로) 원한 만큼 반응이 없었나보다라는 생각이다. 일반 시사회 때 다시 잘 봐야할 것 같다.
Q (양동근에게)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 선택의 기준이 무엇인가.
A 양동근 내가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가. 아닌 것 같은데. 난 그냥 연예라는 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을 뿐이다. 작품의 선택 기분은 없고. 그냥 재밌으면 한다. (이 대답에 김유진 감독은 웃으며 그게 정답이라고 응수해준다)
Q (감독에게) 감독님이 보시는 양동근이란 배우에 대해 한 마디.
A 김유진 예전에 양동근이 TV 드라마를 한창 찍을 때, 그에 대해 칭찬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근데 같이 하고 보니 그 말을 알 것 같다. 난 배우들을 잘 안기다리는 편이다. 그게 무슨 말인가 하면 난 지금 당장 영화를 찍어야 하는데 내가 캐스팅 하려는 배우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그 작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다른 배우를 쓴다는 말이다.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양동근은 이런 상황이 되었을 때 기다렸다가 같이 찍을 만한 배우다.
Q (감독에게) 마지막 장면에서 감독님이 원하는 장면(경마장에서 촬영할 예정이었으나 허가가 나지 않아 결국 경륜장에서 찍었다)을 못 얻은 걸로 알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
A 김유진 그 점은 정말 내가 여러분에게 호소해야 할 문제다. 경마장은 어느 개인 사업체의 소유가 아니라 바로 우리 것인데, 절대 빌려주질 못한다고 해서 결국 시나리오가 바뀌어 버렸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문화를 대하는 태도가 확립이 안되있다. 청와대를 포함해서 여러 곳에 탄원을 했는데, "경마장에서 범인을 잡는다는 설정이 싫다"라는 말 한마디로 허가를 못 받고 말았다. 시나리오를 바꾼다는 것은 거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기분이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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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와일드 카드,,보면서 뭔가 좀 약하다고 느꼈는데,
근데 시간이 갈수록 좋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별 특별한 클라이막스도, 이렇다할 내용도 없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잔잔한 즐거움,,이랄까 뭐,,,,,
살인의 추억이란 흥행작과 맞붙어 좀 시기가 안좋았던게 아쉽네요.,
영화자체로는 한국의 여타 삐리한 영화들 보다는 훨씬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이 드는데,,,
어쨋거나 여러분 이 영화보시면 복수가 보일거예요,ㅋㅋ
특히 한채영 쫓아다니던 부분이나 범죄자에게 들려주던 대사는
복수가 화면에 그대로 걸어다니는듯한,,,,
그래도 이 영화보면서 젤루 통쾌한건
복수가 정달이 한방 먹인다는거,,ㅋㅋ
어쨋거나 우린 의리로라도 다 봐줘야 할 영화,,,
여기서부터는 어리버리한 자마의 시사회 이모저모,,,
시사회가 시작되기전 허겁지겁 자리에 앉았는데,
옆자리의 관촌 왈 "화장실 앞에 동근이 있다,"
그 소리에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후져, 한밤, 자마, "꺄"라는 괴성과 함께 벌떡 일어나 화장실을 향하는데,
난 이미 극장출입문밖으로 나왔는데, 방금까지 옆에서 같이 걷던 한밤이 안보이는거다,
옆을 보니,한밤, 예상치도 않은 출입문앞의 벨벳커튼이라는 거대한 장애물을 만나 한참을 그 미로에 똘똘말린채 손을 저어대며 버벅대는데,,
내참,,일행인게 남사스러버서,원,,,,-_-;;;;;
우쨋든 동근 발견,
아, 근접할 수없는 카리스마,,,
숨막히는 그 카리스마에 압도당해 잠시 뻘쭘대던 자마와 후져,
그러나 곧 전의를 정비하여 "복수야,,,"라고 비굴하게 불러보지만,
매니저에게 곧바로 저지당하여 바로 꼬리를 내려야했다,
그러나 그때 잠시 마주친 복수의 눈빛,,,캬,,,잊을수없어,,,
그 우스꽝스런 꼬락서니를 연신 싱글대며 지켜보던 정진영,
그리고 자신에겐 일말의 눈초리도 안보내주던 우리를 연신 쬐려보던 한채영,,,뭘 째려보냐?
나 이쁜것들 싫다했지?..나가있어,,,
그렇게 다시 자리로 돌아가 영화는 시작되고,,
영화가 끝나자 기자들만의 인터뷰가 열리는 곳으로 이동한 동근일행을 쫓아,
짐짓 기자인척 가장하며 어설프게 그 꽁무니를 쫓는데,
그런 어리버리함을 딱 눈치챈 담당자,,
"어디서 오셨지요?"
"네멋 30이요,,"
음,,씨알머리도 안먹힐 얘기,,-_-;;;;;;;;;;;
첫댓글 자마님두 짱!!^^...잘 봤습니다.^^
역시 누나꼰 잼나구 좋아여 ^^ 잘 읽었어영 ^^
우와~~~넘 부러워여~~복수를 직접봤다니..아~영화도 넘 보고프네여..인터뷰글잘봤어여..이런글 올라오길 얼마나 기다렸던지..자마님 감사^^
넘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저역시 이런 시사회후기를 목빠지게 기다리던 사람입니다... 근데 파자님의 눈에 양동근이 멋있었다니 진정 한카리스마 하나봅니다^^;
흠 나두 기자인 척하고 거기 들어가 볼껄 그랬나 ㅡ,ㅡ
ㅎㅎ... 일본'퀴어'웨이브 있던데.......ㅡ//ㅡ. 어지간한거 매진이드만여...... 쩝 아쉬워디짐.......... ㅠㅠ.....아흑~
역시...ㅋㅋㅋ. 네멋 30이요...라는 대목이...ㅋㅋ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