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접촉불량
- 가장 어이 없는 케이스이다.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각 부품간에 접촉이 불량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파워 서플라이, 하드디스크, 렘과 그래픽카드의 경우가 그러한데, 메인보드에 부착되어 있는 렘과 그래픽 카드가 접촉이 불량하면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할 리가 없다. 마찬가지로 파워 서플라이가 메인보드나 컴퓨터의 각부품과 접촉이 불량하다면 전기가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으므로 고장이 생긴다.
이러한 접촉불량이 컴퓨터 고장의 70 ~ 80% 를 차지한다. 이건 내가 낸 수치가 아니라 컴퓨터 전문 잡지에 나온 수치이다. 내가 직접 A/S를 할 때에도 거의 이러한 고장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내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우선 모든 기기들간에 접촉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해보라~!!! 즉, 메인보드에 꽂혀 있는 렘, 그래픽카드가 확실히 접촉되어 있는지 확인해보고, 파워 서플라이의 전원이 메인보드, 하드디스크, ODD에 (ODD 는 CD롬이나 CDRW, DVD롬, DVDRW 등과 같은 광학 드라이브의 총칭이다.) 잘 접촉되어 있는지도 확인해 보라. 쉽게 말하자면 각 부품의 연결상태를 확인하고 꽉꽉 끼워주라는 말이다.
만약에 잘 접촉되었음에도 문제가 지속된다면 지우개 신공을 써라~!!! 지우개 신공이라하면 말 그대로 지우개를 사용하는 것이다. 즉, 렘, 그래픽카드 등을 메인보드로부터 분리하여 메인보드와 접촉되는 부분 (금색부분)을 지우개로 깨끗이 닦아주는 것이다. 지우개로, 접촉되는 금색부분을 깨끗이 지워주면 지우지 않은 부분과 색깔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렘의 금색부분은 색깔만 금색이 아니라 실제로 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있는데... '금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금도 변한다. 금도 산화되는 것이다. 다만 그 녹이 철과 달리 눈에 잘 띄지 않는 색일 뿐이다. 지우개는 바로 이러한 산화된 찌꺼기를 제거해준다. 따라서 지우개로 금색의 접촉부위를 깨끗이 닦아서 지우개 가루를 확실히 제거한 후 다시 꽂아보라. 신기하게도 컴퓨터가 고쳐져 잘 돌아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2. 컴퓨터의 적
- 모든 전기기기는 공통된 적이 몇가지가 있다. 그 적들을 우선 알자.
첫번째로 물... 당연히 적이다. 쉬운 예로 물에 빠진 핸드폰을 생각해보라. 바로 고장이 난다. 두번째로 열...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누구나 배우는 사실이 있다. 금속의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 활동이 활발해져서 전도율이 떨어진다. 따라서 컴퓨터도 열이 발생하면 전도율이 떨어지고 성능 저하가 되며 심지어는 온도를 못이겨 고장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세번째는 먼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면 책상 한쪽 구석에 쳐박아놓고 케이스를 한번도 열지 않고 고이 모셔두고 사용한다. 그리고 고장이 나면 컴퓨터 수리 매장에 들고와서 하는 말... '컴퓨터 사고 한번도 열어본 적이 없어요.' 이 말은 곧 '난 컴퓨터에 해가되는 짓이나 충격을 준 적이 한번도 없어요.' 라는 말을 하려고 한 것이겠으나 사실은 '난 컴퓨터에 무관심했어요.' 또는 '난 컴퓨터가 고장나도록 방치했어요.'라고 자수하는 꼴이다. 이들의 컴퓨터 케이스 뚜껑을 열어보면 먼지가 가득하다~!!! 심지어 '황야의 무법자'와 같은 서부영화에 자주 나오는 장면이 컴퓨터 케이스 안에서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즉... 서부영화에 꼭 등장하는 장면... 횡~ 한 마을에 건초더미가 굴러간다. 이들의 컴퓨터 내부에는 건초더미 대신에 먼지가 건초더미처럼 엉켜서 굴러다니고 있다.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경우는 십중팔구 이러한 케이스이다.
컴퓨터 내부에 먼지가 많으면 먼지 자체가 전기를 통하는 성격을 가진 경우가 있어 컴퓨터 내부에서 누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먼지가 각 부품에 내려 앉으면 먼지가 옷이 되어... 보온 현상을 일으킨다. 컴퓨터 부품이 전기제품이므로 당연히 열이 발생할 수 있는데, 게다가 먼지가 보온까지 해준다. 고장이 되어버린다.
온도 얘기가 나와서 한 가지만 더 짚고 넘어가겠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케이스가 작고 귀엽다고 초슬림 케이스 또는 미니 케이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정말이지 컴퓨터 수리기사로서 이러한 사람들은 한 대 때려주고 싶을 만큼 밉고 어이 없다. 컴퓨터의 수명을 최소한으로 잡을 경우는 3년으로 본다.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의 A/s 기간이 3년인 점을 보아도 이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컴퓨터의 기본 수명은 보통 5 년으로 잡는다. 기본의 A/s 기간인 3년에서 2년을 더 연장한 5년이 일반적인 컴퓨터의 수명인 것이다. 이 이후에는 정말이지 어느 부품에서 고장이 날 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튼 보통의 수명으로 잡는 5년은 일반적인 크기의 데스크탑 케이스를 사용하는 기준이다. 일반적인 크기의 데스크탑은 크기가 초슬림 케이스에 비하면 약 두배가량 크다. 즉, 컴퓨터 내부 공기가 뜨거워지더라도 두배의 공간이 있는 만큼 공기의 온도가 두배만큼 더 데워질 여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초슬림의 경우는 컴퓨터 내부가 작아 공기가 금방 뜨거워진다. 게다가 요즘에 컴퓨터 소음을 없애고 싶다며 뜨거운 공기를 빼내는 팬을 제거하는 사람까지도 있다. 컴퓨터 내부 공기가 사우나 공기처럼 뜨거워지면... 고장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케이스는 작고 귀여운 슬림보다는 크더라도 고장이 적은 일반적인 크기의 데스크탑을 사용하는 것이 컴퓨터의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잘 찾아보면 크기는 크더라도 초슬림 못지않은 디자인의 케이스가 분명히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우리집 컴퓨터는 정말 내 마음에 꼭 든다. 이 케이스는 팬이 전면과 후면에 두개가 달려 있어, 전면 하부의 팬에서 컴퓨터 내부로 차가운 공기를 불어넣어주고 후면 상단부의 팬에서 더워진 공기를 밖으로 뽑아준다. 더군다나 케이스 전면에는 LCD 판이 있어 컴퓨터 내부의 세 군데의 온도를 보여준다. 내 경우에는 CPU 방열판, 메인보드 노스 브릿지 방열판, 그래픽카드 방열판에 부착하여 온도를 전면 LCD로 확인할 수 있다.
3. 자가 진단
- 컴퓨터가 고장이 나면 기본적인 고장인 경우에는 메인보드에서 비프음으로 어디가 고장인지 알려준다. 렘이 고장인 경우에는 삐~~~ 삐~~~ 삐~~~ 하며 길게 비프음이 들리고, 그래픽 카드가 고장인 경우에는 삐비빅 삑~ 하는 비프음이 들린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고장 비프음이 있는데 이러한 고장 비프음들은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금방 나오니 참고하길 바란다. 이러한 비프음을 알고 컴퓨터가 어디가 고장인지를 알면 적어도 컴퓨터 매장에 가서 '사기'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어디가 고장인지도 모르고 컴퓨터 매장에 들고 가거나 수리기사를 부르면... 일반인의 경우는 컴퓨터 고장 = 부르는게 값 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도 있는 것이다. 컴퓨터 사용자가 수리 기사에게 구체적으로 '어느 부품이 고장인 것 같아요' 라고 말해주면 수리 시간도 절약하고, 수리 기사도 '이 고객은 컴퓨터를 좀 아는구나.' 하고 생각하여 '사기'를 칠 수 없다.
4. 충격 금물
- 당연한 얘기지만 한편으로 답답한 케이스가 가끔 있다. 연세가 좀 되신 분들은 '기계가 고장나면 한 대 치면 된다.'는 어이없는 비상식을 상식으로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컴퓨터는 민감한 기계다. '컴퓨터가 고장나서 한 대 치면 컴퓨터는 죽는다~!!!' 절대로 충격은 금물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하여 컴퓨터를 옮겨야 하는 경우는 반드시 충격에 주의하자.
5. 관리 요령
- 앞에서 1번부터 4버까지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5번이 완성된다. 즉, 먼지를 잘 제거해주고, 물과 멀리하고, 충격을 주지 않으며 컴퓨터 사용자가 컴퓨터 고장의 부분을 잘 알고 있으면 컴퓨터의 수명은 그만큼 길어지는 것이다.
6. 팁
- 컴퓨터의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 등에 달려있는 것 중에 콘덴서라는 것이 있다. 아파트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물 저장탱크 같은 모양의 원통형으로 생긴... 다리가 두개 달린... 크기 0.5 cm ~ 3 cm 까지 다양한... 동그랗고 긴 부품이다. 이 콘덴서가 하는 일은 컴퓨터 내부의 전력이 고르게 전달 되도록 충전과 방전을 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컴퓨터를 자주 켰다가 껐다가... 를 반복하면 이 콘덴서에 무리가 가해진다. 심한 경우에는 콘덴서의 윗부분 (보통 x자로 그려진 부분) 이 터져서 내부의 액체가 밖으로 새 나오기까지 한다. 즉 컴퓨터를 자주 껐다가 켰다가 하면 컴퓨터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콘덴서가 터졌다면... 앞에서도 말했지만 요즘 메인보드의 A/S 기간은 3년이다. 그러므로 A/S 기간이 아직 남아 있다면 A/S 를 받으라. 만약 A/S 기간이 지났다면... 할 수 없다. 납땜기와 납, 그리고 고장난 콘덴서와 같은 규격의 콘덴서를 구입하여 납땜질을 하자. 이 경우 두 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데, 하나는 반드시 같은 규격의 콘덴서로 교체해야 한다는 점이다. 콘덴서의 옆부분을 보면 비닐로 덮여 있는데 이 비닐에 콘덴서의 전력 등의 규격이 숫자로 표기되어 있다. 따라서 교체할 콘덴서도 같은 규격으로... 그리고 또 하나의 주의할 점은 +, - 를 잘 보고 장착하자. 컴퓨터 내부에는 AC (교류 전기) 가 아닌 DC (직류 전기)가 흐르고 있다. 따라서 + 와 - 를 잘 구분해서 장착해야만 제대로 작동한다.
이상으로 컴퓨터 관리의 전반에 관하여 간략한 글을 써 봤다. 위에 표현한 내용은 컴퓨터 고장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컴퓨터의 간단한 고장에 관해서... 컴퓨터의 수명과 관련해서...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한 대의 컴퓨터라도 더 살리고자 싶은 나의 안타까움에서 이 글을 써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