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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이어 2편입니다...
넘 길어 죄송~~
태백산 산행기 2편 (유일사주차장 ->장군봉->당골 ->아파트) 새벽 4시 27분 유일사 주차장 도착 게슴처레한 눈을 비비면서 차에서 내리니 주차장엔 벌써 산사람들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가 가득하고 등반 준비를 마친 팀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매표소로 향하고 있었다. 귓전을 때리고 지나가는 태백의 바람은 매섭기만 했다. 내 딛는 발자국 마다 얼음 밟히는 소리와 바람소리에 정상은 어떨까 생각하니 나는 갑자기 내의를 입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바빠졌다. 조별로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등반준비를 하라는 회장님의 지시를 귓전으로 흘리고 강원도가 고향인 최일순회원한테 자문을 구했다. 회장님한텐 미안한 이야기지만 얼어 죽으면 안된다는 최소한의 사명감(^^)으로 밥부터 먹어라는 말씀은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산에 와서 얼어 죽었다는 이야긴 많이 봤지만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는 산행기에서 못 봤기 때문이다.. 그리구 난 한때 쯤은 굶어도 잘 안 죽는 체질이다.(ㅎㅎㅎㅎㅎㅎ) “여긴 강원도래요오~~” 하면서 주섬 주섬 내의를 입고 있는 최일순 회원을 보면서 나도 이번 산행준비 하면서 구입한 헬사 내의를 입었다. 저번 가야산때 처럼 입고 올라 가다가 얼마 못가 땀이나서 내의가 똥꼬에 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그래두 입는게 나을 것 같았다. 아이젠, 스패츠를 착용하고 등반 준비를 하니 어느덧 5시가 넘었다. 빨리 올라가야 일출 예정시간인 7시 15분에 정상에 도착 할 수 있다는 회장님의 말씀에 장비착용및 점검을 받고 05시 10분 1조부터 태백산 정상 공격에 돌입했다. 장비점검중 MBC에서 나온 카메라기자가 우리 산악회 장비점검하는 광경을 쵤영했다. 특히 우리 등반대장의 완벽한 등반장비 착용 모습을 촬영했는데 과연 방송이 될지는 두고 볼일이다.
장비점검후 출발전에~ 불빛을 대신한 희미한 달빛은 하얀 등로를 비춰 더욱 새하얀 눈빛이 되었다.. 많은 산님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도깨비불을 켜고 정상을 향한 힘찬 발걸음으로.. 등너머로 비치는 달빛을 벗 삼아 어둠의 산자락을 밟는다. 주기적으로 산에 다니는 회원들과는 달리 체력이 딸리는 나는 뒤 쳐지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심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한발 한발 천천히 산님들 따라 임도로 들어 섰다. 최대한 가벼운 발걸음으로 리듬에 마춰 대오에 흔들림 없이 오른다고 했지만 가볍게 올라 가는 회원들과는 달리 나는 힘들기만 했다. 헤드랜턴으로 희미하게 비춰지는 어둠속의 등로는 랜턴의 불빛에 반사되어 더욱 새하얀 눈빛으로 다가왔다.
조금 올라 가다 보니 우리 팀과 다른 팀들과 섞여 앞뒤로 일행이 흩어져 버렸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올라가는 산님들 틈사이로 우리 여자회원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힘들어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잘 올라가는 우리 여자 회원들이 대견스러웠다.(쩝~ 맨 몸이니 잘 올라 갈수 밖에…. 힝~~) 한발자욱 내 디딜대마다 힘들어 지는 순간에 스틱이 힘의 30%를 지탱해준다는 박차장의 조언이 생각나서 두손으로 스틱을 쥐고 낑낑 대면서 올라 가니 앞 질러 가는 어떤 산님이 힘들면 천천히 쉬었다 올라 가시라구 조언을 해줬다. 속으론 나도 이 배낭만 없으면 잘 올라 갈수 있는데 하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다…. 쩝~ 미끄러운 임도길을 찬 겨울바람을 맞으며 쉬지 않고 20여분 올라 가다 보니 중년부부들로 이루어지 팀에 묻히게 되었다. 손전등으로 등로를 밝히며 오르고 있는 그 팀들은 나 보다 더 느리게 전진하고 있었다. 나도 다른 팀을 추월 할수 있다는 기쁨을 맛 봤다.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갈수록 무거워 지는 발걸음에 좀 쉬어 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 보니 저만치 앞에 우리 회원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대오를 정비 하기 위해서 잠시 쉬어 가나 보다 하고 기쁜 마음에 올라 갔는데~~ 내가 도착 하자 마자 출발을 했다. 난 에고오~~ 하는 한숨만 쉬면서 쉬지도 못하고 다시 대오 꽁무니에 따라 붙을 수밖에 없었다. (속으론 아이구 다리야~~ 하면서 띠벌 띠벌~~ 했다..) 유일사 쉼터인가 싶었다. 이번 산행은 산행기를 남기려구 했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찍어야 했다. 여느 산행기마다 빠지지 않던 사진은 등로 표지판이었다. 풍경사진과 함께 등로에 따라 표지판 사진이 실린 것을 보구 나도 이번 산행엔 코스에 따라 표지판을 반드시 찍어야 겠다고 했는데 매표소 입구에 부근에 있는 표지판을 놓쳤다. 힘들게 올라 오다 보니 표지판이 눈에 안들어 온거 같았다. 06시: 15분 넓은 임도를 벗어나 좁은 등로. 산님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한 사람씩 한사람씩 줄을 서서 빠져나갔다. 뱀처럼 구불구불한 돌 계단 길을 돌아 올라가면서 잠시 가쁜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봤다. 아!! 어둠 속에서 반짝이며 S자로 길게 늘어선 많은 불빛들.. 도깨비들의 긴 행진처럼..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웠다. 조상들의 염원이 서려 있는 민족의 영산. 태백산에 오르기 위한 영롱한 불빛들이었다. 한걸음 한걸음 내 딛을때 마다 뽀드득~ 뽀드득 하는 발자국 소리에 귀를 귀울이며 오르는 이번 산행은 오랬동안 잊혀지지 않는 나의 추억이 될것이다.
천제단 1.7KM 남았다는 표지판을 디카에 담았다.
40분 이상 오르다 보니 엉덩이와 허벅지엔 땀이 났다.
내의가 똥꼬에 또 낑겼지만 바람 불고 날씨도 춥고 산님들도 많이 올라 가는데다
벗을 장소도 마땅 찮해서 그냥 참고 가기로 했다. 에혀~~ 쩝..
고도가 높아 지면서 매서운 칼바람으로 추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바람은 조용했다.
세찬 눈바람과 눈으로 뒤덮힌 설경을 기대 하면서 내의까지 껴 입고 오르는 태백인데..
조용한 날씨가 실망이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썩어 천년 장군봉 주목군락
일출을 보기 위한 많은 산님들 틈 바구니에서 고행아닌 고행을 하면서 죽도록 올라가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6시30분. 동쪽 하늘부터 서서히 밝아 오기 시작 하는거 보니 땅속 깊이 있던 태양이 움직이기 시작했나 보다. 희미하게 나마 밝아 오는 아침에 랜턴의 불빛은 더욱 밝게 빛나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사진으로만 보던 주목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행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천제단에서 시산제를 지낸다고 했으니 20분쯤 늦게 따라 가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계산 아래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썩어 천년 삼천년을 산다는 감동의 주목(고사목)들을 디카에 담기 시작했다. 기분이 날아갈 듯하다. 여기저기서 산님들이 설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나도 근사하게 생긴 어린주목을 사진작품으로 담아 보았다.
주목 1 - 아쉬운 설화~ 가지에 눈만 덮혔더래도...
주목 1 이건 고개가 아프더래두 옆으로 봐야 바로 보임...^^
07시 :05분
장군봉 정상에 가까워 짐에 따라 바람이 세차게 불기 시작했다.
엉뎅이 와 허벅지에 났던 땀은 어느새 말라서 똥꼬가 뽀송뽀송 해졌다.
설화에 파묻혀 있는 주목을 보지 못해 쬐끔 아쉬워지만 장군봉 주능선으로 조금씩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일출의 모습에 뭐라고 형용할수 없는 기쁨의 전율이 뽀송뽀송해진 똥꼬를 통해 전해왔다. 부르르~~ 찌릿~~찌릿~~
07:15분, 생전 처음 보는 태백의 일출이었다.
부글부글 끓는 듯한 뜨거운 붉은 빛이 둥글게 심연의 골짜기에서 두둥실~ 떠 올랐다.
감동이었다. 흥분이었다. 기쁨이었다.
일출전
일출전 - 가지사이로 보이는 일출전의 모습~~
태백산의 웅장한 일출 - 장관, 감동, 흥분
역시 태백산은 다르다는 최일순회원의 조언을 상기 하고 귓볼과 얼굴을 스치며 지나는 태백의 칼바람 맛을 톡톡히 보면서 천제단(1561m, 중요민속자료 제228호, 단군제를 올리는 제단) 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천제단을 향한 하얀 설경에 취해 잠시 넋을 잃고 바라다 봤다.
언제 다시 와서 눈꽃을 피운 주목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번 지나온 주목군락지를 돌아 봤다.
이래서 겨울이면 너도나도 태백산을 찾는 것 아닌가.... 주목 군락과 장군봉을 지나 천제단에 도착하니 그야말로 인산인해. 모두 태백산을 디카에 담기 바빴다.
천제단 앞에서의 본인 - 이영철
천제단은 둘레 27m, 폭8m, 높이3m의 자연석으로 쌓은 20평 가량의 원형 돌제단이다. 삼국사기에 왕이 친히 천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신라에서 오악 가운데 태백산을 북악으로 받들어 봄, 가을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1991년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28호로 지정된 이 천제단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는 동안 방백수령과 백성들이 천제를 지냈고, 구한말에는 쓰러져가는 우국지사들이, 일제 때는 독립군들이 천제를 올렸던 성스런 제단이다. 태백시에서는 매년 10월3일 개천절에 태백제를 개최하며 천제를 올린다.
천제단을 중심으로 5분거리인 북쪽 300m 지점이 태백산의 주봉인 가장 높은 장군봉, 남동쪽으로 능선을 타고 가면 멀리 수만 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문수봉이 있다.
시산제를 지내고 나면 문수봉으로 가야했다.
현대석유화학 산악회에서도 천제단에서 천제(시산제)를 지냈다.
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회원들은 제물(시루떡, 돼지고기.막걸리 과일등)을 차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엎드려 소원을 빌었다.
나도 여기 태백에서 엎드렸다.
동행하지 못한 아내의 건강을 위해~~ 아내의 쾌유를 위해~~
엄청난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쳤다.
천제단 옆 백엽상속의 온도는 최소한 영하 10도 이상이리라…
(산님들이 많이 몰려 있어 실제 온도는 보지 못했슴)
시산제를 지낸 제물로 조금씩 나눠 먹었다.
페트병으로 가지고 간 막걸리가 얼어서 얼음 막걸리로 변해있었다.
두껑을 따고 이리 저리 흔들어야 쪼르르~~ 한잔 채워졌다.
휘몰아 치는 칼바람을 피해 천제단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고과장이 이 불쌍한 모습을
찍어 달라고 했다. 최대한 불쌍한 모습으로 네 사람이 포즈를 취하곤 사진을 찠었는데
두 사람은 남자, 두 사람은 녀자… 헷갈렸다.. 저게 불쌍한 포즈인지 행복한 포즈인지..
불쌍하게 보일려구 애썼던 네 사람
또 하나 깨우쳤다.
고과장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있어도 옆에 녀자가 있으면 행복해 진다라는 사실을~
여기저기서 태백의 아름다운 추억을 디카에 담았다.
태백산 천제봉의 표지석이다. 이것 역시 고개를 갸우뚱 하고 봐야 바로 보인다.
천제단의 표지판 - 반대쪽이 문수봉이다.
문수봉을 거쳐 당골로 가는 하산길을 생각하면서 표지판에서 길을 가늠하고 있는데…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들이 망경사 표지판쪽으로 우르르~~ 내려갔다.
문수봉으로 가는게 아닌가 싶어 따라가면서 물어 보니 오늘 기상악화로 문수봉으론
못가고 망경사로 해서 당골로 하산한다고 한다.
기암괴석이 즐비한 문수봉을 못보고 내려 가는게 아쉬웠다.
천제단을 떠난지 10여분 지나니 조그만 사당이 보이고 먼저 도착한 산님들은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단종비각
단종비각
천제단에서 당골방향으로 한 50여 미터 아래에 있는 단종 비각. 단종 비각은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헤서 세워진 곳이다. 문종의 뒤를 이어 12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즉위하였으나, 3년 뒤 숙부인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청령포로 유배되어 죽음을 맞이한 비운의 왕이다.
1257년 영월 청령포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어린 단종의 영혼이 백마를 타고 태백산에 내려와서 태백산신이 되었다고 이 지방 사람들이 믿고 단종이 승하한지 사흘 후에 인근 산마을 사람들이 동시에 이런 꿈을 꾸었고 꿈을꾼 사람들이 모여 단종의 영혼을 위로하고 모시기로 하였고 그 후 500년간 제를 올렸다고 한다.
단종비각 안내판
지금의 비각은 1955년 망경사 박묵암스님이 건립하였으며 '조선국태백산단종대왕지비'라고 쓴 비문이 안치되어 있다. 비문과 현관글씨는 오대산 월정사 타허스님의 친필이다
나는 단종 비각에서 촬영 하고 잠시 고개를 숙인 뒤 망경사로 항하였다.
망경사는 일반적인 가람배치와는 달리 '-'자 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이했다. 망경사는 신라 진평왕때 자장율사가 문수봉에서 석불로 화신된 문수보살을 이곳에 모셔 이 절을 창시했다고 한다. 사찰의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등산객들에게 좋은 안식처가 되고 있다.
절을 들어서자 마자 용정(龍井)이라는 샘물이 보였다. 1500m가 넘는 산꼭대기에서 솟는 물로 우리나라 100대 명수 중에서 가장 차고 물맛이 좋기로 유명한 샘이다. 물을 통해 산의 정기가 바다의 용왕과 닿는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옛날부터 이 물로 천제를 지내는 제수로 사용했다고 한다.
망경사
07시:50분
우리는 망경사에서 잠시 여정을 풀었다.
임명근회원은 연신 짐을 벗어 던지면서 화기 애매한 시원한 목소리로 술꾼들을 호객했다.
천제단에서 풀지 못한 추운 몸을 망경사에서 풀려는 회원들이 임명근회원 주변으로 모여 들었다. 막걸리, 소주, 어느분이 챙겨 왔는지 모르지만 양주까지 등장했다.
킬킬~ 거리면서 한잔씩 돌리는 산님들의 손길과 해맑은 얼굴은 따뜻하기만 했다.
배낭 구석에 있었던 내 팩 소주도 나왔다.
페트병에 있는 소주는 나중에 마실려구 내 놓치 않았다. (히히…)
망경사 입구 계단에서 시산제 플래카드를 걸고 단체을 사진 찍고 있는데 언제 쫒아 왔는지
유일사 주차장에서 새벽에 카메라로 우리를 찍었던 MBC 방송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 밀면서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 이번 토요일(21일) 아침 8시에 방송되는 오락프로그램이란다. 잘생긴 등반대장과 공주 같은 외모의 이름모를 소녀 회원한분이 인터뷰를 했다. 딥다 수줍어 하면서 한 인터뷰라 이번 토요일에 볼수 있을는지~
기대는 해보지만~ 그래도 기대를 하기로 하고 반재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당골을 향한 눈썰매 하산길
처음 들어 본 이름.. 오능이라고 했다..
오리궁뎅이 같이 해서 썰매 탄다고 해서 반재의 하산길에 있는 봅슬레이 썰매코스에 이용되는 비닐썰매의 이름이다.
회사에서 쓰는 요소 비닐포대 몇개를 챙겨온 임명근회원은 비닐을 버스에 두고 왔단다.
하지만 빈손으로 온 것 같았던 여직원들 손엔 어느새 파란 비닐이 한장씩 들려져 있다.
역시나 하산길 썰매코스에서 신나는 사람은 임모씨와 여직원들이다.
뒤에서 밀어 주고 앞에서 끌어 주고~~ 밀어 주는 사람도 타고 내려 가는 사람도..
신나는 썰매코스였다.
뒹굴고 자빠지고 엎어지고~ 깔깔깔~~ 우당탕~~ 호호호~~ 킥킥~~ @.@
계곡을 떠나 갈듯한 즐거운 웃슴소리에 하산길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한바뀌 구르면 위험해 보이는 코스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잘도 탄다.
당골 하산길에 회장님과 앉아서 착칵~
회장님과 담소를 나누면 내려가고 있는데 뒤에서 우당탕~~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보니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분이 꼭대기에서부터 썰매를 타고 내려 왔는지
온몸이 눈투성이루~ 그래도 신이 나는지 또 타고 내려갔다. 우당탕~~ 길 비끼이소오~~ 하면서~~. 저러다 다치진 말아야 할텐 데 하고 걱정이 되었다.
급경사에 오니 <이곳은 급경사 위험한 구간이니 눈썰매를 타지 맙시다>
위험 경고판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내려가는 길이 조용 한걸로 봐서 앞서 썰매타고 간 그 산님은 무사히 내려 간것 같아 안도했다.
09:10
반재를 지나니 다시 저 장군봉과 천제단의 주목군락과 매서운 바람, 설경이 다시 그리워졌다. 그 아름다움이 가슴을 파고 들지만 아쉬움을 접고 뒤돌아 보면서 나 언젠가는 다시 태백에 오리라는 약속을 했다. 아내와 함께~~
당골계곡 능선의 낙엽송 군락
반재를 지나 당골 계곡 오른쪽 능선으로 장엄한 낙엽송 군락이 펼쳐졌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미인의 쭈욱 빠진 다리 처럼~~ 곧게 뻗은 낙엽송~
사이사이이 조그만 소나무들이 자존심이 상했던지 그마저도 하늘을 보고 솓아 있었다.
우리 조상님들의 자존심인지 굽힐 줄 모르고 치솟은 자태.
경건한 마음으로 한참이나 우러러 보고 있노라니 목이 뻐근해져 왔다.
하산길 썰매길에서 낄낄~ 되며 설매를 타고, 눈밭에서 섹쉬한 사진을 찍는다고 벌렁 뒤로 누우면서 자세를 취하던 두 여자회원 덕분에 태백산행의 하산길은 한없이 즐거웠다.
이게 섹쉬 포즈 란다... 쩝~~^^*
09시 :50분
당골 얼음축제 광장 도태백은 적설량이 많고 바람이 세차기로 유명하여 눈이 잘 녹지 않고 계속 쌓이기 때문에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이 눈을 날려 설화를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매년 1월중순에서 하순 사이 눈축제가 태백산도립공원과 시내일원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그 화려한 눈축제에 앞서 눈조각 경연대회가 태백산 당골에서 개최되는데, 오늘 당골광장의 눈조각들은 따뜻해진 일기 탓인지 윗부분 부터 녹아 들어 본래 어떤 모습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만리장성, 얼굴모양, 모자상, 건물모양 등등 외양이 남아 있는 조형물 앞에서 사진 찍느라 분주했다.
당골얼음 조형물 앞에서
당골계곡 안쪽으로 들어가면 광장 윗쪽에 1975년 국조단군봉 사회가 구성되어 1982년 창건한 단군성전(전체 대지면적 2,370㎡에 성전이 62.4㎡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년 10월 3일 개천절에 단군제를 봉행)이 있다고 들었는데 얼음광장에서 사진찍느라 가보진 못했다.
(단군님 죄송합니다~~)
10시:10분
당골 주차장 도착
4시간 예정시간을 1시간 넘겨 5시간 만에 당골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회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하산주 한잔씩 하고 있다.
임모회원의 하산주 - 자아 한잔 해요오~~
나도 포켓에 숨겨 두었던 페트병 소주를 꺼내 한잔씩 돌렸다.
올라 오면서 본 태백의 일출과 하산길에서의 즐거움 때문인지 어느 누구도 피곤한 기색이
안보였다. 나는 내색은 못했지만 5시간에 걸친 산행길에 다리가 뻐근해져 왔다.
천제단에서 마셨던 막걸리 한잔이 생각 나서 두리번 거렸으나 누군가 마시고 없었다.
태백산석탄 박물관 뒤쪽으로 보이는 준엄한 태백의 준령을 보고 다시 한번 꼭 올것이라고 약속을 했다.
난생 처음으로 즐거운 겨울산행의 추억을 가슴에 담고 귀가길에 올랐다.
12:30분 당골 출발 18시:50분 아파트 도착
6시간 20분의 긴 여정이었다.
점심시간에 마셨던 동동주에 취해서 출발 한지 30분도 못되어서 난 꼬로록~~ 했다..
잠결에 웃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마이크 잡고 떠드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의자에 비스듬히 고개를 젖히고 잤던 탓인지 고개가 뻐근해왔다.
누군가 마이크를 잡고 앞에서부터 돌아 가면서 노래를 한단다…
노래방 기계에서 쏱아지는 노래소리에 잠자기는 틀려다 생각하면서 정신을 가다듬었다.
창가를 지나치는 이정표에 용인이라는 글자가 보이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4시 3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출발 한지 4시간이 지난 시간~ 3시간을 넘게 잔것이다.
출발 하면서 한 회원이 돼지털을 빌려 간 것이 기억이나 돌려서 보니 이쁜 사진들이
많이 찍혀 있었다. 모두다 잠자면서 찍힌 몰래 카메라였다. 나 역시~~
추억이 될거 같아 산행기에 남기기로 했다.
몰래카메라에 담긴 추억
특히 차안에서 입벌리는 묘기를 보이며 단잠을 잔 사진속의 두분과 서민정 버전으로 노래 하면서 엽기적으로 우리를 웃겼던 이장우회원의 노래 솜씨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버스안에서의 즐거운 노래소리에 힘들었던 산행의 피곤함은 눈 녹은듯이 사라졌다.
17:30분경
경부고속도로를 타면서 차장으로 일몰을 만났다.
태백의 일출을 생각하면서 이 장관을 디카에 담았다...
하루에 일출과 일몰을 볼수 있었던 행운의 날이다.
2004년 석유화학 산악회에도 늘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은 길조였다.
일몰광경
다 같이 참여하여 즐거운 산행이 되게 도와 주신 많은 회원님들께 감사드리고
마지막 아파트 도착 할때까지~
회원들의 안전 귀가를 위해 애쓰신 산악회 임원 여러분께 감사드리면서
촌놈 태백산 산행기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
손하나로 배상
첨언 : 본 산행기의 현장감을 위해 실명을 거론 하고 본인 동의 없이 사진을 올린것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첫댓글 태백산에서의 직원님들의 평화스런 모습들... 태백산의 웅장한 일출... 사진솜씨가 훌륭하신가봅니다. 자세한 후기글 잘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