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리 팽나무숲을 보고 정봉강선생 고택으로 올라간다.
삼의당부터 보려고 위로 올라가는데 바보는 질색이다.
삼의당에 머물고 계신 양작가님한테 예고도 없이 빈손으로 들르는 게 아니란다.
나 혼자 삼의당으로 오르는데 개 두마리가 반긴다.
나 보다 젊게 보이는 한 사나이가 샤워장 같은 델 수리하고 있다.
밖에서 꽃을 보고 있는데 나와 인사를 하고 애기를 나눈다.
모레 월요일 저녁에 보성 영화관에서 '광대'의 감독 등이 관객을 만나고
저녁에 여기서 불 피워놓고 판소리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을 거라고 하신다.
조심스럽게 김민환 선생의 소설을 읽었노라고 하자,
저녁에 가마솥 설렁탕을 먹기로 약속했다며 같이 가도 좋다고 하신다.
사양하고 대충 사진을 찍고 내려온다.
회관 앞에 차를 두고 거북정으로 올라가며 바보한테 전화하니
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다.
거북정 담장만 찍고 내려와 바보를 태우고 명교 해변으로 간다.
몇개의 텐트가 보이고 사람들도 바닷가에 많은데 바람이 세차다.
바보가 막회를 사준다했기에 그 저녁을 먹으려면 시간이 남아
매트를 깔고 바다를 보며 누워 놀까 했는데 포기하고 율포로 간다.
율포에도 사람이 많다.
방조제 아래 한여성이 허리를 드러내며 돌게를 잡고 한남자는 위에서 우리한테 알려준다.
물 빠진 갯펄과 모래 사장에 각기 자기 일하며 노는 이들이 많다.
모래가 부드러워 길을 골라서 갯마을에 가 막회를 포장해 온다.
차 안에 텐트가 있어 펼까 하는데 바보는 집으로 가자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