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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위가 아주 나빠 가지고 얼마 못살고 병원에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그 뒤로 인제 제가 죽으려고 그랬지요. 나하나 끝내자. 이제는 끝내자. 그래가지고는 참 그때 시대는 농약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어요. 아무것도 없어서 어떻게 죽을 방법이 없어서 어떻게 죽느냐? 그러면 물에 빠져죽자. 깨끗하게 물에 빠져죽자. 그러고는 밤중에 달밤에 밤중에 몰래 나왔어요. 그리고 물 찾으러 방 앞에 신이 있어야 내가 있다는 것을 식구들이 아니까 신은 놔두고 맨발로 그대로 그야말로 손수건 하나도 안 갖고 죽을 사람이 뭐 그런 것 필요 있겠어요? 손수건 하나도 안 갖고 그대로 몸만 빠져나와서 물 찾으러 다닌 거예요. 광주 그때 어디서 살았냐 하면 광주 극장 앞에 시내 복판에서 살았어요. 그래가지고는 시내 복판에서 물을 어디로 찾으러 다니겠어요? 그래도 어디로 가면 외진 데로 가면 물이 나오겠지 그러고 물을 찾으러 저녁내 헤매고 다닌 거예요. 헤매고 다니다 보니까 너무 피곤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디 높은데 산위에는 아닌 데 그래도 지대가 높은 데가 있어서 거기를 보니까 딸각 다리가 있더라고요. 그 딸각 다리에 앉아있었어요. 나를 내가 죽으려니까 참 물도 허락을 안 하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거기 앉아있었지요. 그때 열여덟 살에 물도 허락을 않는구나 하고 앉아있는데 이렇게 보니까 저 밑에 동네가 있는데 큰 집들이 세 채가 있더라고요. 아주 궁정 같은 집들이 세 채가 있어요. 가만히 저녁에 그 높은데 딸각 다리에 앉아서 보니까 그 전기불이 환하게 있기 때문에 남아있는 데가 여자들이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보통 여자들하고 다르더라고요. 무엇이 다르냐? 흰 저고리에다가 검정치마 입고 머리도 긴 사람이 하나도 없고 그런데 그때 밤이라서 한사람씩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저기는 참 다른 세계다. 어떤 사람이 살길 레 저렇게 검소하게 사는가? 저기는 다른 세계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구경삼아서 밖에서라도 보게 가볼까? 하고 갔었지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한 밤 열시나 아홉시나 된 것 같아요. 아주 쭉 가시나무로 울타리가 되어있습디다. 탱자나무로, 그 가시나무를 돌아서 가니까 큰 대문이 되어있어요. 대문에 이렇게 고개를 갸웃갸웃하고 있으니까 조금 있으니까 하얀 옷을 입고 할머니가 한분 나오셔서 내가 이렇게 서있으니까 이렇게 보고는 깜짝 놀라면서 밤중에 무슨 큰 애기가 이렇게 서 있냐고 그러면서 처음 본 사람을 무조건 손목을 꽉 잡고 들어가자고 그래요. 무조건, 이상하다. 그러면서 따라 들어갔지요. 따라 갔는데 그때 거기가 동광원이에요.
YMCA 살던데 들어가는데 어머니들이 살고 계시더라고요. 어머니들이 그때 금남 언니도 계시고 영현이 아저씨도 계시고 춘일 언니도 계시고 그래 거기 들어가서 어머니들이나 언니들이나 제 이야기를 해보라고 그래요. 어떻게 해서 이렇게 밤에 돌아다니느냐고 통 말이 안 나와요. 말이 안 나오고 오로지 아버지 생각만 있지, 도무지 말이 안 나와서 울고만 있는데 저녁이 너무 늦었으니까 오늘은 자고 내일 이 선생님이라는 분이 계신데 그분 앞에서는 거짓말도 요만큼도 못하고 다른 생각도 요만큼도 못하고 바른대로 다 이야기를 해야 된다고 그분은 말 안 해도 사람 속을 다 알고 계신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대요. 마음으로 어떤 사람이 관대 사람 속을 알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그날 밤을 지내고 새벽에 저를 데리고 들어가신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이 선생님한테로 가데요. 아주 이른 새벽에, 가서 이 선생님 계신 방에 문을 딱 여니까 문을 여니까 그 어머니가 먼저 들어가시고 그 다음에 내가 들어갔는데 이 선생님 쳐다보니까 이 선생님도 저를 보셨어요. 보시니까 이 선생님 눈하고 내 눈하고 마주 부닥쳐버렸지요. 그런데 이 선생님 눈을 딱 볼 적에 그 눈에서 어디서 그런 것을 본적도 없고 생각도 못한 그런 환상을 봤거든요. 눈에서 빛이 반짝반짝 난거에요. 그런데 그 빛이 내 눈으로 비친 거예요. 그래서 그때 한번 보고는 다시 두 번도 못 보겠어요. 그 빛을, 어떻게 빛이 그냥 참 뭐라고 말로 형용할 수가 없어요. 그 빛이 그때 이 선생님 눈을 볼 때 그 빛이 너무 참 아름답고 너무 참 그래서 저도 모르게 이 선생님 앞에 가서 무릎을 꿇고 막 울었어요. 막 울었어요. 그러니까 이 선생님이 울지 말라고 울지 말라고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삽시다. 여기서 삽시다. 그래서 여기는 어떠한 곳이 길래 살자고 하시는고? 말만 듣고 있는데 그래가지고 인제 그 방을, 옆에 방이 하나 있는데 그 방에 어린애들 환자들이 몇 사람 있습디다. 그래서 그 어린애들 환자들 있는데 가서 같이 저보고 자라고 그러더라고요. 잠이 와요? 안 오지, 거기 있다가 인제 아침에 식사시간이 되었으니까 가자고 그래요. 언니가 데리러 오셨더라고요. 어떤 언니인가 그때는 모르겠는데 들어오셔서 식사 시간에 갔어요. 가서 보니까 식당에는 사람들이 한 200명은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이 그 큰 식당에 하나 가득 앉았는데 그래서 저는 이제 왔다고 다른 방으로 인도하데요. 부엌을 지나서 그 방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부엌을 지나가면서 보니까 큰 가마솥이 있데요. 가마솥이 있는데 무슨 풀 같은 것을 끓여요. 그래서 제가 들어가면서 속으로만 이 집은 소가 얼마나 많아서 이렇게 이런 풀을 솥으로 하나 끓이는가 하고 들어가서 앉아있으니까 그것을 한 그릇 준거예요. 그것 먹으라고 아침밥이라 고 그런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흐르는 거예요. 마음으로 죽으려고 나온 사람이 그 죽 한 그릇을 두고 눈물을 빼느냐? 그러고는 있는데 그대로 차마 못 먹겠어요. 처음으로 본 음식이라 못 먹고 앉아있는데 거기서 처음에 금남 언니가 이야기 하시고 이 선생님이 그러셨나 봐요. 그것은 다른 사람한테서 말을 들어놔서 모르겠는데 춘일언니보고 이렇게 그때도 우울증이 완전히 낫지를 않았었어요. 이 사람을 좀 맡아서 잘 지도를 하라고 그런 것 같아요. 이 선생님이 춘일언니한테, 그렇지만 밤만 되면 저는 밖으로 나가는 거예요. 밖으로 나가는데 그때도 그때까지 죽고 싶은 마음이 안 없어져요. 죽고 싶은 마음이 한 2-3년 가더라고요. 그렇게, 그런데 얼른 이렇게 죽어지지 않는 것은 저지르지 못한 것은 춘일언니가 저를 자꾸 곁에다 앉혀놓고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읽어주시고 이야기를 해주시고 그러시데요. 그런데 자살하는 것도 죄라고, 그 언니가 그 말씀을 자살하는 것도 죄라고 그러니까 자살하면 그만큼 대가를 받는다고 그러니까 자살하지 말고 생각을 다 버리고 예수 믿고 잘 살자고 자꾸 권면을 하고 그래서 참 하루하루 살다가 정이 들고 그래서 살았지요. 그래서 살았는데 한 1년 사니까 그 뒤로는 이제 저희들 또래가 들어가니까 저희들 또래가 23명 입디다. 그 반에서 한 1년 사니까 그 뒤로는 저도 무슨 책임을 주더 만요. 그때는 아무리 식구가 많아도 옷도 다 공동으로 입었어요. 옷도 공동으로 놓고 입었기 때문에 제가 그 옷을 맡으라고 그래서 제가 맡았어요. 빨래는 다 같이 하고 옷을 공동으로 가지고 오면 거기서 나눠주지요. 그중에서 많이 떨어져가지고 아주, 그런데 그 옷을 차마 누구를 줄 수도 없고 그런다고 해서 그 옷을 내가 옷을 맡은 이상 내가 입어야 맞을 것 같은데 차마 입을 수도 없더라고요. 입어지지가 않아요. 차마 입을 수가 없어요. 내가 죽으려고 하던 사람인데 그것 하나를 못 하느냐 마음에 그런 소리가 나요. 그래요. 그때부터 그렇게 살았습니다.
첫댓글 그때는 아무리 식구가 많아도 옷도 다 공동으로 입었어요. 옷도 공동으로 놓고 입었기 때문에 제가 그 옷을 맡으라고 그래서 제가 맡았어요. 빨래는 다 같이 하고 옷을 공동으로 가지고 오면 거기서 나눠주지요. 그중에서 많이 떨어져가지고 아주, 그런데 그 옷을 차마 누구를 줄 수도 없고 그런다고 해서 그 옷을 내가 옷을 맡은 이상 내가 입어야 맞을 것 같은데 차마 입을 수도 없더라고요. 입어지지가 않아요. 차마 입을 수가 없어요. 내가 죽으려고 하던 사람인데 그것 하나를 못 하느냐 마음에 그런 소리가 나요. 그래요. 그때부터 그렇게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