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는 즉시 잔주름 가려주고 피부를 팽팽하게 당겨준다는 보톡스 크림. 진짜 효과를 내는 건지 아니면 단지 눈속임에 불과한지, 딴지쟁이 에디터와 피부 전문가, 브랜드 간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1 엘리자베스 아덴 세라마이드 프리미어 인텐스 모이스춰&리뉴얼 액티베이션 크림 SPF 30 강력한 보습 및 필수 영양 성분으로 얼굴의 미세 라인을 완화하는 효과. 피부 속을 재구조화함으로써 탄력을 높인다. 50ml 13만원.
2 피현정에디션 360 필러 젤리 히알루론산이 풍부한 젤리로 필러 기능에 대한 임상실험 검증 완료. 형상 기억 텍스처로 평평한 표면을 늘 유지. 100ml 4만원대.
3 더페이스샵 씰: 씨네이크 비-톡스 크림 피부에 찰싹 붙듯이 발려 콜라겐과 엘라스틴 합성을 촉진하는 고농축 질감의 제품. 농밀한 텍스처가 주름을 매끈하게 만든다. 50ml 4만2000원.
4 제몰로지 다이아몬드 크림 다이아몬드 파우더가 주름 사이를 즉각적으로 채우는 필러 효과. 3주 이상 바르면 실제 주름, 모공 개선에 도움이 된다. 50ml 28만원.
5 리리코스 마린 보톡신 크림 바다달팽이 독을 모사한 펩타이드 성분이 미세 주름을 개선. 쫀득한 텍스처로 무겁지 않으면서 피부에 착 밀착되는 마무리감. 50ml 12만원대.
6 스트라이벡틴 인텐시브 컨센트레이트 크림 포 링클 4배 이상 농축된 펩타이드 성분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함으로써 진피를 더욱 치밀하게 만들고, 깊은 주름부터 숨은 잔주름까지 빠르게 개선. 60ml 10만5000원.
7 유세린 하이알루론 필러 나이트 크림 밤사이 히알루론산 생성을 촉진시켜 집중적으로 주름 개선 효과를 준다. 보습 크림처럼 풍부한 텍스처가 피부에 감싸듯 발려 촉촉함이 오래간다. 50ml 7만원.
ROUND 1 빵빵해 보이는 ‘척’ 하는 거죠?
에디터가 보톡스 크림이 ‘척’ 하는 게 아닐까 의심한 건 분명 일시적으로나마 피부 겉표면이 땅겨지는 듯 간질거렸다 마는 특유의 마무리감 때문이다. 사실 미세 펄의 빛 반사 효과로 주름을 가리는 데 불과한 제품마저 보톡스 크림이라 불리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연미현 브랜드 매니저도 ‘필러 제품은 즉각적인 효과가 보여야 된다는 인식이 강해 주름을 겉에서 메우는 성분을 써서 시각적, 감각적 효과를 준다’고 인정하는 바. 그러나 피부에 필름막을 형성해 일시적인 간지러움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주름 개선 기능성 성분을 함께 배합해 기능적 효능을 결코 간과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결국 ‘척’도 하고 ‘리얼’ 주름 개선도 한다는 것. 제몰로지 다이아몬드 크림은 ‘리얼’과 ‘척’ 두 가지 모두를 노린 전형. “다이아몬드 파우더가 주름 사이를 메우고, 다이아몬드 펄이 표면을 매끄럽게 보이게 하며, 보석 미네랄이 주름을 개선해 피부 겉의 즉각적인 효과와 피부 속 장기적인 효과 모두 노리고 있어요.” 브랜드 담당자인 라비따 마케팅팀 조은아 과장의 설명.
ROUND 2 진짜 보톡스는 아니잖아요!
“보톡스 크림에는 보톡스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효과를 광고하기 위해 애칭처럼 부르는 것뿐이죠.” 모델로피부과 윤성환 원장은 명칭부터 꼬집는다. 실제 보톡스가 들어 있지 않음에도 들어 있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것. 보톡스 효과를 낸다는 제품 대부분은 ‘아지렐린’이라 불리는 아세틸헥사펩타이드-8을 유효 성분으로 택한다. 흥미로운 건 이 성분이 흡수되면 근육 신경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실제 보톡스 맞은 듯 근육이 이완된다는 사실. 보톡스는 들어 있지 않으나 실제 보톡스의 작용 기전과 유사한 성분이 들어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예로 리리코스 마린 보톡신 크림을 들 수 있다. 유효 성분 ‘코노톡신’은 모르핀보다 1000배 이상 강하게 근육을 이완시켜 마비시키는 바다달팽이 독을 모사해 만든 것으로, 근육 신경의 신호 전달을 막아 표정 근육의 수축을 억제한다. 진짜 보톡스가 들어 있는 건 아니어도, 최소한 그와 비슷하게 기능해 미세 주름을 펴주는 것만큼은 사실이었던 셈이니 ‘보톡스 크림’이라는 명칭만 갖고 비판할 수는 없을 터.
ROUND 3 ‘진피부터’가 아니라 ‘표피에서만 살짝’?
보톡스 크림을 바르면 피부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는 것도 의혹을 사는 요인이다. 진피부터 차 오른 게 아니라 단지 표피만 수분으로 확 적셔 일시적인 플럼핑과 보습막을 통한 시각적 효과를 노린 게 아닐까 싶은 것. 코스메틱 브랜드에서도 진피까지 도달하는 화장품 성분은 0.1~0.3%에 불과하다는 걸 인정하고 있는 마당에 보톡스 크림의 피부 속 작용을 믿어야 할까? 리더스 코스메틱 김상민 상품기획팀장은 ‘히알루론산으로 수분을 최대한 머금게 해 팽팽하게 만드는 것 또한 분명한 보톡스 화장품의 메커니즘’이라고 반박한다. 일례로, 유세린 제품을 들 수 있다. 고분자 히알루론산은 잔주름이 생기는 표피의 상층부에, 저분자 히알루론산은 깊은 주름이 생성되는 표피 하층부에 작용해 즉각적인 효과는 물론 장기적으로 발랐을 때 피부 속 히알루론산 합성을 256% 증가시킨다고. 즉, 바른 직후 매끈한 보습막을 통한 시각적인 효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히알루론산을 피부 속에 주입하는 ‘물광 주사’ 못지않은 효과를 낸다는 얘기다. 모델로피부과 윤성환 원장 역시 ‘표피에서의 일시적인 현상이어도 매일 반복하면 노화에 의한 현상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데 동의하고 있으니 결국 인내심을 갖고, 의심을 거두고, 꾸준히 발라 그 변화를 직접 피부로 확인하는 것만이 에디터를 비롯한 모든 소비자들에게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