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의 쟁지물공(爭地勿攻)...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도 후쿠시마를 ‘쟁지(爭地)’로 삼은 듯하다. 오염수 문제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로선 반드시 쟁취해야 할 ‘정치적 쟁지’가 된 것 같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형세가 그리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10여 일 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일 언론사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83.8%가 반대, 일본은 60%가 찬성했다. 한일 국민의 인식이 크게 엇갈린 그 무렵 국내에선 천일염 사재기 현상이 일기 시작했다.
○ ‘쟁지(爭地)’란...
이른바 '쟁지'란 정치 경제 군사적 요충지로, 병가들이 반드시 얻으려고 다투는 땅을 말한다. 손자의 해석에 따르면 ‘내 쪽에서 차지하면 내게 유리하고, 상대가 차지하면 상대에게 유리한 땅을 쟁지라 한다.‘(‘손자병법’ ‘구지편’)
각종 악재로 위기에 몰린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도 그의 촉이 후쿠시마 오염수에 꽂힌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패착이 될 것이다. “핵폐수” “방사능 테러” 등 온갖 자극적 표현들을 동원해 이슈화에 나서고 “우물에 독극물을 퍼 넣는 것”이란 말까지 쏟아냈지만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뻔히 들어다보인다.
각종 사법리스크,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 김남국 의원 코인 의혹 등 민주당과 이재명 자신에게 쏟아지는 숱한 화살을 피하고 ‘반일 반핵’ 논리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미 지난 10년간의 그들이 우리에게 뿌린 학습효과 때문이다. 광우병도 사드문제도 지나고 보니 괴담이요 선동이어서 오염수 또한 국민들의 삶만 힘들게하는 정치적 선동으로 알고있고 식상해하는 것이다.
반핵 단체 등은 후쿠시마 방류에 반대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건 그들의 존재 이유일지도 모르나 정권을 잡겠다는 공당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일반 소비자들이야 수산물을 안 사먹으면 그만이지만 그 많은 횟집들은 어쩔 건가. 2008년 ‘뇌숭숭 구멍탁’ 광우병 파동 때도 당시 사회 전체적으로 2조 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입은 피해액은 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당시 혹독한 시기를 겪은 끝에 문을 닫은 고깃집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어느덧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국 1위가 됐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고, 자영업자들만 망한 기억이 생생하다.
이재명 대표가 부산 인천 강릉을 돌며 장외집회를 하고 있지만 현지 호응은 그리 높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이렇게 민폐를 끼쳐놓고 민주당 의원들은 원전 오염수 방류로 피해 본 어민과 지역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발의했다. 불안감을 한껏 부추겨 횟집 발길을 끊어놓고 보상 특별법을 만든다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연의 물과 공기는 과학의 영역이다. 당장은 횟집 파동이 문제지만 더 넓게는 지성의 문제다. “과학은 특정 순간의 산물”이라는 말도 있듯 과학이 100%를 담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뭔가 찜찜하다”는 정서의 문제가 있어도 방대한 데이터와 과학적 논리로 따지는 게 맞다.
오염수 방류에 대해 정서적으로 우리 정부도 국민도 반대하지만 국가 대 국가의 이슈인 만큼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은 왜 조용한지 국제적, 보편적 기준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방류 타당성 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으면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다. 광우병은 미국과 얽힌 국내 문제였지만 오염수는 일본과 얽힌 국제 문제다.
○ 일본은...
일본은 IAEA 결과가 나오더라도 방류를 강행하기보다는 반드시 주변국에 그 내용을 직접 설명하고, 방류 안전 부분을 다시 점검하고, 단속을 하는 끊임없는 신중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정부도 일본을 옹호하거나 대변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성찰해야할 것은 과학과 이념이 정치 영역까지 혼재된 상황으로는 국가 미래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로선 당장은 후쿠시마 이슈가 지지층 결집의 단기적 수단으로 유효할지 모르나 과학이 뒷받침되지 않은 선동의 칼날은 이젠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북한에서 핵실험은 눈, 귀, 입을 닫고 중국에서 국제기준 맞지않는 방사능 오염수를 서해바다로 무차별적으로 방류를 하는데도 말한마디 못하고, 문재인 정권 시절엔 후쿠시마 원전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던 민주당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태세를 전환해 광우병과 사드괴담과 같은 선동질을 하고있는 것이다.
○ 손자는...
반드시 다투는 '쟁지'이 땅에 대해서 ‘공격하지 말고’ ‘그 뒤를 좇을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 말은 자신에게 유리한 ‘쟁지’의 탈취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맞는 전법을 채택하여 탈취하기나 고수하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손자와 오왕은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오왕
"적이 먼저 당도하여 유리한 지역을 거점으로 삼고, 잘 훈련된 병사들로 싸우기도 하고 방어하기도 하면서 아군의 기습이나 각종 공격에 대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오?"
○ 손자
"쟁지에서의 법 (장예(張預)가 인용한 주에는 이 뒤에 ‘양보하면 얻을 것이요, 얻으려 하면 잃을 것’이라는 구절이 있다)은 먼저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적이 그것을 먼저 차지했다면 신중해야지 섣불리 공격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적을 현혹하여야 하는데, 병사를 이끌고 거짓으로 철수하는 척하며 아군을 미리 매복시켜놓고 적이 아끼는 곳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곳을 빼앗습니다. 그러면 적은 반드시 구원하러 나올 것입니다. 상대가 욕심내면 주고 상대가 버리면 취하는 것, 이것이 선수를 치는 이치입니다. 내가 먼저 차지하고 적이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내 쪽에서는 정예병을 선발하여 그곳을 지키고 날랜 병사로 추적하면서 험한 곳에 복병을 숨겨놓고, 적과 싸울 때 복병이 용감하게 공격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완벽한 승리법입니다."
‘쟁지물공’은 ‘쟁지’를 공격하여 취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선점(先占)과 ’후점(後占)‘에 따라 다른 전법을 취하라는 것이다.
○ ‘백전기법’ ‘쟁전(爭戰)’에서는...
"적과 싸울 때 형세가 더 유리한 곳을 먼저 차지하고서 싸운다면 이길 수 있다. 만일 적이 먼저 차지했다면 공격해서는 안 된다. 적의 변화를 살핀 후 공격해야 유리하다."
‘쟁지’에 대한 ‘백전기법’의 인식도 ‘손자병법’과 다르지 않음을 볼 수 있다.
○ 제갈량은...
234년 10만 병사를 이끌고 북진하여 북원(北原)의 요충지를 차지할 생각이었다. 이렇게 하면 ‘농도(隴道)를 단절하여’ 위나라 군대를 출전케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위의 장수 곽회(郭淮)는 제갈량의 속셈을 알아채고 먼저 북원을 차지해버렸다. 곽회는 요충지를 거점으로 촉군을 맞이해 잘 싸웠다. 제갈량이 북원을 공략하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제갈량은 ‘쟁지물공’의 이치를 깊이 터득하고 있었다. 그는 며칠 뒤 사기가 왕성한 병사들을 거느리고 서쪽으로 진군했다. 곽회의 부장들은 제갈량이 북원이라는 요충지를 포기하고 위군의 본영으로 진군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제갈량의 의도는 적이 먼저 요충지를 차지했기 때문에 일부러 물러나는 척하며 적이 중요하게 여기는 곳으로 달려감으로써 적이 구원에 나서도록 유인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의도 역시 곽회에 의해 간파 당했다.
그는 ‘제갈량이 서쪽에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필시 동쪽을 치기 위함이다’고 판단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밤, 촉군이 북원 동쪽 끝의 양수(陽遂)를 공격해왔다. 미리 준비하고 있던 곽회는 제갈량의 공격을 잘 물리쳤다. 이리하여 제갈량의 북진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쟁지물공’은 공격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며 차지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계략으로 승리하라는 것이다. ‘쟁지’는 누구든 먼저 차지하는 쪽이 유리하다. 따라서 군사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선제공격을 통해 먼저 차지할 것을 강조 한다. 쟁지를 빼앗는 전쟁에서 어떻게 작은 대가를 치르고 승리하느냐는 어느 쪽의 책략이 더 나으냐에 달려 있다.
○ 쟁지에 있어서 또 다른 상황
만약 요충지가 비어 있어 쌍방이 힘을 다해 쟁탈전을 벌이면 승부는 좀처럼 판별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먼저 차지하느냐의 여부는 요충지와의 거리 도로 상황 운송 수단 진군 속도 등에 달려 있다. 부대를 빨리 진군시켜 요충지의 후방에 이르면, 적이 들어올 도로에 유리한 진지를 치고 적의 진군을 막음으로써 주력 부대의 진지 점령을 엄호한다.
만약 적이 이미 쟁지를 차지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안정된 기반을 내리지 못해 인심이 불안하고 아군의 실력이 절대 우세라면, 그 기세로 공격을 가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반대로 아군이 요충지를 차지했지만 병력면에서 적이 절대 우세여서 고수하기 힘들다면, 과감하게 그 땅을 포기하여 적이 차지하게 한 다음 적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쓰며 기회를 엿보다가 적을 습격, 우세를 차지한다. 그런 후에 조건이 무르익었을 때 재탈환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 사견이지만...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후쿠시마 오염수로 '정치적 쟁지'를 삼는다면 재갈공명이 곽희에게 패했듯이 패착이 될 것이다.
절대다수 임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내팽게치고 장외를 떠도는 구태한 정치행태는 민주주의 국가 의회의 절대다수 무능을 보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그들은 민의의 혹독한 심판을 반드시 받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