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29 (일) 文대통령도 못피한… 이재명 '다윗과 골리앗' 싸움
거물급 정치인이라면 언젠간 마주해야 할 시험대가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비유되는 정치 신인과의 매치다. 한국 정치사에서 여야는 유력 정치인의 영향력을 퇴색시키려, 혹은 시대의 바람을 탄 ‘새인물’을 탄생시키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반복해왔다. 골리앗의 입장에선 이기면 본전, 지면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나는 꽤 가혹한 시험대다. 이번 선거에선 인천 계양을이 그런 곳이다. 여야를 통틀어 역대 최다 득표(1614만표)와 최소 표차(0.73%포인트)로 낙선한 전직 대선후보(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와 낙선 경험이 전부인 ‘0선’의 무명 정치인(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이 보궐선거 국회의원 자리를 다투고 있다. 윤형선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다윗이라 칭한다.
애초엔 ‘이재명 망신주기’ 성격이 강한 공천이었다. 현재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골리앗의 고전이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5일 발표한 인천 계양을 여론조사(23~24일 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45.5%, 윤 후보는 44.3%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다른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초박빙 상태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위원장이 지난 23일 지역구 유세 중 “이번에 지면 정치생명이 끝장난다”며 손을 목에 갖다 대고 “끽”이라고 말한 장면도 있었다. 과거 다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어땠을까. 역사속 승패는 반드시 이재명 후보에게 호의적인 편만은 아니다. 골리앗이 이긴 적도 많았지만 종종 다윗에게 고전도 했고, 이따금씩은 발목도 잡혔다.
◆ '문재인 VS 손수조' 골리앗이 이겼지만…
유명한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은 2012년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와의 대결이다. 당시도 유력 대선후보였던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해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7살의 청년 정치인 손수조를 공천했다. 결과는 55.04%대 43.75%로 문 전 대통령의 낙승. 골리앗의 승리였다.하지만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손수조 후보와 함께 유세하며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선 나꼼수 멤버들과 문성근 당시 최고위원까지 현장 유세에 나서며 총력전을 벌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부산을 떠나지 못했다. 정치를 그만두고 장례지도사로 활동 중인 손수조 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그쪽에서 오히려 바싹 긴장하고 최선을 다했다”며 “그래도 유력 대선주자의 발목을 잡는 데는 성공했단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 오세훈 잡은 고민정, 나경원 잡은 이수진
지난 총선에선 다윗이 골리앗을 잡은 경우도 많았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떨어뜨렸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집으로 돌려보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적 사례다. 국회의원 첫 출마였던 고민정 의원은 광진을에서 오세훈 시장을 2.5%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되며 생환하기 전까지 "정치적 재개가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오세훈 시장 측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이 현재 여론조사에서 앞서도 방심하지 않는 이유도 그때의 교훈 때문”이라고 했다. 역시 첫 출마였던 이수진 의원도 동작을에서 4선의 나경원 전 의원을 7% 가까인 차이로 따돌리며 낙승했다. 처음엔 예상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이번 이재명 대 윤형선의 승부는 어떻게 될까. 인천에 지역구를 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유권자들은 더이상 이름값이나 장·차관과 같은 직함에 기대어 표를 주지 않는다”며 “지역 발전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 철저히 계산한다”고 했다. 이재명 위원장의 고전은 예상된 결과란 것이다. 하지만 여론조사업체인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많은 골리앗들은 이름값에 기대 지혜롭지 못한 선거를 해왔다”며 “지금 이재명 후보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하다. 지금이라도 낮은 자세로 임한다면 골리앗이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6시 사전투표율 20.52%… '역대 지방선거 기록' 경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5월 28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투표율이 20.52%로 동시간대 역대 지선 최고 사전투표율을 경신했다. 오후 8시까지 확진자 투표가 진행돼 최종 사전투표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전국 유권자 4430만3449명 중 909만3239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20.5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회 지선(20.14%) 대비 0.38%p(포인트) 높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30.95%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30%를 돌파했다. 이어 강원(25.12%), 전북(24.33%), 경북(23.12%), 경남(21.51%), 제주(21.31%), 충북(21.22%), 서울(21.08%), 충남(20.19%), 인천(20.00%), 대전(19.65%), 울산(19.57%), 경기(18.96%), 부산(18.53%), 광주(17.22%), 대구(14.74%)로 나타났다. 제8대 지선 사전투표는 이날까지 이틀간 전국 3551개 사전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오후 6시30분부터 8시까지는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투표가 진행된다. 지난 7회 지선이 오후 6시 투표가 마감된 것을 감안하면 투표시간이 1시간 30분 늘어남에 따라 투표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인 30%는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환자
한국인 10명 중 3명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5월 28일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는 2007년 708만명에서 2021년 1천374만명으로, 14년만에 1.94배로 늘었다. 국내 20세 이상 성인 인구(4천433만명)에서는 10명 중 3명 꼴(30.9%)로 고혈압 환자인 셈이다. 또 고혈압으로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심부전, 만성 콩팥병 등의 주요 합병증이 발생한 비율은 2.79%(38만1천464명)에 달했다. 고혈압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것은 증상이 없으면서도 일단 발병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도 하다.
혈압은 심장 박동으로 분출되는 혈액이 동맥 혈관에 가하는 압력을 말한다. 수축기 혈압(최고혈압)은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배출할 때의 압력이고, 이완기혈압은 심장이 이완(확장)하면서 쉬고 있을 때의 압력이다. 고혈압은 말 그대로 이런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높은 혈압은 심장에 부담을 줘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커지게 되며 이로 인해 심부전 상태로 악화한다. 이뿐 아니라 압력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동맥경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은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학회는 이런 추세를 막으려면 심뇌혈관질환 등의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큰 ‘고위험 고혈압’ 환자를 치료할 때 혈압 목표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최근 진료지침을 강화했다. 이번 진료지침은 고령, 흡연, 음주,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비만, 유전 등의 심뇌혈관질환 위험요인이 3개 이상인 고혈압 환자에 대해 치료 목표 혈압을 기존 140/90mmHg 미만에서 130/80mmHg 미만으로 낮춘 게 핵심이다.
또한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도 목표 혈압이 낮아졌다. 2018년 진료지침에서는 심뇌혈관질환이 있는 당뇨병에 대해서만 목표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제시했지만, 2022년 진료지침은 심뇌혈관질환이 없더라도 무증상 장기손상이나 심뇌혈관질환 위험요인이 1개 이상이면 고위험 당뇨병으로 정의하고 동일한 목표 혈압을 권고했다. 소변에 단백뇨가 있는 만성 콩팥병이나 무증상(열공성) 뇌경색 환자의 고혈압도 마찬가지로 목표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는 고위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혈압을 종전 기준보다 더 떨어뜨리자 고혈압에 따른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크게 줄었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에 기초한 것이다. 다만,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낮거나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 환자는 종전 기준대로 140/90mmHg 미만으로 혈압을 관리하도록 했다. 고혈압 치료에는 혈압 강하제를 통한 약물요법도 필요하지만, 위험 요인을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적으로는 염분 섭취를 줄이는 식단 조절과 운동을 통한 체중감량이 꼽힌다. 저염식을 위해서는 젓가락 사용을 늘리고 수저를 작은 것으로 바꿔 조금씩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것도 요령이다.
운동은 빨리 걷기나 계단 오르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30분 이상, 주 3회 이상 꾸준히 하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단, 기온이 낮은 새벽 시간이나 과도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고령의 고혈압 환자는 아스피린 사용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아스피린은 복용으로 인한 이득이 분명한 심뇌혈관 질환이나 죽상경화증 등을 앓는 고위험군 환자에게 주로 사용하고, 이러한 질환의 위험도가 낮은 고령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학회의 공식적인 판단이다.
"몰린다 몰린다"… 제주, 하늘길 '만석' 호텔도 '만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와 여행심리 회복에 연일 제주기점 하늘길이 만석 행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개별에 이어 수학여행 등 학교 단체를 비롯해 그간 미뤄뒀던 모임이나 세미나 수요가 규모를 키워 몰리는게 주요인으로 풀이됩니다. 이달 중순 기준 수학여행 예약만 벌써 100곳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도 역대 최단기간 누적 500만 명을 돌파했고 항공 좌석과 호텔 객실 구하기가 거듭 난제로 떠올랐습니다.
◆ 국내 관광객 최단기 500만 명 넘어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27일까지 제주 방문 관광객이 535만 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21만여 명보다 110만 명 이상, 27% 늘어난 수준으로 내국인 관광객이 533만 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앞서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 20일 502만 명으로 역대 최단기 500만 명 돌파 기록을 세웠습니다. 500만 명 돌파가 가장 빨랐던 2018년 5월 21일보다 하루 앞선 기록입니다.
◆ 개별, 단체 예약 급증세… 항공-숙박 ‘매진’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등에 따른 관광객 쏠림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년여 중단됐던 수학여행이 재개되며 이달 중순기준 제주를 찾았거나 또 예약한 학교가 벌써 100곳을 넘었습니다. 수도권과 영.호남 초.중.고교 107개 학교 1만8천 명을 웃돕니다. 기존 개별 관광객에 더해 주말이면 10명 이상 모임이나 친목.단체 등 여행수요가 몰리는 상황입니다.
◆ “빈 좌석이 없어요”… 호텔도 ‘북적’
제주행 항공기도 꽉 찼습니다. 주말은 95% 이상으로, 사실상 만석이나 마찬가집니다. 주중 90%를 넘어선지 오래고, 하나라도 비었다 치면 금새 채워집니다. 원하는 시간대 좌석을 구하기는 더 어려워진 실정입니다. 고스란히 숙박난으로 이어져, 웬만한 특급호텔들도 주말을 앞두고선 빈 객실을 찾기가 싑지 않아졌습니다. 공항 근처 접근성이 좋은 관광호텔들도 개별수요가 주로 몰리는 탓에 여유 방을 빼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세미나와 단체가 살아나면서 관련 수요들로 객실이 계속 차고 있다”며 “주중은 물론 주말까지 가족 수요에 소규모 단체가 함께 몰리는 추세라 객실 확보가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 항공요금 고공행진… 관광가격 인상 ‘촉각’
한 국내항공사 관계자는 “단체예약이 몰리면서 주중 예약률이 95%를 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주요시간대 빈 좌석이 없다고 봐도 된다”며 “항공기를 더 투입하려 해도 공항 슬롯(Slot. 시간당 최대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조만간 국제선 취항을 앞둔데다, 증편을 하려 해도 대부분 슬롯이 포화상태인게 주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항공요금도 오름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제주와 김포구간 주말 항공요금의 경우 저비용항공사를 포함해 일반석 기준으로 높게는 편도 14만 원 안팎, 비즈니스석으로 가면 이번 달 17만 원 후반대이던 게 일주일이 지난 다음 달에는 20만 원 가까이 훌쩍 뛰어버립니다.
수요는 몰리는데다 고유가 여파에 유류할증료가 상승하면서 고스란히 항공권 가격으로 반영된 탓입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5월 가정의달에 이어 6월 현충일까지 연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은 수요 쏠림이 이어질 경우, 외국인 관광 재개시점에 맞물려 자칫 객실 등 관광가격 전반에 요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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