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사가 했던 사역들 중에서도 꽤 중요하게 여겼던 사역은 선지자를 양육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엘리야도 이러한 선지자 훈련에 꽤 관심을 기울이고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엘리사의 사역들 중에는 선지자의 제자들과 관련된 내용이 적지 않습니다. 그만큼 그 시대에 선지자로서 사역할 자들이 많이 필요했다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도 선지자의 제자들이 엘리사에게 나아와 지금 거주하는 곳이 너무 좁으니 요단으로 내려가서 그곳에 새로운 거처를 세우자고 제안하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1절, 2절). 이 장소가 어디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2절에 요단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요단 강에서 가까운 여리고가 아닌가 추측합니다. 개역개정 성경에서는 “선지자의 제자”라고 번역했지만, 공동번역 성경과 새번역 성경에서는 “예언자 수련생”이라고 번역했습니다. 개역개정 번역 이전에 나왔던 개역한글 성경에서는 “선지자의 생도(生徒)”라고 번역했었습니다. 영적으로 어두운 시대일수록 제대로 된 선지자가 필요합니다. 현재 신학대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 영적으로 암담한 이 시대에 앞으로 건실한 목회자로 세워질 신학생들이 많아지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
선지자의 제자들의 요청을 허락한 엘리사는 선지자의 제자들과 함께 요단으로 내려가 거처를 세울 나무를 베었습니다(3절, 4절). 구체적으로 이곳이 어디인지는 명확하게 나와 있지는 않지만, 요단과 가까웠을 것이라 추측을 한다면 여리고가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이렇게 나무를 베는 과정에서 선지자의 한 제자가 쇠도끼를 물에 빠뜨리는 실수를 범합니다(5절). 그런데 이 쇠도끼는 빌려온 것이었기에 이 제자는 매우 난감해합니다. 그 당시에 쇠로 만든 도끼는 요즘처럼 흔한 것은 아니었기에 선지자의 제자들이 쇠도끼를 가지고 있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에 엘리사는 나뭇가지를 베어 물에 던져 쇠도끼가 떠오르게 하여 건져내게 합니다(6절, 7절). 엘리사가 왜 나뭇가지를 베어 물에 던졌는지, 이 나뭇가지와 쇠도끼가 물에서 떠오른 것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뤄진 이적(異蹟)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엘리사는 선지자의 제자들과 함께 보내며 그들을 돌봐주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사건은 아람 왕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아람의 나아만 장군을 엘리사가 고쳐 주었는데, 아마 그 이후에 시간이 조금 흐른 시점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아람 왕이 전략을 짜서 어디에 진(陣)을 치고, 어떻게 공략할지 계획을 세울 때마다 엘리사가 그것을 미리 알고 이스라엘 왕에게 알려주어 아람 왕의 전략은 늘 실패하고 맙니다(8절~10절). 그러니 아람 왕으로서는 누군가 세작(細作)이 되어 자신의 전략을 이스라엘 왕에게 알려주는 자가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11절). 그러자 아람 왕의 신하 중 한 사람이 이스라엘에 있는 엘리사라는 선지자가 아람 왕의 모든 전략을 미리 알아 이스라엘 왕에게 알려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12절). 아람 왕이 침실과 같은 아주 사적이고 은밀한 장소에서 이야기한 것조차 엘리사는 다 알 수 있는 선지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이야기에 아람 왕은 엘리사를 잡기 위해 엘리사가 도단(Dothan)이라는 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많은 군사들을 동원하여 도단을 에워쌉니다(13절, 14절). 도단은 사마리아의 동북쪽 19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대상(隊商)들이 자주 지나가는 성읍입니다. 아무리 전략이 뛰어나고 강력한 군사력으로 무장하여도 하나님께서 함께하는 사람이 있는 이스라엘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경의 여러 기록들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은, 어떤 전쟁에서든 강력한 군사력과 탁월한 전략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죄악을 저지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과 늘 함께 동행하며 하나님을 온전히 따르는 신실한 선지자 엘리사가 이스라엘에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 사람의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합니다. 이 시대에도 하나님은 이러한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사람을 잘 양육해내는 일에 관심을 쏟아야 하고, 나 자신이 그러한 하나님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드려야 합니다. 내가 그러한 자가 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