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기도는 선교 활동의 동반자
세례받고 5년이 지났을 때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 미사에 참여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주기적으로 바뀌는 전례주년도 어떻게 달라지는지 별로 관심도 없이 하루하루를 지냈다.
묵주기도 역시 생각나면 바치는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해 사순절에 성당에서 열린 성모 신심 세미나에 참가하였다.
성모님에 대해 올바로 알고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풍성하고 새로운 신앙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였다. 교재도 미리 읽고 성경 말씀도 찾아보면서 열심히 강의도 듣고 묵상하였다.
일단 묵주기도를 매일 바치기로 하였다.
매일 아침 7시 전후 10분 거리의 가까운 전남대로 가서 수목원에서 묵주기도 15단을 바치면서
일과를 시작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또 다른 곳에 가면 그곳에서 한다. 벌써 7년째다.
묵주기도가 끝나면 묵상하면서 어제 했던 일에 대한 감사와 회개, 오늘 하루도하느님과
함께하기를 청하는 기도에 희망이 넘친다.
뒷산이나 무등산으로 등산을 갈 때도 묵주는 필수다. 산을 오를 때도 묵주기도를 하면 지루함도,
산행의 어려움도 극복이 되어서 좋다. 묵주기도 20단을 바치면 뒷산은 정상까지, 무등산은
목적지의 중간쯤은 간다.
언젠가 산행하면서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바위 사이 계단 길을 가고 있는데, 어떤 중년 아주머니
일행이 유심히 묵주를 보면서 “그게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스님들이 염불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알이 작아서 물어보는 것이었다.
“이것은 묵주로서 묵주기도는 성모님의 전구 안에서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며 하느님 아버지께로
좀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좋은 기도입니다.” 하고서 묵주기도의 유래와 바치는 방법
등을 비교적 쉽게 설명해 드렸다. 한 분은 불교 신자, 다른 분은 개신교 신자였다. 이분들과 한
시간가량 산행을 하면서 가톨릭 교리에 대해 나름대로 설명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문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가톨릭에 호의적인 분위기였다.
이런 것들은 광주대교구 사목국에서 주관하는 교리신학원을 수료한 것이 바탕이 된 것 같다.
교리교사 과정인지도 모르고 “하느님을 좀 더 가까이 알아야겠다”고 시작한 것이 교리교사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성령은 믿는 이들 각자에게 다양한 은사를 주신다더니 나에게도
하느님께서 주신 크나큰 은총이다.
우리 용봉동본당은 성전 건립에 올인한 상태다. 6월 13일 완공을 목표로 장승용 주임 신부님과
신자들 모두 일체가 되어 묵주기도에 여념이 없다. 신자 각자가 묵주기도 5단을 바치면 묵주알
하나씩 모아서 100만 알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0만의 묵주알로 묵주를 만들어서 성전 완공
시에 각 신자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성전 건립의 참여 의미와 각 신자의 신심을 북돋우고자 한다.
5월 23일 현재 90만묵주알이 모였다고 한다.
묵주는 일상생활에서 선교의 방편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복음 말씀도 더 읽게 되고 아는
것을 바르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게 된다.
“묵주기도만큼 아름답고 은총을 많이 내리는 기도도 없다”는 교황 비오 10세의 말씀과 함께
“묵주기도 15단을 다 바쳤다고 해서 그것으로 만족할 일이 아닙니다. 각 신비의 현의가 깨우쳐
주는 진리를 터득하고 이를 삶으로 옮길 수 있는 은총을 구해야 합니다”라는 복자 알베리오네의
말씀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석현 요한(광주대교구 용봉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