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집은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시인이 시골생활에서 살면서 마주한 자연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풀, 꽃, 나무, 새, 뱀, 지렁이 등 동식물과 그 생태계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자연을 일구는 사람들도 발랄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우리의 근원이자 터전인 대지와 마을은 변했고 사람들도 흩어져 공동체의 일원이 아니라 익명의 객체로 존재하고, 다정했던 어른들은 이승을 떠났다. 그 쇠락한 마을과 골목에는 상실감과 그리움이 짙게 묻어난다.
한편 사라진 것에 대한 그리움과 현실 부조리에 대한 탄식을 내뱉으면서도「서풍에 밀려온 아프로디테」, 「비자나무숲에서」, 「오래된 부부」등 이전 시집들에거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시인 특유의 풍자와 해학이 여전히 살아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울다가 웃게 만드는 장면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고흥에서 태어난 이성룡 교장은 시인 동시 작가 모임인 '별밭문학회' 에서 해마다 동시집을 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