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사이에 20도를 넘나들던 날씨가
오늘 영상이라지만 영하의 날씨보다 더 춥다
바람이 쌩쌩거리며 보이지 않은 좁은 틈아리를
끼어들겠다며 들뜬 창문틈에서 윙윙거리길래
이 문 저 문 생긴대로 다 걸어 닫고 잠궜는데
년식이 되어가는지라 사이간에 틈은 생기고
그 간극에서 자라는 관계라는 미물은 이렇게
소리로써 장식을 하는 모양이다
무슨 얼토당토않은 개똥같은 논리로 억측을
부리는지라 날씨조차 뒤뚱거리며 절뚝이는가
흐릿한 하늘에 한 낮인데 보름달을 보듯
아롱진 햇무리에 스쳐지나가는 굵은 구름이 얼핏
가리면 여지없이 바람결에 눈방울을 뒤섞으니
내다보이는 추위에 지나가는 행인의 움츠리고
종종걸음치는 모습에 괜시리 내 등어리에 소름이다
마지막 잎새조차 떨구지 못한 저 이름모를 활엽수의
몸부림이라니 애처롭게 아직도 푸르름에 아롱다롱
알록달록 눈요기로는 좋다지만 어쩔 것인가
일찍이 동짓달 채비를 못 다 한 게으름도 능력도
아닐뿐더러 의지가 아닌 철부지를 면치 못한 것이리라
사람인들 어찌 안 그러겠는가
그저 펄펄날던 기세로 한량없을 것 같던 신체조건이
어느 날 아침에 찾아 온 허기진 뱃속마냥 휑하니
얼멍얼멍 풀도 멕이지 못한 삼베바지 방구빠지듯
황당그리 찾아오면 허겁지겁 이러지 않을까 싶다
나도 한 몫 단단히 한 일인지라 뉘를 탓하리오만
아무리 한 갓 개인이 예비한들 한꺼번에 물밀듯이
밀려든 세상의 변화야 어찌 감당하겠는가
물 건너 저 사람들의 다툼은 해를 이어 계속되는데
우리라고 맘 편하게 넌지시 구경삼아 넘겨 볼 일인가
가장 가까운 경계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
다둑다둑 조심조심 남의 집 불을 반면교사해얄진데
어쩌자고 편을 가르고 칼 날위를 걷는 듯 위태로운
갈짓자 걸음으로 불안케 하는지 만물의 영장이라면서
어리석은 다툼의 끝은 어디인지 나만의 주변머리 없는
소견인지 소갈머리없는 놈의 걱정인지 날씨만큼이나
천방지축 세상에 답답한 가슴 담담하지 못하니
주제넘는 근심 사서하는 걱정이다 하면서도 그런다 ㅉㅉ
첫댓글 맞소야 맞습니다!
어쩌자고 이 모양까지 왔으니
뉘 기둥 잡아 주려나요?
매일 차 마신 뒤에 찻잔, 다완과 숙우 헹구고선 찻상 가운데 구멍에 집게 세우고 레스 깔개 얹으려면 중심이 맞아야 내일 꼬실꼬실하게 또 깔아 차 마시는데 자꾸만 쓰러지려해서요.
하물며!
요지경이 되고 만 이쪽이나 저쪽, 그쪽을 봄서 노인, 나라고 왜 겁이 안 나겠어요?
꼭 일촉즉발처럼 내 일이라고 느낄 때가 잦으니 빗길 수레바퀴가 아른거립니다.
어쩌자고 세상이 죄다 이 모양인지요.
그저 오늘도 모레 글피가 오늘이라고 숨 쉴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