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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촬영지를 직접 찾아가며 즐기는 서울 여행!
2009년『드라마 인 도쿄』로 색다른 도쿄 여행을 제안했던 저자 조수현이 이번엔『드라마 인 서울』에서 서울 곳곳에 숨은 드라마 촬영지들을 친절히 안내한다. <내 이름은 김삼순>부터 <꽃보다 남자>, <지붕 뚫고 하이킥>, <아이리스>, <시크릿가든>까지 총 24편, 70여 곳의 드라마 촬영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함께 여행하는 한류 팬인 일본 친구들 덕택에 자신이 서울에 살면서도 잘 몰랐던 서울의 매력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드라마 속 실제 촬영지가 궁금한 이들, 서울에서 마땅한 데이트 코스를 짜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드라마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테마 여행을 제안한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다른 여행지들보다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곳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주인공들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감정을 공유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처럼 이야기가 있는 장소를 찾아가 또 다른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색다른 여행의 묘미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서문 5
1부 드라마 핵심코스 따라잡기
CHAPTER 01 꽃보다 남자
N 서울타워, 남산 케이블카 14
서울 맛집 1 l 남산 왕돈까스 19
헤이리 파머스테이블 20
유일레저타운 23
본죽 돈암동점 26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 29
쌍대포 소금구이 31
<꽃보다 남자> 촬영지가 더 궁금해? 35
CHAPTER 02 시크릿가든
헤이리 마샬아트센터 38
동대문구 창신동 주택 41
카페베네 양천향교점 45
이태원랜드 48
청량리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명동 롯데스타에비뉴 52
<시크릿가든> 촬영지가 더 궁금해? 54
CHAPTER 03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
서대문 청소년수련관 58
중앙대학교 62
이마트 타임스퀘어점 66
여의도 한강유람선 선착장 69
CHAPTER 04 내 이름은 김삼순
남산공원 계단 74
창경궁 76
락고재 79
종로구 부암동 주택 82
광화문 커피빈 85
영풍문고 88
CHAPTER 05 지붕 뚫고 하이킥
종로구 가회동 한옥집 92
헤이리 예술마을 94
대중옥, 부루의 뜨락, 학림다방 96
한강공원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102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105
카페베네 압구정로데오점 107
CHAPTER 06 찬란한 유산
신선설농탕 김포점 110
헵시바 114
낙산공원 116
종로구 부암동 주택 118
<찬란한 유산> 촬영지가 더 궁금해? 120
CHAPTER 07 아이리스
광화문 광장 122
선유도공원 125
북서울꿈의숲 127
리버뷰 8번가 130
가든파이브 132
2부 이 드라마가 궁금하다
CHAPTER 08 베토벤 바이러스
쁘띠프랑스 138
일산 호수공원 140
웨스턴 돔 142
CHAPTER 09 커피프린스 1호점
커피프린스 146
산모퉁이 150
서울 맛집 2 자하손만두
CHAPTER 10 내조의 여왕
부암동 자하주택 154
63 스카이아트 157
<내조의 여왕> 촬영지가 더 궁금해? 160
CHAPTER 11 연애시대
분당제생병원 164
이화빌라 165
이화빌라 근처 주택 166
카페 숲 167
던킨도너츠 분당파크뷰점 168
교보문고 강남점 169
CHAPTER 12 미남이시네요
벽초지 문화수목원 172
아침고요수목원 175
CHAPTER 13 겨울연가
중앙고등학교 180
후암성당 183
CHAPTER 14 궁
경희궁 186
운현궁 189
코스모스 즉석 떡볶이 191
서울 맛집 3 이래진족 서울본점 193
CHAPTER 15 닥터 깽
수연산방 196
서울 맛집 4 198
길상사 199
3부 여기 한 번 가볼까?
태왕사신기 l 고구려대장간마을 204
전국 오픈세트장이 궁금해? 1 207
식객 1 l 삼청각 208
식객 2 l 한국의 집 210
식객 3 l 옥인연립 212
온에어 1 l 세종문화회관 214
온에어 2 l 떡삼시대 216
파스타 1 l 보나세라 218
파스타 2 l 청담동 횡단보도 222
<파스타> 촬영지가 더 궁금해? 224
발리에서 생긴 일 l 후암동 108계단 225
스타일 l 콩두 229
전국 오픈세트장이 궁금해? 2 231
공부의 신 l 수원화성 화홍문과 용연 232
개인의 취향 l 여랑재 234
네 멋대로 해라 l 신촌로 택시정류장 236
부록 지역별 드라마 투어 코스 따라잡기 238
“서울을 즐기는 데, 이보다 드라마틱한 방법이 또 있을까?”
이번 주말엔 또 어딜 가야 하나……. 지겨운 고민, 이제는 내려놓자. <시크릿가든> 길라임과 김주원이 만났던 카페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 삼순이와 삼식이가 키스하던 장소에서, <꽃보다 남자> 구준표 금잔디의 서민 데이트 현장에서, <내조의 여왕> 천지애가 살던 동네에서 잠깐만 일상을 잊고 나만의 드라마를 꿈꿔볼까? 15가지 드라마 투어 코스로 만들어가는 행복한 데이트!
서울에 머무른 건 일년 반 정도뿐이지만, 나는 누구보다 서울을 사랑하고 여기서 태어난 사람들보다 많은 곳을 찾아갔다. 그럴 수 있었던 건 드라마 덕분이다. 한국 드라마의 열혈 팬인 내게, 서울은 무궁무진한 보물상자 같다. 조수현의 서울 드라마 여행에 동참했던 모든 사람들이 설레고 기쁜 마음을 고백해왔으니,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아직 서울을 만나는 진짜 재미를 느껴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드라마 인 서울》을 꼭 읽고 찾아가야 한다고. |나카무라 마리(일본인 유학생)|
<내 이름은 김삼순>부터 <꽃보다 남자> <지붕 뚫고 하이킥> <시크릿가든>까지!
총 24편, 70여 곳의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가는 서울 테마 여행.
“후… 오늘은 또 어딜 갈까?”
데이트를 앞둔 연인이든, 결혼한 부부든, 아이가 있는 부모든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고민이다. 대체 어딜 가야 사랑하는 이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건지……. 인터넷을 뒤지고 또 뒤져보지만 마땅한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고, 갑자기 왈칵 화가 치밀어 오른다. 서울엔 왜 이렇게 갈 데가 없는 거야?
인터넷에 떠도는 그 수많은 정보들이 마음에 차지 않는 건, 내 것이 아닌 다른 이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속에 등장한 이야기라면 어떨까? 내가 같이 울고 웃었던 그 주인공들의 이야기라면?
“<시크릿가든>에서 길라임이 김주원한테 돼지껍데기 먹인 식당 있잖아~, 거기 가볼래?”
“<지붕킥>에서 세경이가 혼자 쓸쓸하게 레코드 듣던 카페 어딘지 알아?”
우리 곁의 드라마를 찾아나서다
이 책 《드라마 인 서울》은 서울을 만나는 진짜 재미를 느껴보지 못한 이들을 위한 서울 가이드북이다. 2009년 《드라마 인 도쿄》로 색다른 도쿄 여행 방법을 제안했던 조수현. 그가 이번엔 서울을 발로 뛰며 이 도시 곳곳에 숨은 촬영지와 드라마 이야기들을 친절히 안내한다. 총 24편의 드라마, 70여 곳의 촬영지를 찾아가는 《드라마 인 서울》에서 조수현은 때론 매력과 활기가 넘치고, 때론 생활의 피로가 느껴지고, 때론 아름답고, 때론 먼지 쌓인, 드라마틱한 서울의 얼굴을 보여준다. 방문한 곳에 대해 지루하게 설명하는 대신 자신의 경험을 친구와 수다 떨듯 편안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조수현 식 가이드를 읽다보면, 새롭게 서울을 탐구하고 싶은 궁금증과 호기심이 마구 솟구친다.
“왜 서울 드라마 가이드는 안 써?”
《드라마 인 도쿄》를 출간하고 숨도 고르기 전에, 조수현에게 뜻밖의 요청이 쏟아졌다. 서울에 사는 친구들이, 서울을 자기 집보다 사랑하는 일본의 지인들이, 조수현의 책을 읽은 독자들이 서울의 드라마 촬영지가 너무나 궁금하다며 《드라마 인 서울》을 출간해보라고 종용해온 것이다.
서울을 소개하는 책은 이미 수없이 많고, 일본에도 서울 관광정보는 차고 넘친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드라마 속 서울을 보여달라 요구하는 이유는 아마 한 가지였을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장소에 가고 싶다는 열망…….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던 기억이 깃든 장소, 그곳에 자신의 경험을 덧붙일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여행이 또 있으려나.
서울의 재발견!
수많은 드라마 중에서 의미 있고 인기도 좋았던 드라마를 선별하고, 수십 곳의 촬영지를 선정해 직접 찾아가는 일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드라마 인 도쿄》를 쓸 때도 기대와 늘 다른 현장 상황 때문에 ‘삽질’을 밥 먹듯 하고, 드라마 속 장면과 꼭 맞는 장소를 찾기 위해 무리해 걷다가 훈장처럼 파스만 늘어나지 않았던가. 하지만 드라마 촬영지에 방문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조수현은 다시 서울의 드라마 속으로 뛰어들었다.
서울에서 태어났으면서도 늘 본 체 만 체 했던 남산은, 구준표가 잔디에게 “토요일 4시 남산타워 앞!”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에게 반드시 가봐야 할 장소가 되었다.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가 앉았던 자리, 잔디가 뽑아와 3만 원짜리라며 내밀던 자판기 커피. 별 것 아닌 건물과 사물들이 서울에 사는 기쁨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찾아가는 동안의 힘겨움과는 상관없이 ‘이곳에 내가 왔다’는 순수한 기쁨이 샘솟았다. 그저 허름한 대문밖에 볼 것 없어도, 유명하다 못해 모든 안내서에 다 등장할 만큼 뻔한 장소여도, 드라마 속 이야기와 결합되면 전혀 새로운 감동을 만들어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김자옥 하숙집과 <개인의 취향>에 등장했던 상고재는 북촌 한옥마을에 가봐야 할 새로운 이유를 만들어주었고, <내 이름은 김삼순> <내조의 여왕> <찬란한 유산> 등 좋아하는 드라마 주인공들의 집을 찾아가다보니 부암동이라는 새로운 아지트를 발견했다. 서울 바깥으론 생전 나가지 않던 그가 <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의 작업실을 보러 쁘띠프랑스까지 발걸음하고, 헤이리를 밥 먹듯 드나들었다. 거기에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카페와 산책로, <찬란한 유산>과 <아이리스>에 나온 공원, <태왕사신기> 세트장까지……. 서울을 즐기는 데, 이보다 드라마틱한 방법이 또 있을까?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얼굴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서울을 안내한다는 책의 목적에 맞게, 조수현은 늘 취재현장에 지인과 동했했다. 한류 팬인 일본 지인들, 서울에서 유학 중인 일본 친구들, 어딘가에 가고는 싶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는 ‘서울 촌사람’들, 그리고 가족들.
<시크릿가든> 길라임의 집에 찾아갈 땐 가까운 후배에게 목적지도 비밀로 한 채 동대문구 창신동으로 향했다. 대단한 관광지도 아니지만 청테이프가 꼼꼼하게 붙은 길라임의 집 앞에서 드라마의 숨결을 만끽하던 후배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신나고 밝았다. 아이를 키우는 친구와는 <꽃보다 남자> 소이정의 공방이었던 유일레저타운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잔디를 벗 삼아 뛰어놀다가, 공방에서 비누를 만들 때면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일본 지인들과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촬영지 투어에 나섰을 땐 당황스러운 일도 겪었다. 미호가 좋아하는 마트 정육코너를 견학시켜드린답시고 향한 곳, 난데없이 ‘한우’에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너무 행복해. 슨기(승기)가 나타나서 한우를 사줄 것 같아.” 서울에서 이렇게 사랑스런 표정을 짓는 건 그들만이 아니었다. <시크릿가든>에서 두 주인공의 몸이 처음으로 뒤바뀐 찜질방은 도리어 한국에 유학 온 일본인 동생들이 일러주어 가볼 수 있었고, 난생 처음 남산타워에 올라갈 땐 친구 마리의 도움을 받았다. 이름도 생소한 벽초지문화수목원에서 멋진 조경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도 <꽃보다 남자>에서 지후 선배가 바이올린을 켜던 곳에 가보고 싶다는 마리 어머니의 부탁 덕분이었다.
타국의 여행자들, 그리고 서울에 살면서도 이 도시가 주는 기쁨을 온전히 누려보지 못한 이들이 숨김없이 내뱉은 감탄과 설렘은 그에게 서울을 새롭게 사랑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모두 나만의 드라마를 꿈꾼다
조수현은 서울 속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가며 깨달았다. 이미 서울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이곳에서 원하는 건 기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경치도, 엄청나게 새로운 무언가도 아니라는 사실을. 필요한 건 단지 익숙한 이곳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그것이었다.
사는 데 치여 마음껏 상상하고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없는 이들도 드라마에는 아주 쉽게 몰입하고 그 이야기가 꼭 자신의 일인 듯 화제로 삼는다. 조수현은 그 이야기에 기대어 독자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덧붙이고 채색할 수 있길 바라며, 촬영지 정보를 최대한 친절하고 명료하게 담아내려 애썼다.
독자들도 그녀의 친근한 목소리를 읽어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꼭 가봐야지’ 다짐하게 되리라. 읽는 것만으로 재미있고,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게 만드는 가이드북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드라마 인 서울》은 훌륭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친구가 말한 그 쓸쓸한 관계가 어떤 건지 궁금해, <연애시대>를 보기 시작했다. 첫 회부터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결혼이나 연애에 대해 유난히 애틋하게 생각해온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마음이 아렸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회까지 시청을 마치고, 아직 해피엔딩은 아닌 그들의 시간 속으로 나도 걸어들어갔다.
분당에 촬영지가 많아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는데, 내가 들렀던 순서대로 소개한다. 분당선 서현역에서 내려 준표의 병원을 구경한 뒤(택시 이동) 동진과 은호의 집을 보고(택시 이동), 카페 숲에 들러 정자역까지 걷는 코스가 가장 효율적이다. 택시 요금은 각각 기본요금 정도이니, 낯선 곳에서 고생하지 말고 자신 있게 택시를 타자. | CHAPTER 11 연애시대, 본문 163쪽 중에서 |
주인아주머니와 담소를 나누는 동안 안타까운 소식을 하나 들었다. 유진의 집이었던 장소가 공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집을 새로 짓는 듯싶었다. 관광지로 잘 보존했으면 좋겠다는 건, 그저 팬들만의 소망인가보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시던 센세, 그래도 유진이네 집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발걸음을 옮겼다. 공사용 천막이 이미 높이 둘러쳐 있어 안을 전혀 들여다볼 수 없었다.
“수짱, 왠지 슬프다. 내 추억이 하나 사라지는 기분이야.”
늘 헌 것을 부수고 새 건물을 올리는 서울에 익숙해진 내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누군가에겐 한 세계가 무너지는 듯한 슬픔일 수도 있구나. 문득 문득 추억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서울이 차갑게 느껴진다. | CHAPTER 13 겨울연가, 본문 182쪽 중에서 |
[3부 여기 한 번 가볼까?]
종영한 뒤, 제대로 레스토랑을 구경하고 싶어 보나세라에 전화를 걸었다. 미리 약속을 하고 오픈 준비 시간에 방문했다. 인상 좋은 지배인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전화로는 여행작가 조수현이라고만 소개했는데, 미리 나에 대해 조사를 하셨나보다.
“《드라마 인 도쿄》란 책을 쓰셨더라구요. 이번에는 《드라마 인 서울》인가요?”
(…) 보나세라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데, 모든 장소가 드라마와 똑같았지만 딱 한 군데가 달랐다. 바로 주방. 실제 보나세라 주방은 손님들이 쳐다보면서 식사할 수 있게 개방된 형태다.
| 파스타, 본문 219쪽 중에서 |
서울을 완벽 마스터하겠다며 달려든 나에게, 서울은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모습과 너무나 다른 표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쇼핑몰과 높은 빌딩, 아파트로 점철되었던 ‘나의 서울’에 하나씩 새로운 이미지가 덧붙었다.
그중 용산구 후암동은 피상적이었던 서울의 ‘생활’과 ‘일상’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다.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도 국숫집 문을 여는 강인욱의 옆모습이 유독 쓸쓸하고 피로하게 보이지 않았나. 드라마에 나오기 전에도 출사지로 유명했다는 후암동 108계단에 찾아갔다. 영문 모를 정겨움이 느껴지는 동네였다. | 발리에서 생긴 일, 본문 226쪽 중에서 |
[1부 드라마 핵심코스 따라잡기]
“근데 마리야, 준표가 앉아서 잔디 기다리던 곳은 어디야?”
“아~ 거기? 저쪽이야. 가보자!”
준표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사진을 찍고 있자니, 어느 샌가 일본 분들이 우리를 보고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우리가 비켜주자 한 분 한 분 준표 자리에 앉아 브이를 하는 일본 관광객들. 준표가 앉은 자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서울 시내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장소는 다 이유가 있다. 나의 서울 투어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기 시작했다. | CHAPTER 01 꽃보다 남자, 본문 18쪽 중에서 |
마리가 가리킨 테이블 위에는 <시크릿가든> 촬영중에 어떤 배우들이 앉았었는지 표시해둔 이름표가 놓여 있었다. ‘하지원, 윤상현 테이블’ ‘김사랑, 윤상현 테이블’ ‘윤상현, 김사랑, 이종석 테이블’……. 어지간한 카페 장면들은 여기 양촌향교점에서 촬영했는지, 이름표에 출력된 장면만 봐도 여러 에피소드가 떠오를 정도였다. 그러다 드디어 원하는 자리가 눈에 띄었다. ‘현빈, 하지원 테이블’.
(…)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도 우리에게 차례가 돌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역시 김주원은 비싼 남자였어. 쉽게는 자리를 안 내준다는 거지……. 우리 그냥 가자.”
포기하자는 내 말에 마리가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 CHAPTER 02 시크릿가든, 본문 47쪽 중에서 |
일본 지인들을 모시고 서울에 있는 궁이란 궁은 다 방문했지만 외전 바깥에 이렇게 넓고 무성한 녹지가 조성된 곳은 없었다. 우리 궁궐과 유럽식 공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느낌이라고 할까? 데이트하기에 가장 좋은 궁궐은 창경궁 아닐까 혼자 실없이 생각해본다.
창경궁 이곳저곳을 한참 걷다보니 ‘춘당지’라는 큰 연못이 보였다. 그러자 히로미 언니는 “여기야, 여기!”라며 함성을 질렀다. “이 연못이 려원이 헤니에게 장난으로 잉어 잡아오라고 한 곳이야!” | CHAPTER 04 내 이름은 김삼순, 본문 77~78쪽 중에서 |
"Sometimes I feel so happy……."
지훈은 이곳에서 세경에게 벨벳언더그라운드의〈Pale Blue Eyes>를 들려준다. 떠나간 연인을 원망하면서도 연인의 엷은 파란색 눈동자를 그리워하는 이 노래, 그의 마음이 자신에게 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세경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1978년부터 자리를 지켰다는 부루의 뜨락. 폭이 좁은 4층짜리 건물인데 1층에서 한류스타 상품을 팔고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쉽게 지나치게 된다. 이름은 맞지만 도저히 드라마에서 봤던 장소라곤 생각되지 않아 쭈뼛쭈뼛 서 있는데, 안쪽으로 낡은 계단이 보였다. | CHAPTER 05 지붕 뚫고 하이킥, 본문 98쪽 중에서 |
삼순이 집 앞에서 무언가 미적지근한 마음을 안고 왔던 우리 일행은 은성이 집 앞에서 크게 환호했다. 너무 좋아 떠들썩하게 기념촬영을 하고 있자니, 역시 동네 주민으로 추정되는 아저씨께서 관심을 보이신다.
“아저씨, 여기 맞죠? 한효주 집이요.”
“맞어! 요즘도 일본 아줌씨들 엄청 많이 와. 저 양반들도 일본에서 온 거지? 아주 요즘 부암동 일대가 일본 아줌씨들로 가득해서 시끄러워 죽겠어. 우리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야.”
웃으면 안 되는데도 아저씨의 긴 한숨소리에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아저씨가 그림 좋은 데 사시는 탓이니 어쩔 수 없어요.”
“그런가?” | CHAPTER 06 찬란한 유산, 본문 119쪽 중에서 |
[2부 이 드라마가 궁금하다]
일본인 여행객들까지 이끌고 커피프린스 카페에 무사히 도착했다. 입구를 보자마자 ‘이제 환호성이 들려오겠지’라던 내 기대는 스에다 선생님의 한 마디로 산산이 무너졌다.
“에? 진짜 여기야?”
엄마도 가세했다.
“진짜 여기 맞아? 다른 데 아니야? 너무 작잖아!”
몇 배쯤 넓어보이게 만드는 카메라의 마술에 걸려든 순진한 시청자들. 얼떨떨한 건 우릴 따라온 일본인들도 마찬가지인 듯싶었다. 일본과 한국에서 숱하게 촬영지를 오간 나조차 화면과 현실의 격차에는 좀처럼 적응되지 않는데, 처음 이 상황과 맞닥뜨린 이들은 하늘이라도 무너진 기분일 테다. 하지만 실망감이 그리 길지 않으리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 CHAPTER 09 커피프린스 1호점, 본문 147~148쪽 중에서 |
첫댓글 조수현 지음 / 출판사 황소자리 | 2011.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