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리고 다들 대구 간다더니 마피 6000만원 내놔도 잠잠하다.
머니투데이|방윤영 기자|2022.08.03.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지 한달이 지났으나 대구 주택시장 분위기는 여전하다. 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프리미엄(웃돈)을 아예 받지 않는 '무피'를 넘어 가격을 깎아주는 '마이너스피' 매물까지 등장하고 있지만 거래는 뜸하다.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할인하는 수준까지 이르러야 비로소 거래가 이뤄질 거란 예측까지 나온다.
8월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분양권 거래 시장에 무피는 물론, 마이너스피 매물까지 나오고 있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대구 달성군의 '화원파크뷰 우방아이유쉘' 전용 69㎡ 분양권은 마이너스피 6000만원까지 제시하고 있다. 분양가가 3억6800만원인데 6000만원을 깎아줘 3억800만원에 매수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대구 달서구 주상복합단지 '성당태왕 아너스 메트로' 전용 84㎡ 분양권은 마이너스피 5000만원을 내걸었다. 동대구해모로스퀘어웨스트 전용 76㎡ 분양권과 해링턴플레이스 동대구 전용 84㎡도 각각 마이너스피 1000만원 이상씩 제시한 매물이 나왔다.
마이너스피가 등장한 건 분양권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이 고금리를 감당할 수 없어 손해를 보더라도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부담해야 할 이자와 세금 등을 감안하면 지금 가격을 내려 파는 게 더 유리하다는 측면에서다.
하지만 거래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 해제 발표 이후 서울에서 대구로 출발한 KTX 열차에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소문이 났지만, 실제로는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 주택가격이 하향 조정된 만큼 투자자들이 몰려들 거란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대구에는 2024년까지 주택공급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집값이 오히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결과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하반기 일반분양 물량만 2만1828가구에 달한다. 입주 예정물량도 적지 않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대구 입주 예정물량은 1만1749가구, 내년에는 3만5619가구, 2024년에는 2만1299가구가 대기 중이다.
분양시장 한파에 시행사와 건설사들은 분양시기를 조율하고 나섰지만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물량을 소화해낼 수밖에 없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와 시행사도 조달한 자금에 대한 이자가 수십억원에 달해 분양 일정을 더 미루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일단 분양을 열어놓고 조금씩이라도 팔자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미분양을 해소하려면 분양가 자체가 더 낮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시세에 대한 상승 기대감이 있어야 거래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며 "그러려면 건설사들이 수요자가 원하는 수준까지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