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드디어 만난 눈먼 고래와 고래아이
멀고 먼 바다 저편에 고래와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고래섬이 있었습니다.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고래를 위해 제사도 지내고 노래도 불렀지요. 고래섬의 고래들 중에 눈먼 고래가 있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눈먼 고래에게는 고래섬이 엄마였고 고향이었지요. 한편 고래섬 바닷가 작은 집에는 다리가 불편한 고래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고래를 너무 좋아해서 고래아이라고 불렸던 그 아이는 고래의 휘파람 소리를 들으면 자랐습니다.
어느 날 버려진 그물에 고래 한 마리가 걸리면서, 고래섬 사람들은 고래를 잡으면 안 된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고래를 잡기 시작합니다. 그물과 작살로 고래를 잡기 시작하자 고래들은 고래섬을 떠납니다. 하지만 눈먼 고래는 고래섬을 떠날 수 없었지요. 고래들이 떠난 뒤로 섬 주변에는 더럽고 시끄러운 것들이 나타나고, 붉은 적조까지 생깁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굉장한 폭발음과 함께 큰 파도가 일어납니다. 위험을 알려 주던 고래들이 떠나고 없어 고래섬은 아무것도 모른 채 조용합니다. 큰 파도는 결국 고래섬을 덮치고 고래아이는 파도에 휩쓸립니다. 그때 눈먼 고래가 고래아이의 외침을 듣고 아이를 찾아옵니다. 눈먼 고래와 고래아이는 처음 보지만 한눈에 서로를 알아봅니다. 아이는 눈먼 고래의 눈이 되고, 고래는 다리가 불편한 아이의 다리가 됩니다. 파도가 물러가고 평온을 되찾자 고래섬 사람들은 그물과 작살을 없애 버리지만, 눈먼 고래와 고래아이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저자 소개
글: 윤미경
동화와 동시를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2012년 황금펜 문학상에 동화 〈고슴도치, 가시를 말다〉가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무등일보 신춘문예, 푸른문학상,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동화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시간거북이의 어제안경〉으로 MBC창작동화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화 『거울아바타 소환 작전』, 『우리 학교 마순경』, 동시집 『반짝반짝 별찌』, 그림책 『커다랗고 작은』, 청소년 소설 『얼룩말 무늬를 신은 아이』 등이 있습니다.
그림: 이준선
초등학교 때 미술시간에 그린 아버지 얼굴이 어린이잡지의 표지에 실린 적이 있습니다. 우리 고유의 문화와 이야기를 아름다운 배경 속에 담아내는 작업이 즐겁고 판타지이야기 그림책을 만들 때는 여행처럼 설렙니다. 작품에는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자월도 마고할미 공깃돌』, 『해녀 삼춘 태순이』, 그린 책으로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소원 들어주는 호랑이바위』, 『소가 된 게으른 농부』, 『고민버거와 나의 자전거』, 『복타러 간 총각』, 『산소를 지키는 호랑이』, 『마법사가 된 토끼』, 『호랑이와 약지』, 『소금꽃이 피었습니다』, 『내 이름은 이강산』, 『도깨비 시장』, 『천일야화』 등이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사람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잊고 자연을 이용하려고만 합니다.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에게 편한 대로만 살려고 하지요. 그 결과 자연은 점차 본래의 모습을 잃어갑니다.
이 책에 나오는 고래섬은 욕심에 물든 사람들이 지배하는 세상 같습니다.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고래들이 떠나고, 고래섬에는 더럽고 날카롭고 시끄러운 것들이 몰려와 환경을 파괴합니다. 이제 고래섬에는 갈매기조차 날아오지 않습니다. 환경 오염은 붉은 눈물로 표현된 적조 현상도 일으키지요. 적조 현상이란 플랑크톤이 너무 많아져서 바닷물이 붉은색으로 변하고, 이 때문에 바닷속 생물들이 살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큰 재앙을 겪은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자연을 해치는 것들을 없애버리지만, 소중한 것들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작가는 눈먼 고래와 다리가 불편한 고래아이의 만남을 다룬, 환상적이고 전설 같은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의 의미와 자연환경 파괴로 생기는 환경 문제를 짚어보고자 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눈먼 고래와 고래아이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