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수감돼 있는 언론인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각국들이 언론인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통계가 등장했습니다. 독재국가 등 권위주의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독재국가 지도가 대폭 확대됐다는 통계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강경 독재 49국에 온건 독재 25개국등 세계 74개국에서 독재시스템이 운용된다는 말입니다. 기자를 포함한 언론인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할 경우 앞으로 이런 상황은 더욱 심화되고 수감을 포함해 곤욕을 치르게 될 경우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권위주의 국가의 통치기관에서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회유책입니다. 물질적인 것으로 언론인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고 획책합니다. 하지만 회유책이 통하지 않을 경우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합니다. 언론인이 속한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등을 가하는 방법입니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타격을 입습니다. 자연히 해당 언론인에 대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기사작성을 보류하라는 지시가 내려 올 수 있습니다. 자칫 언론사 자체의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은 기자 자체에 대한 압박입니다. 명예 훼손 등으로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요청합니다. 요즘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는 조직이 있어 스스로 특정 내용을 심의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합니다. 한국에서도 독재와 권위주의적 시스템속에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렇게 소송에 휘말리면 해당 기자는 제대로 기자로서 역할을 못하게 됩니다. 재판을 어떤 판사가 하느냐에 따라 구속될 수도 있으며 민사상으로 거액을 배상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인으로서의 행동이 당연히 위축됩니다. 권력기관에서는 국비로 소송을 진행하지만 해당 언론인은 자비로 소송을 준비하니 얼마나 어렵겠습니다.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 그 다음은 해당 언론인에 대한 육체적 피습 등입니다. 얼마전 모 수석이 언급한 바로 그 회칼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군사독재시절 많은 언론인들이 모처에 연행돼 구타를 당하거나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은 적이 허다합니다.
이번에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각국에서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독립적인 언론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감되어 있는 언론인이 수백명에 이른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경없는기자회는 각국 정부의 언론 탄압이 급증하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이 같은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가택연금 하에 있는 수십명을 포함해 520명이 넘는 언론인이 투옥돼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상 최다 수준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경우 애당초 언론이라는 것이 없으니 논외로 하고 중국의 경우 언론인 수감자가 가장 많은 나라로 100명이 넘는 언론인들이 지금 감옥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이가운데 다수는 2014년에 시작된 중국의 신장 자치구 탄압과정에서 구금된 것입니다. 최근 시행에 들어간 홍콩판 국가보안법으로 홍콩에서도 독립 언론에 더 큰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 패권국가를 지향한다는 중국이 이런 상황이라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언론의 자유라는 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러시아도 중국보다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투옥 위협 등으로 다수의 언론인이 망명했고, 당국이 독립적 매체들의 활동을 금지하면서 문을 닫거나 해외에서 운영하는 사례도 많다고 WSJ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언론이 위험한 곳 중 하나로, 30명에 가까운 언론인이 러시아 감옥에 있습니다. 이밖에 벨라루스는 41명, 이란은 20명을 투옥하고 있고 키르기스스탄은 올해 11명을 체포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2021년 쿠데타로 군사 정권이 들어선 이래 기자 수십명이 수감됐으며, 베트남 당국이 감옥에 가둔 언론인은 현재 35명에 이릅니다. 수감된 언론인들에게 씌운 혐의는 간첩 행위, 선동, 잘못된 정보 유포, 테러 등 다양합니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비교정치 분석 기구인 민주주의다양성기관(V-DEM)의 마리나 노르드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언론의 자유가 축소된 국가 수가 세 배나 됐다면서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추세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은 다른 민주주의의 자유가 위험에 처했다는 강력한 징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명이 발달되고 정신적 사고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민주주의 퇴보와 그로 인한 언론인들에 대한 핍박이 더욱 가중되는 것은 너무도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간의 뇌가 발달해도 권력에 대한 욕심과 과욕때문에 자신에게 거역하고 불편을 주는 언론을 좌시하지 못하는 권력자들이 대폭 증가함에 따른 현상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또한 현명하지 못한 해당국의 국민들이 판단을 잘못해 능력이 안되는 인물에게 권력을 줌에 따라 발생하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몽매한 국민들이라 판단하고 자기 하고 싶은 데로 하려는데 언론이 발목을 잡으면 처단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그런 것이 현실화되면 우려할 그런 상황이 도출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직 언론적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제적 선진국이라는 곳에서는 언론인들이 자신의 역할을 망각하고 스스로 알아서 기는 형태를 보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약간의 억압에 굴복하고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땅에 파묻는 경우도 상당한 것이 현실입니다. 혹세무민하고 곡학아세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참된 그리고 용기있는 언론인들이 있어 세상은 그래도 굴러가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자신은 언론이 없는 정부보다 정부없는 언론을 택하겠다는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의 말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이 한 가닥 희망입니다.
2024년 3월 31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