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까스로 "전역증"이란 종이 조각 한장을 받고 사회의 품으로 복귀했습니다. 뭐, 벌써 2년전 이야기라 기억이 안날것도 같지만 워낙에 평생에 잊을 수 없는 기차이기에 몇자 남겨보겠습니다.
우선 특수열차에는 '입영열차'와 철도물류정보에 '건설무궁화'로 조회되는 군전용열차가 있습니다.
입영열차는 춘천(102보충대)이나 의정부(306보충대)로 입대하는 "장정"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 철도청에서 임시로 운행하는 열차로 철도청 홈페이지를 통해서 입석 없이 좌석으로만 예매가 가능하며(입석승차권 자체를 발매하지 않음) 전 구간에서 도중 승하차도 할 수 있습니다. 정차역은 KTX개통 전을 기준으로 했을때 새마을호만 서는 역에만 정차해서 운행시간이 다른 무궁화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운행구간으로는 '광주-의정부'/'광주-춘천'/'부산-의정부'/'부산-춘천' 노선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건설무궁화인데...
이 열차는 국군수송사령부의 수송신청으로 편성되는 열차로 오로지 군인만 탑승할 수 있으며, 열차내 매점운영도 홍익회가 아닌 각군 복지근무지원단(=PX를 운영하는 조직) 소속 병사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 2002년 8월 13일 육군훈련소를 퇴소해서 가평에 있는 제 3 야전수송교육단을 가기 위해 이 열차를 탔는데,
우선 훈련소 퇴소 전날에 자신이 내려야 할 역을 불러주는데 구체적인 역명을 불러주는게 아니라 4자리 숫자로 된 코드(?)를 불러줍니다. 그리고 퇴소날 아침에 자신이 타야 할 객차를 불러주고 곧장 훈련소 정문에 있는 연무대역 승강장으로 가서 지정된 열차(7량 1편성)에 더블백을 매고 탑승을 합니다.
군악대의 우렁찬 환송반주에 맞춰 교육연대장 이하 훈련소 간부들에게 "원기왕성한 동작(=사전에 열차내 호송병들이 교육함)"으로 손을 흔들어 작별을 고한 후, 열차가 플랫폼을 빠져나감과 동시에 호송병들의 "이 새끼들아! 빨리 앉어!"라는 고함에 맞춰 각자 자리에 앉죠.
이후에 줄곧 자거나 하는데, 대략 분위기는 호송병에 따라서 좌우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밥도 안되는 일병들한테 빌빌 기었으니~ --;
어쨌거나 우스운건 그 열차 내에서도 근무를 선다는거죠~ 이를테면 '유동병력 통제'가 목적인데, 절대로 옆칸으로 갈 수 없고, 또, 화장실은 2인 동시이용 불가(=흡연방지) 역 구내 정차시 민간인과 조우 방지등을 하고 있죠~
아무튼 연무대역을 빠져나오면 채운인가? 하는 곳에서 기관차 방향을 바꾸고, 두계에서 정차하는데 여기선 병력하차 없이 공무상 여행을 하는 육본간부들을 태운답니다. 그리고 대전삼각선을 통해서 대전역으로 가서 다시 기관차 방향을 바꾸는데, 그 동안 문제의 전투식량으로 점심끼니를 해결합니다. 전투식량은 당연히 사전에 식용유로 범벅이 된 상태로 조리가 되어있는 "1형"을 먹는데 두 숟가락 이상은 절대로 못넘길만큼 느끼하죠~
민간인들이 지나다니는 플랫폼에 열차를 세워두고 훈련병들을 동물원 원숭이처럼 만들고 점심을 먹인 뒤에 다시 열차 출발, 조치원, 천안, 수원, 영등포에서 병력들을 하차시킨 뒤, 용산역 구내진입 없이 곧장 삼각선을 통해서 청량리로 가서 하차시키고 여기서 다시 가평, 춘천까지 간답니다. 아무튼 다른 객차에서 병력하차가 이뤄져도 옆칸으로 가볼 수가 없어서 내 동기들이 내리는지 안내리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생이별 아닌 생이별을 한답니다.
그렇게 연무대발 춘천행 건설무궁화는 운행을 마감하죠.
또, 연무대발 목포행 건설무궁화도 있는데 이 열차는 장성 상무대로 가는 병력수송이 주 목적이랍니다. 분위기는 역시 호송병들이 있기에 험악하기는 마찬가지죠~
근데, 저같은 경우엔 진짜 운이 좋은 편이죠. 간혹 열차배정이 되지 않아서 민간열차에 객차 몇량을 통째로 전세내서 환승해서 가는 경우도 있는데, 저보다 4일 늦게 훈련소를 퇴소한 녀석들은 연무대에서 대전까지 간 다음에 대전에서 부산발 서울행 무궁화에 탑승, 용산에 하차해서 용산에서 청량리까지 지하철 이용(=이때는 따로 객차를 전세내지 않아도 민간인들이 알아서 비워줍니다. 그 특유의 '훈련병 냄새'때문에~ㅋ)하고 다시 청량리발 춘천행 경춘선 무궁화나 통일호를 타고 가는 경우도 있죠~
또, 정규 편성된 민간열차에 객차 2~3량을 전세내서 탑승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엔 수송사령부에서 나온 호송병들이 탑승하기는 하지만, 민간열차이기 때문에 분위기는 그다지 험악한 편은 아닙니다. 또, 홍익회 아저씨들로부터 맥주를 제외한 전 품목을 사 먹을 수도 있죠~
제가 야수교 퇴소할때 탔던 열차는 "건설통일호"가 아니라 일반 민간 통일호열차 중에서 객차 3량을 가평역에서 퇴계원역까지 전세냈었죠~ 그냥 "전세객차"라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그리고, 올해/내년중으로 "건설새마을호"도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국군수송사령부에서 발표함)
훈련병일땐 몰랐는데 나중에 자대가서 훈련병들 들어올때 보니 정말 독특한(?)냄새가 나더라구요 말로 표현안되는^^; 요즘은 낮에 이동하지만 01년때만 하더라도 야간에 대부분 기차를 타고, 소요시간도 무지 많이 걸린다는(여기저기 찍고 올라갔다 다시 내려간다는군요) 이야기를 후임에게 많이 들었습니다(논산출신애들)
첫댓글 빛고을님 2년2개월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다름아니옵고.....빛고을님께서 언급하셨던 ;; 빛고을님께서 탑승하셨던 열차중에서 통일호 (건설통일호) 타보셨는지...답변좀
제가 야수교 퇴소할때 탔던 열차는 "건설통일호"가 아니라 일반 민간 통일호열차 중에서 객차 3량을 가평역에서 퇴계원역까지 전세냈었죠~ 그냥 "전세객차"라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그리고, 올해/내년중으로 "건설새마을호"도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국군수송사령부에서 발표함)
훈련병일땐 몰랐는데 나중에 자대가서 훈련병들 들어올때 보니 정말 독특한(?)냄새가 나더라구요 말로 표현안되는^^; 요즘은 낮에 이동하지만 01년때만 하더라도 야간에 대부분 기차를 타고, 소요시간도 무지 많이 걸린다는(여기저기 찍고 올라갔다 다시 내려간다는군요) 이야기를 후임에게 많이 들었습니다(논산출신애들)
새벽에 보충대에 도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구요. 아 그리고 전역 축하드립니다^^ - 예비역1년차 -
저는 밤 10시쯤 논산에서 열차 탔었는데 (98년 겨울), 논산/대전처럼 주행방향을 바꾸는 역에서 일단 오래 걸릴뿐 아니라 이유를 알 수 없는 채로 용산역 근방에서 거의 50분 가까이 정차했었던 기억이 -.-;;; 그래서 아마 의정부에 5시 반쯤 내렸을겁니다 ㅠ-ㅡ
현재는 대전역을 안거치고 대신에 신탄진역에 정차한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