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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스타, 한 자리에'
선동열 삼성 감독과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 '빅리거 3총사' 서재응(뉴욕 메츠)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 최희섭(LA 다저스) 등 특급 야구스타들이 3일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함께 자리를 한 곳은 광주일고 야구팀 후원회 발족식. 모교 출신 전·현직 야구선수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광주일고 야구동문회(일구회) 소속 선·후배가 인사를 나눈 뒤 올해 무등기 우승과 봉황대기 준우승을 일궈낸 고교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어 학교 강당으로 모여 오후 6시에 야구후원회 발족식 행사를 가졌다. 이 후원회는 지난 92년부터 8년간 모교 야구팀을 지도한 후 작년에 다시 사령탑으로 복귀한 허세환 광주일고 감독이 주도해 정식으로 출범했다. 야구 신·구 스타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현장에서 직접 담았다.
광주ㅣ스포츠서울닷컴 배병철기자 skidrow978@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 삼성 감독과 '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이 모교인 광주일고에서 마주쳤다. '국보급 슬라이더'와 'BK표 업슛'이 메이저리그에서 맞붙었다면? 결과의 승패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듯. 첫 사진은 당대 최고 투수들의 눈빛 교환으로 시작됐다. "선배님, 제가 눈매는 더 매섭죠"
김병현이 이번엔 '바람의 아들' 이종범과 조우했다. 양 선수 사이에 있는 꼬마 숙녀는 누구일까? 그 비밀은 잠시 후 공개된다.
"이제 그만 찍죠" 이종범이 후배 김병현을 위해 사진 기자들의 촬영을 가로막았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수많은 플래쉬를 받아 자신이 피곤해서였을까. 이유는 물어보지 않아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이종범도 사인 공세와 기념촬영으로 몸이 녹초가 됐다는 것.
국내 무대에서 모교를 빛내고 있는 박재홍. 좀처럼 웃지 않던 김병현도 박재홍을 보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유는? 김병현은 여러차례 공식석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선수로 박재홍을 거론한 바 있다. 친해서일까. 김병현의 웃음속에서 장난끼가 엿보인다."재홍이 형, 나 안 보고 싶었어?" "응"
기자가 잠시 쉬기 위해 고개를 돌리던 중, 또 한명의 '코리안 빅리거'가 등장했다. 아이보리색 폴로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어딘가를 바라보는 서재응이 그 주인공. 이때를 놓칠세라 황급히 카메라 셔트를 눌러댔는데…
"나 왔어!" 서재응이 나타났지만, 취재진들은 선동열 감독과 국내 야구스타들을 찍기에 바빴다. 얼마나 지났을까. 서재응을 알아본 취재진과 사진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숱한 질문 중 가장 핵심은 역시 국내 복귀에 관한 서재응의 답변이었다. 국내 복귀? 메이저리그 잔류? 그 대답은 조금 뒤 발표된다.
광주일고 후배와 선배들의 소프트볼 경기가 열렸다. 홈런을 의식해서인지 서재응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난 홈런 아니면 안 쳐!"
한복판에 들어온 아리랑볼을 서재응이 힘껏 휘둘렀다. '딱'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타구가 뻗어 나갔다. 결과는? 아쉽게도 중견수 뜬공.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서재응이 몸소 실천(?)했다.
서재응이 본업으로 돌아왔다. "내 공은 투심이야" 하늘 높이 마구를 던지는 서재응. 그러나 후배에게 혼쭐이 났다. 왜?
"어리다고 우습게 보지 마세요" 다소 높게 들어온 공에 방망이를 힘껏 휘두르는 후배. 서재응은 장타와 연속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그러나 후속타자를 병살타로 처리해 한숨 돌렸다. "휴~ 얕봤다가 큰 코 다쳤네"
한편 한쪽에선 기아 선수들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큰 형님 이종범은 배를 내밀었고, 박재홍은 팔짱을 끼며 이에 응수했다. "2005년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야"
서재응(왼쪽)과 김병현도 뭉쳤다. 다정한 자세로 카메라 앞에 선 그들. 먼 이국땅에서 서로 의지하며 지내는 의형의제다. "병현아, 우승상금 2억원이라며?" "아직 안 받아서 잘 모르겠는데". 김병현은 보스턴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해 상금 22만달러(한화 약 2억원)를 받을 예정.
'우리도 찍어야지' 광주일고 동문들이 한데 모였다. 한국 최고가 아닌, 세계 최고 야구명문을 부르짖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10대부터 70대까지 한 마음이 어우러진 '야구명문'. 최고의 팀과 선수는 이런 관심과 지원 아래 탄생하는게 아닐까?
드디어 고대하던 공개 인터뷰가 진행됐다. 막상 자리를 마련하자 이내 얼굴이 굳어진 두 선수. "서재응 선수, 국내에서 뛸 생각입니까?","오늘은 행사에 관련된 것만 질문해주세요. 그 질문에 대해선 노 코멘트입니다" 이어진 행사에 관련된 것만 질문해주세요. 그 질문에 대해선 노 코멘트입니다" 이어진 질문공세. "김병현 선수, 올해 부진했는데 마음이 어때요?","일단 나 자신에게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몸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승 상금과 관련된 질문에는 폭소가 터져나왔다. "주차장 아저씨가 2억원을 공짜로 얻었는데 나눠쓰자고 하더군요. 그러나 아직 주머니에 없어서 실감은 나지 않네요" 길고 굵었던 인터뷰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귤 맛있네' 인터뷰가 끝나고 배가 고팠는지 서재응이 음식을 집어 먹었다. 앞서 등장했던 꼬마 숙녀에 대한 비밀도 밝혔다. "미래의 제 부인이에요" 하지만 서재응에겐 이미 사랑스런 피앙새가 있다. 알고보니 선배의 딸이라고.
이어 후배들과 축구 시합이 펼쳐지는데…과연 축구도 잘할까?
마침내 소프트볼 경기를 마치고 축구 대회가 열렸다. 어린아이 마냥 좋아하는 김병현. 올 한해 부상과 부진으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웃음. 김병현은 참고 있었던 감정을 이 자리에서 훌훌 털어버리려는 듯 경기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타고난 체력'의 소유자 김병현.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다. 아직까지 김병현은 골 맛을 못 봤다.
나이 탓일까. 서재응은 벌써 지쳤다. "진짜 힘드네~" 하지만 레프트 윙 김병현은 끝까지 달린다. 한국형 '프레스트 검프' 김병현. "아직까지 힘든줄 모르겠네요"
'만만치 않네' 김병현이 공을 잡자 재빨리 밀착 수비를 펼치는 후배. 김병현은 유연한 몸놀림을 앞세워 후배를 따돌리려고 노력했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았다.
무리했던걸까. 김병현이 손을 들고 교체 사인을 보냈다. "힘들어서 더 못 뛰겠다". 강철 체력도 한계에 다다랐나보다.
김병현의 이야기로 지면이 채워지려는 순간, 이를 참지못하고 서재응이 바람같이 나타났다. 공중에서 볼 트래핑? 야구에 익숙했던 후배도 서재응을 태그아웃(?) 시키려는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이건 축구다. 태그를 100번 한들 '이미 쏘아놓은 화살이요, 엎질러진 물이었다. 결국 서재응에게 기회가 왔다.
좋은 찬스를 놓치지 않은 서재응이 멋진 발리슛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골은 이 한번 뿐이었으니…
'정말 지쳤다' 첫 골을 터뜨린 뒤 서서히 지쳐가는 서재응. 체면상 바닥에 털썩 주저앉지는 못했지만 한동안 이 자세를 유지했다.
'나도 지쳤다' 서재응에 이어 김병현마저 정지상태. 김병현은 2골을 터뜨리며 화끈한 골 사냥에 성공했다. 기자가 1골을 기록한 서재응에게 "김병현은 2골 넣었다"고 묻자 "같이 2골 넣은거 아니냐"며 슬그머니 말끝을 흐렸다. 역시 서재응은 재치있고 뛰어난 언변가였다. 한편 축구 경기는 후배팀의 승리(8-7)로 막을 내렸다.
축구 경기가 끝나고 후배들이 사인을 받기 위해 김병현에게 몰렸다. 수 십명의 팬들을 피하고자 그는 학교 강당으로 줄행랑을 쳤다. 그러나 결국 붙잡혔다(?). 후배들과 합심하여 김병현을 뒤쫒은 기자도 사인못지 않은 그의 생생한 땀방울을 찍는 성과(?)를 올렸다.
강당을 빠져나와 쉴 장소를 찾던 중, 이번에는 선동렬 삼성 감독이 인터뷰를 가졌다.이를 놓칠새라 귀를 쫑긋 세웠다. 선동렬 감독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기가 운동하고 싶은곳에 남는게 최상책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뛰기 힘들면 국내 복귀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며 다소 묘한 뉘앙스의 답변을 털어놨다. 서재응이 유턴하면? 그러나 그가 국내 복귀를 한다고 해도 2년동안 국내 프로야구 선수로 생활할 수 없다. 서재응 또한 인터뷰에서 이 부분을 짚은바 있다.
소프트볼과 축구 경기가 끝난 뒤 어느새 저녁 6시가 됐다. 섹스폰 연주가의 은은한 연주에 이어 본행사가 대단원의 막을 열었다.
'자랑스런 광주일고인'을 대표해 빅리거 3인방이 나란히 꽃다발을 받았다. 3명 중 제일 연장자인 서재응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서재응이 앉은 탁자위로 메츠 유니폼과 모자가 보였다. 이날 모교 역사관 사인볼 기증식에 쓰일 물품들이다. 2005년,서재응이 메츠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을지는 미지수. 그러나 그가 메츠에 몸 담았다는 사실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두번째로 김병현에게 꽃다발이 주어졌다. "광주일고를 빛내줘서 고맙네","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병현이 꽃다발을 들고 '싱글벙글' 웃었다. 이 웃음이 을유년에도 끊이지 않길 기대한다.
다른 선수와 달리 오후 4시 30분쯤에 광주일고를 찾은 최희섭. 지각은 했지만 말끔하게 차려입은 양복이 썩 잘 어울린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최희섭이 머리를 크게 다쳤을 때 걱정을 많이 했다"며 당시 심정을 털어놓기도.
"성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문의 아낌없는 지원이 외국에서도 큰 보탬이 됩니다"
광주일고 64회 졸업생 이종범도 함께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꽃다발의 종류도 각양각색. 다양한 꽃만큼이나 이곳 저곳에서 활약하는 광주일고 선수들도 참 많다.
마지막을 장식한 선동렬 감독. 인터뷰에서 "내년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주니치 시절, 첫 해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믿고 성원해준 동문들이 있었기에 이겨낼수 있었다"
이외에도 많은 선수와 대한야구협회 임원들이 참석한 이 자리는 야구 역사의 산 증인들이 함께한 그야말로 '야구 축제'였다.
광주ㅣ스포츠서울닷컴 배병철기자 skidrow978@
첫댓글 OB올스타 만들면 대박이겠군요... 선발-선동열 중간-서재응 마무리-김병현.... 현재 삼성타선도 1점뽑아내기 힘들듯.. ㅡㅡ;;
여자분 누구시죠?
광주일고 정말 최고 야구 명문 같다는...
한화갑은 왜나왔답니까..... 광주일고출신이라면...할말 없지만... 정치인이 이런자리에 끼는거 별로..
ㅇ ㅏ~~~~병현 재응 희섭 모두 기아로 왔다면....................................국내 올스타가 덤벼도 안무서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화갑 야구 좋아하나 보죠 ..뭐..ㅋ
전라도분들은 야구 왤케 잘하는지.. 현역..은 대략 서재응.김병헌.최희섭.박재홍.이종범.최향남.홍현우등등.. 한데 뭉쳐놓으면 장난아니져..
진짜 광주일고 출신으로 국대도 만들수 있겠네..ㅡㅡ;
김병현 축구하는 모습에 밀착수비를 펼치는 후배 표정 압박.
일단 각각 전성기로 따져서 국내&해외로 광주일고 올스타만들면 거의 국대를 능가하지 않을런지.. 선발: 선동력 마무리:김병현의 압박;; 톱타자 이종범에 30-30의 박재홍에 최희섭의 또다른 압박이..
예전에 이승엽 나온 경북고도 후원회가 최강이죠.. 대구 삼성 선수들의 반 정도가 아직도 그 학교 출신이고 우리아버지도 여기 야구선수로 결승도 자주 가셨죠.. 한국 프로 야구가 조금만 더 빨리 출범 했엇다면 경북고가 더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한화갑은 목포고 출신입니다~~~ 일고 아니죠~~
전남 순천시 효천고: 조용준 김수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