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가 있는 촛코 '구름달'님이 현장에서 보내온 소식을 대신 전합니다.
2시쯤 부터, 평택역 앞 광장에서
공권력과 용역폭행 규탄과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노조에서 오신 분들을 비롯해
대학생들,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과 수녀님들
민가협 어머님과, 가족대책위 분들 2,000여명이 모였습니다.
가족대책위 어머님 한 분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공장 안에서 농성중인 남편분과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짧은 통화 끝에
"너무 두렵다"며 전화를 끊은 이야기를 하자
어머니와 가족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집니다.
지금은 집회를 마치고 평택역 앞에 모여있습니다.
7시에 공장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었지만
공장 주변의 분위기가 너무 위험해서 힘들 것 같습니다.
공장 주변 아파트에까지 사측 용역들이 돌아다니면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외지사람이면 폭행하거나 잡아놓는다고 합니다.
공장 근처에 있던 생중계팀, 학생들, 노조분들 가리지 않고
용역과 경찰들이 폭행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상황이 너무 위험해서 노조분들과 대학생들 몇명이
일단 공장쪽으로 먼저 가보기로 했습니다.
촛불문화제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온 평택 하늘을 뒤덮은 것은
공장에서 난 화재로 인한 검은 연기만이 아닙니다.
어쩔 도리가 없는 사람들의 슬픔과
약자를 가차없이 짓밟는 이 나라에 대한 공포가
온통 하늘을 무겁게 내리누르는 것만 같습니다.
보수 언론에서는 헬멧과 마스크를 쓰고 쇠파이프를 든 모습을 비추며
'폭력집단'이라고 매도합니다.
그러나 농성중인 노동자들 앞에는
몇 십배 몆 백배나 큰,
그저 한 개인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폭력이 버티고 있습니다.
엄청난 돈이 투입된 거대한 기업이
노동자라는 약자에게 가하는 '구조조정'이라는 폭력
중립을 지킨다며 식수와 전기와 의약품을 차단하고
최루액과 전기총을 쏘는 공권력의 폭력
경쟁에서 밀려난 약자들을 보듬지 않고
힘있는 자의 논리와 이익만을 강요하는 국가의 폭력
이런 거대한 폭력 앞에서
함께 모여 요구하고 저항하는 인간의 당연한 권리를
'폭력'이라고 매도하는 언론의, 말의 폭력
쌍용차현장에서 벌어진 이 폭력을 보고 우리가 그냥 지나간다면
침묵으로 용인하고, 기억에서 잊어버린다면
저 거대한 폭력이 또 다른 약자들에게,
우리들의 삶에 더욱 거침없이 가해질 것 같아 두려워집니다.
현재 공장 안에서 농성중이던 노조분들은 도장2공장에만 남아있습니다.
경찰의 극렬한 진압으로 나머지 공장은 모두 장악된 상태입니다.
마치 80년 광주의 마지막 밤, 전남도청 같이 되어버린
쌍차마을의 마지막 남은 농성장.
이 곳에 걸려있는 우리들의 민주주의와 인간성이 떨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평택 현장에서 구름달님이 전해온 소식이었습니다.
현장 소식 더 들어오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추가소식(오후 7시)----------------------
공장근처로 사람들이 접근했지만
가는 길목을 사측 용역과 전경들이 막아서서 공장근처 8차선 도로 주변에서
300여명이 모여있었다고 합니다.
6시 40분 정도부터 경찰이 모여있는 사람들을 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8차선 도로를 방패를 들고 가로질러 막고 사람들을 밀어내고 있고
뒤에는 살수차 두대가 대기중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비켜라", "폭력경찰 물러가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 몇 명이 공장입구로 다가가서
대책논의를 위해 공장으로 들어가겠다고 시도하고 있지만
사측에서 막는 바람에 못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추가소식(오후 7시 10분)----------------------
모여있던 사람들에게 경찰의 경고방송이 시작되고
앞쪽에 있던 전경들은 방패를 모로 세워들었고
뒤쪽으로는 경찰특공대가 진을 치고 있다고 합니다.
일촉즉발의 위험한 상황입니다.
----------------추가소식(오후 7시 20분)----------------------
앞 뒤로 둘러싸고 있던 경찰특공대가 진압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곳 저곳으로 흩어졌지만, 여러명 연행되었다고 합니다.
시민들이 다시 대열을 갖춰서 모여보고 있지만,
경찰들은 여차하면 다시 들이닥칠 것처럼 위협하고 있습니다.
차 한대 지나가지 않는 8차선 도로에서
나가지 않으면 연행하겠다는 경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현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여차하면 체포될 마당이고, 대열이 무너져서 빠져나오면
사측 용역들이 곳곳에서 위협한다고 합니다.
구름달님은 일단 안전을 위해서 현장을 나온 상황입니다.
공장 안에서 농성하시는 노동자들
주위에서 떠나지 못하는 가족들과 시민들
그리고 취재하고 있는 생중계팀 모두 무사하시기만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