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커서 그런가?
어릴 때부터 돌팔매 소질을 타고났네.
문명화된 도회지 변두리 골목
돌 던져 잡을
새도 없고 토끼도 없으니
타고난 재주 사고 밖에 더 칠까.
한 동네 어느 학교 선생님댁
예쁜 동갑내기 딸 하나 있었지.
9살 어린 나이에도
그 아이만 보면 얼굴 붉혔네.
곁에만 서 있어도 가슴 두근거렸네.
어느 날 무슨 장난 끝엔가
그 아인 골목에 숨고
난 그 아이를 향해 작은 돌을 던졌지.
담장 옆으로 빼꼼 나왔다가 얼른 숨는 머리
타고난 재주라도 어찌 맞힐까.
열 번을 던져도 열 번이 빗나갔네
자꾸만 못 맞히니 체면이 말이 아냐
사람이 다치는 걸 잊을 만큼 뿔이 나
하나~ 둘!
머리가 나오는 간격을 헤아리다가
에잇 맞아라~ 쓔웅~
딱!
아이코, 이런~ 정말 맞았네.
담장 너머 그 아이 울음소리 들렸고
나는 그만 죽어버리고 싶었지.
어머니께 혼나고, 큰형에게 혼나고
선생님댁 찾아가 어머니 사과할 적
내가 숙인 고개는 땅에 닿았네.
이사를 떠나온 후 두 번 다시 못 봤는데
내 얼굴 붉게 만들고
내 가슴 두근거리게 만들던
돌에 맞아 울던 그 아이,
그 아이도 벌써
귀밑에 흰머리 염색하며 살겠지?
첫댓글 좀 전 삶방에 출석 우울 한 맘으로 댓글 달고 넘어와 보니 마음자리님의 글이.
다 읽고 나도 모르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귀밑머리 염색할 그 소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까요?
한 순간순간이 추억이고
추억을 아름답게 회상하는건
곱게 나이들어 간다는 것이겠죠.
~~만약 나였다면 함께 돌팔매질 했으려나? ㅎ
그 고운 추억 안고 오늘도 안전운전!!!
커쇼님 댓글 읽고 잠시 삶방 나들이 하고 왔습니다. ㅎ
아이들을 학대하는 어른들, 요즘에도 드물긴 해도 뉴스 보면 가끔 나오더군요.
제 어릴적 기억에도 매 맞는 아이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1960년대, 모두 살기 팍팍했던 시절이기 때문이었겠지요.
아빠는 밖에 나가 열심히 일하고
엄마는 아이들 키우며 집 잘 지키고...
아이들에겐 그런 환경이 천국 아닐까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하며 삽니다. ㅎ
ㅎㅎㅎㅎ
모범생 마음자리 님에게도
저런 개구쟁이 때가 있었네요.
관심있는 아이에게 더 장난을
치게 되는 게 남자의 심리인가요.ㅎ
재미있는 글로 웃으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글 고맙습니다.
ㅎㅎ 형들과 누나들은 범생이 맞는데
저는 호기심이 많아 이리저리 사고 치고 다니는 말썽쟁이 막내였습니다. ㅎ
새 한주 즐겁게 보내세요~
그래도 돌팔매 할 용기가 있었으니 이런 추억으로 남았겠지요.
저는 돌팔매는 고사하고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으니
그 흔한 고무줄 끊기도 한 번 못해보고 유년시절을 보냈나봅니다.
잘한 일인지 못난 일인지 모르지만요...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립지요.
좀 더 재밌는 놀이도 많았을 텐데
하필이면 돌던지기 놀이를 해서. ㅎㅎ
저도 고무줄은 못 끊어 봤습니다.
ㅎ 개구쟁이였군요.
너머집의 가시나한테 돌팔매질 했다면 무지 욕 쳐백이로 들었을낀데요 ㅎ
그렇지요. 때린 것도 아니고 작은 돌이지만 던져서 머리에 상처를 냈으니... ㅎㅎ 말썽꾸러기였습니다.
개구쟁이 짓은 관심 끌기 작전이고,
마음자리님은 호기심과 창의력이 많아 보입니다.
그런 저런 일로 사고도 치고
부모 형제들의 관심과 사랑도 받고...
아메리카 대륙을 달리는 힘이
준비된 자의 힘인가 싶습니다.ㅎ
골목 찾아다니고
뒷동산에 비밀 아지트 만들고
호기심 따라 온 데 쏘다니고 다녔던
그런 어릴적 일들이 정말 먼 길
달리는 예비연습이었던가 싶어요. ㅎ
누구나 그런 추억 하나쯤은 있을 테지만,
이렇듯 예쁘게 엮어내니 황순원의 소나기를
줄여 읽는 기분입니다 ^^
게시판이 풍성하고 다양해서 참 좋습니다
'소나기' 같은 사랑은 일년 뒤
열살에 했었지요.
아사코 이야기와 소나기 같은 사랑을
예전에 짝사랑이란 제목으로 올린 적도 있습니다. ㅎ
제가 조숙했었나 봅니다. ㅎㅎ
그런 추억조차 부러운 마음입니다.^^
돌이켜 기억해 볼 수 있는 추억들이 있다는 것은
지나온 삶이 풍성하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추억은 하나의 꼬리를 물고 들어가면 줄줄이 따라 나옵니다.
저도 예전에는 추억이 별로 없는 줄 알며 살았습니다.
물론 그 줄줄이 추억을 캐낸 덕에 지금은 추억부자가 되었습니다. ㅎ
'나'는 옆집에 사는 '엘리스'의 관심을
얻어려고 어릴적부터 24년 동안
조용히 기회를 기다렸는데...**
다소 엉뚱하게도
돌팔매질로 옆집 여자애의
관심을 받으려 하셨네요.
그런 엉뚱한 심리를 저도 어릴적에
잠깐 경험했습니다.
아련한 추억이죠.
** 노래 'Living next door to Alice'를
여기에 올릴 줄 몰라서 죄송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좋아하던 그 아이와 같이 할 놀이가 돌던지기 밖에 없었을까 안타깝습니다. ㅎ
노래는 제가 찾아서 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나. 그 이쁜 소녀.
마음자리님의 돌팔매 맞고 울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웃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 아이가 아프게 서럽게 울었던 기억으로 남은 걸 보면, 아마도 속으로도 웃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후로는 제가 미안해서 그 아이 노는 곳에 얼씬도 안 했습니다. ㅎ
숨는 소녀나
기어이 맞히는 소년이나
속으로는 통이었네요.
어린 밀당이 풋풋합니다.
ㅎㅎㅎ
밀당이 정말 딱 맞는 바람에
다 깨져버렸습니다. ㅎㅎ
갑자기 이사 가던 날이란 노래가 생각났어요.
우~째 돌팔매를 넘나 잘 했던게
문제네요ㅠㅠ
ㅎㅎ 그러게나 말입니다.
구슬치기도 잘해서 별명이 '빠꼼이'였습니다. ㅎ
타임머신 타고 수천년 전으로 갑니다아~
골리앗 너 이마 깨끗이 닦고 마음님 기다리세요~
맞아요.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그만, 그 아이 머리만 깨버렸네요. ㅎ